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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팡팡
- 작성일
- 2022.7.1
둠즈데이북 2
- 글쓴이
- 코니 윌리스 저
아작
코로나 시대가 아니였다면 이 책의 존재도 몰랐을 나였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정말 긴 여운이 남았다. 물론 1992년 작이라서 그런지 뭔가 의학적, 과학적, 기술적인
묘사나 표현이 좀 뒤떨어진 감이 없지 않지만( 개인 각자의 휴대폰이 있으며 영상통화도
가능하고 이메일이나 사진, 서류, 각종 법적 효럭을 지닌 신분증, 증명서 확인도 폰으로
가능한 시대가 2054년 전에 가능하다는 것을 코니 윌리스는 그 당시 몰랐을 것이다)
그게 뭐 대수랴 싶을 정도로 둠즈데이북2는 재미있고 감동적이였다.
1편에 이여서 계속되는 이야기는 중세시대를 헤매는 키브린과 2054년도에서 신종바이러스
질환때문에 아비규환이 된 도시에서 던워디가 고민하는 모습을 좀더 심화된 갈등으로
보여 주고 있다. 키브린은 자신이 도착한 시대가 1320년대인줄 알았으나 여러 가지 사건들을
통해서 페스트가 창궐하여 잉글랜드를 초토화 시켰던 1348년이란 사실을 알게된다. 그와
더불어 페스트 환자들이 주변에 썰물처럼 밀려오는데, 키브린과 함께 생활했던 일가족과
로슈신부님도 페스트로 하나둘씩 죽게 된다. 그 과정에서 겪는 인간적인 고뇌와
하나님의 존재 자체를 의심하는 종교적인 사색, 이 것은 2054년도의 던워디도 믹소바이러스
전염병을 겪으면서 느끼게 되는 감정들이다. 중간중간에 외치는 성경의 구절들은 각각의
소설의 장면과 잘 맞아떨어지면서 신의 존재와 종교의 역할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페스트가 사람들의 목숨을 순식간에 앗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키브린은 생각한다.
하나님은 없어. 정말 계시다면 이렇게 사람들을 죽게 놓아두시지는 않으실꺼야라고 한다.
하지만 키브린은 결코 포기 하지 않는다. 비록 그 시대에 아직 항생제도 없고 소독이나 수혈
같은 치료 개념없는 시대지만 그 시대안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최선을 다해서
환자들을 돕는다. 그리고 생각한다. 이 시대로 오길 잘했어.
한편 믹소바이러스 신종전염병(사실 이것도 엄밀히 신종은 아니다. 고고학자 몬토야가
발굴하던 곳에서 과거의 바이러스가 전염되어 몇백년후에 다시 부활한 바이러스이다. 마치
미이라처럼 말이다) 에 걸려 죽다 살아난 던워디는 키브린이 엉뚱한 시대로 잘 못 간것을
알고 그녀를 구하러(?) 가기 위해 노력한다. "조금만 기다리렴, 키브린. 곧 내가 갈꺼야"
이말을 하는 던워디를 보니 정말 눈물이 났다. 외국 소설인데 약간 우리나라 정서가 난다고
해야할까? 작가는 미국인이고 배경은 유럽인데 던워디가 키브린을 생각하는 마음을 보니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하구나 싶었다.
아무튼 이 소설은 결과적으로 보면 해피엔딩이긴하다. 물론 페스트 창궐시기에
유럽의 한마을이 다 죽었다는 사실은 역사적으로 바꿀 수 없기에 그 부분은 새드 앤딩이긴
하지만 픽션부분은 해피엔딩이다. 키브린을 내팽개쳐버린(?) 길크리스트 교수, 끝까지
키브린을 데러와야한다고 힘을 주었던 12살 콜린, 그리고 안타깝게도 바이러스와 싸우다가
죽게된 의사 아렌스도 이 소설을 빛나게 했던 등장인물들이다.
정말 인류의 역사는 반복되는 것일까? 그리고 언제나 그 반복되는 곳에는
또 하나의 키브린, 또 하나의 던워디가 항상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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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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