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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마지막까지 삶을 산다는 것
글쓴이
권신영 저
평균
별점9.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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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가 일상에 가하던 위협과 제약은 점차 줄어들어 가지만, 그 시기의 상처까지 사라졌을까? 그 시기의 피해까지 복구되었을까. 지역 감염이 가장 극심했던 시기에 남동생의 결혼식이 끼어 있었고, 하나뿐인 남동생의 결혼식에 하나뿐인 누나인 내가 참석하지 못하거나, 부모님 둘 중 한 분이 참석하지 못하거나, 그도 아니면 신랑신부 중 한 명이 참석하지 못한다면...? 하는 생각에 정말 아찔했었다. 그러나 혹시 참석하지 못했더라도... 축하는 해줄 수 있었을 것이다. 계속 볼 수 있어왔고 말이다. 그러나 다음이라는 기약이 없는 참석도 있다.



임종의 순간을 지키고, 장례식에 참여하는 것은 애도의 과정에 무척 중요하다. 사별 자체가 힘든 일인데 임종을 보지 못한다면 죄책감으로 이어지고, 장례식 등의 의식을 거치지 못한다면 사별의 수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 책은 코로나 시대에 호스피스 병동의 간호사들과 인터뷰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책의 표지를 보고 있자니 코로나로 인해 지난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사랑하는 가족의 간병이나, 가족과의 사별에 어려움을 겪었을 많은 분들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호스피스 병동 자체가 많이 문을 닫고, 남아있는 병동마저도 치료를 위한 시설로 변경된 경우가 많았다 한다. 그러면서 호스피스 병동에서 십수년 일해온 간호사들은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기도 하고 늘어난 제약에 환자 가족들과 불필요한 오해나 갈등이 생기기도 하고, 지침을 숙지하고 알려야 하기 때문에 더 알아보고 연락해야 할 일들이 늘었고, 그러한 제약 사항이나 임종 소식 등을 알리는 과정에서 가족들의 감정을 접하며 타격을 받기도 해 왔다. 고되더라도 이러한 일들을 책임감으로 해내셨지만, 환자들이 운명할 때 가족들과의 만남이 제대로 성사되지 못하거나, 남은 가족들이 괜찮은지 확인할 수 없어 너무 궁금하고 걱정이 된다는 인터뷰 내용을 읽으며 무척 가슴이 아팠고 그 사명감과 애정에 감탄했다.



  집에 가고 싶은 환자들을 당장 집에 보내드릴 수가 없으니 '집에 가고 싶다'는 말에 단순히 '영상통화하세요' 하고 끝내는 게 아니라 '집에 뭐 보러 가고 싶으세요?','집에 뭐 있어요?'하고 묻는 과정에서 환자들이 가고 싶은 이유를 듣고, 보호자에게 전달해서 궁금했던 것들을 알게 하며 욕구를 조금이라도 해소해드리려는 노력을 했다는 부분, 인수인계를 할 때에도 가족들끼리 동시에 간호할 수가 없으니 간호기록을 더 상세하게 적어야 하게 되었는데 이는 오히려 장점으로 확인되어 코로나가 끝나더라도 그렇게 할 예정이라는 것 등의 이야기가 참 인상깊었다.



 그리고 생의 마지막 순간에 함께 하는 일이라 죽음과 돌봄에 대한 성찰을 이야기나누는 분도 의미있었다. 20년째 일을 하고 있는 간호사도 늘 죽음은 어렵다는 것이다. '갓난아기를 살리려고 돌보지 않듯이 임종의 순간에도 그저 아기 돌보듯 케어하는 것, 살고 죽고를 떠나서 편안하게 보살피는 것'이라는 말을 기억하고 생각해보게 될 듯하다. 가슴이 아프기도 감동스럽기도 한, 소중한 기록이 담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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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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