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니 리뷰

소라향기
- 작성일
- 2022.7.7
우리는 약속도 없이 사랑을 하고
- 글쓴이
- 정현우 저
웅진지식하우스
기약 없이 찾아온 사랑과 슬픔을 견디는 마음에 대하여..
정현우 에세이 『 우리는 약속도 없이 사랑을 하고 』
잠긴 문을 두드리는 날엔 나의 문장이 쓰였다.
슬픔은 지금을 쓰고 사랑은 과거를 쓴다.
○ 1부 → 유년의 서(書) :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것들에 기대어..
《 엄마 》
세상에서 가장 짧게 부를 수 있는 슬픔..(p34)
《 예의 》
오늘은 내게 모두 틀렸다고 말하는 것 같아.
.... 안도와 적당한 슬픔이 어떻게 너에 대한 예의일 수가 있겠어.
.... 아무리 걸어도 그곳으로 건너갈 수 없는 오늘은..(p59)
《 늦은 답장 》
"눈 온다, 겨울이 오기 전에 가야지,
아프다고 해서 미안해."
할머니의 유서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할머니의 마지막 김치를 꺼내 놓는다. 창밖에 내리는 눈을 본다.(p67)
○ 2부 → 사랑의 젠가 : 나의 사랑은 나보다 오래 살았으면 한다..
《 그냥 》
빛은 빛에게 약속한 적이 없지, 빛은 빛이듯이
우리는 약속도 없이 사랑을 하고,
나를 지 않사랑이라 부르는 그대를 사랑할 수 있겠다. (p77)
《 동주의 눈 》
동주에게 말하고 싶다.
... 지겨울 때까지 살아보라고, 너의 잘못도 들키지 말고 슬픔도 들키지 말라고..(p109)
《 그럼에도 우리를 찾아와 울게 하는 것들 》
할머니의 시간은 질기게 이어져 엄마의 시간을 살아가게 한다..(p133)
○ 3부 → 성실한 슬픔 : 살아 있다는 건 결국 울어야 아는 일..
《 버려진 마음 》
버려진 것들이 나를 존재하게 했다. 그런 게 살아가는 것이라고 이해했다.
내가 사랑한 모든 것들이 누군가에게 버려지지 않았으면 한다.(p147)
○ 4부 → 남은 꿈 : 우리는 다시 쓰일 수 없는 기적
엄마의 일기.. 친구 수의 죽음.. 묘묘의 죽음..
이 책을 읽고나니 그의 시가 더 마음을 아프게 했다..
시집 『나는 천사에게 말을 배웠지 』 에서 시.. <소금달> 이 다시한번 마음을 먹먹하게 한다..
[ 소금달 ]
- 정현우
잠든 엄마의 입안은 폭설을 삼킨 밤하늘,
사람이 그 작은 단지에 담길 수 있다니
엄마는 길게 한번 울었고,
나는 할머니의 마지막 김치를 꺼내지 못했다.
눈물을 소금으로 만들 수 있다면
가장 슬플 때의 맛을 알 수 있을텐데.
둥둥 뜬 반달 모양의 뭇국만
으깨 먹었다.
오늘은 간을 조절할 수 없는 일요일
다시 『나는 천사에게 말을 배웠지 』 를 읽어야 겠다..
처음과는 조금 더 다른 마음으로.. 아주 조금은 더 시인의 마음을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다..
... 소/라/향/기 ...
천사시인인.. 정현우시인님.. 선물도.. 선물같은 글도..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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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