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 카테고리

천천히걷기
- 작성일
- 2022.7.20
여자들을 위한 우정의 사회학
- 글쓴이
- 케일린 셰이퍼 저
반니
"여자들을 위한 우정의 사회학" 이 제목부터 사실은 흥미로웠는데, 책을 읽다보니, 개인적으로는 서론에 나와 있던 원제목인 "집에 도착하면 문자해"가 더 어울리는 책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여성들의 사회, 계급에 대한 무수히 많은 말들이 있다. 여자들은 왜 돕지 못하고, 이기적이고, 서로를 낮추는 가, 여자의 적은 여자다 등등의 말들을 우리는 듣고 자랐다. 그리고 그러한 선입견을 가지다 보니, 관계에 있어서 벽을 세우고 접근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책은 그러한 선입견들을 만든 것 자체가 남성들 위주의 사회이며, 실제 자신의 경험한 여성들의 사회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저자 본인의 경험 뿐 아니라 다양한 여성들의 경험을 보여주면서 말이다.
이러한 편견이 "남자들이 여자들끼리 의존할 게 아니라 자기들한테 의지하라고 가르쳤기 때문"이라고 쓴 부분은 굉장히 공감가는 이야기였다. 나의 부모 세대만 보더라도 외부에서 친구를 만들고, 시간을 쓰기 보다는 가정에 충실한 엄마로서의 모습이 더 강요되었고, 그렇게 살아오셨으니.
그리고, 우리사회가 로맨스에 대해서는 굉장히 가치를 두고, 중요시하면서, 우정은 연애에 빠지면 등한시 하게 되는 것으로 치부된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니 여자들의 우정이 별것이 아니란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고, 많은 사람들이 혼자 살아가는 사회에서 우정이란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과거와 달리, 다른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이 선택한 가족 구성원이 되는 것이다. 혈연과 결혼이라는 제도로서의 가족이 아니라, 내가 아플때, 내가 힘이 들때 내 옆에 함께 있어주고, 위로해주는 친구, 그들이 다른 가족이라는 것이다. 아마, 우리사회 현실에서는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보이는데, 우리나라가 인정하고 있는 가족의 범위가 지나치게 좁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실혼 역시도 이성만 인정하고 있는 상황이고, 그마저도 동거인으로서 권한이 제한되는 상황이라, 다른 가족은 무척 심정적으로 동의는 가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울 것 같은 느낌이랄까.
이성애자 중심의 가족 모델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는 건 말이 안된다는 말은 정말이지 공감. 더이상 과거의 가족 모델로는 우리사회가 가진 다양성을 포용할 수 없다.
여성의 적이 여자라는 선입견, 그리고 남자들이 허용하는 여자가 무엇인지 쓰고 있다. 물론 여성들이 사회적으로 올라갈 수 있는 지위가 한정되어 있는 것은 맞지만, 그 한정된 위치에 오르기 위해 서로를 미워하는 것은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 때 운동선수들의 사례를 보여주면서, 오히려 1등이 한정되어 있는 운동선수들도 라이벌을 좋은 친구로, 그가 있어 자신이 있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우정이 더 우위에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작가는 "자신의 불안감을 털어놓을 친구들이 있고, 귀를 기울여주고, 괜찮을거라며 안심시키는 친구들이 있는 한 나는 안전하다"며, 우정이 주는 관계망에서 가지는 안정감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생에서 스쳐가는 많은 우정들이 있다. 지속되는 경우도 있고, 스쳐가는 경우도 있고, 시간이 지나면서 흐려지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 순간 순간 우정이 주는 안정감이 있고, 위로와 힘이 있었던 것을 기억한다. 선입견에 갇혀 여성 전체를 싸잡아 판단하지 않도록, 내가 경험한 우정이 주는 위로가 더 컸던 사실을 기억하면서 조금은 호의적으로 사람들을 대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 좋아요
- 6
- 댓글
- 0
- 작성일
- 2023.04.26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