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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보다 나은 사람
글쓴이
최갑수 저
얼론북
평균
별점9 (14)
생글

잃어버리고 깨닫은 삶에 대한 이야기.



여행작가 최갑수의 일과 삶에 관한 현실적인 이야기.

<어제보다 나은 삶>

 



 



최갑수 작가는 여행작가이면서 에세이 작가로서 여행지에서 건져 올린 풍경과 사람들의 사진을 그만이 쓸 수 있는 그만의 향기로 완성시킨, 이제는 이름만으로도 브랜드가 된 나름 성공한 작가다.



하지만 오리가 우아하게 물 위를 헤엄치며 미끄러져가는 것처럼 보여도, 물 속에서는 열심히 두 다리를 휘젓는 것처럼, 프리워커로서의 삶이 결코 낭만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이 책으로 증명하고 있다.



이 책은 그간 우리가 알고 있던 꿈과 희망과 위로의 여행에세이스트가 아니라. 어찌보면 지금까지의 꿈을 깨어 내고, 지금까지의 희망을 사치라 말하는, 동심파괴 아니 프리워커 파괴 작품이다.



겉으로는 좋아보여도, 그게 아니여, 속은 골병드는 거여. 여기 프리워커 세계도 각박해. 일 그 이상은 아냐. 노마드 워커? 꿈 깨시라 해. 하고 말하는 책이다.



그 첫 시작은 바로, 작가가 여행작가가 된 그 우연성에 있다. 그는 결코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는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여행작가다. 그가 여행작가로서 살아가는 삶은, 우리가 직장에서 직장인으로서 살아가는 삶과 결코 다르지 않다.



"여행 작가는 가고 싶지 않은 곳으로, 원하지 않는 여행을 떠나야 하는 사람입니다. 세상 어디에서도 원치 않는 일을 하고, 원하는 일만 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25쪽)



직장인이 자기가 그 일을 좋아서 하는 게 아닌 것처럼, 여행 작가도 그 곳을 가고 싶어서 가는 것이 아니다.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클라이언트가 요구하는 곳으로 가고, 클라이언트가 요구하는 사진을 찍고 글을 쓴다는 말이다.



그는 말한다. 직장이란 곳은 기본적으로 힘든 곳이라고, 그렇기에 이제 여행지가 직장이 된 그에게 여행은 결코 즐겁고 행복한 곳이 아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여행도 하고 돈도 벌고, 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가 "자존감 수업"의 윤홍균의 말을 빌려온 <월급>에 대한 개념은 내게 큰 위로가 됐다.



"월급은 '이만큼 줄 테니 부디 참아주세요. 당신의 시간을 이만큼 내가 썼으니 이걸로 대신하세요'라는 뜻의 위로금이다." (25쪽)



그는 직장에서 자아를 찾지 말라고 엄중하게 경고한다. 직장은 하기 싫은 일을 하고 그 대가로 월급을 받는 곳이기 때문이다.



 



나는 사실 작가가 되고 싶었고, 전업작가가 꿈이라고 말하고 다니기도 했다. 최갑수 작가처럼 프리워커로 살아가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여전히 직장에 몸이 매여 있다. 한동안 프리워커처럼 대학 강의도 하고, 논술 수업도 하고, 책도 많이 읽고 하며 지내보기도 했지만, 가족에게 고통만 안겨 주었다. 카드 돌려막기로 끝내 파산 직전에 이르기도 했다.



그래서 옆지기는 말한다. 돈이 100만원이라도 월급쟁이가 낫다. 옆지기도 공부방을 한 경험이 있는 터라, 학생 한 사람이 떨어져 나가고 하는 일에 너무 신경을 쓰다보니 그저 한 달 일하고 월급을 받는 게 가장 좋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최갑수 작가도 인지하는 것처럼, 직장이란 곳이 돈을 쉽게 줄 리는 없고, 한 달 일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직장인들은 늘 가슴에 사표를 넣고 다닌다.



최갑수 작가는 작가란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글을 써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나는 아직 작가라 불릴 수 없다. 시집도 내고, 동화책도 내고, 소설도 냈지만 아직 글을 써서 생계를 잇지 못하기 때문이다. 직장인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생에는 단 두 가지 규칙이 존재한다. 첫째, 포기하지 말 것. 둘째, 첫 번쨰 규칙을 잊지 말 것." (67쪽)



재즈 피아니스트 듀크 엘링턴의 말을 옮긴 작가는, 사람들은 실패하고 나서 포기할 이유를 찾고, 그렇게 하는 것은 포기하는 것이 편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나도 처음에는 진짜 작가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책을 낼 때마다 수술을 했다. 목이 망가지고 어깨가 망가졌다. 퇴근을 하고 나서 꼭 글을 쓰겠다고 다짐을 했다. 그래야 작가라는 정체성을 잊지 않을 것 같아서였다. 하지만 이내 어깨가 아파왔다. 회사에서도 하루종일 어깨를 혹사시키고 왔는데 다시 책상에 앉아 글을 쓰려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사실은 반 포기하고 있었다. 작가는 내게 안 맞나 보다. 이제 포기해야겠다.



그러다 이 글을 읽었다. 인생의 규칙, 포기하지 마라.



 



그래, 지금은 잠시 쉬는 것으로 하자, 포기는 하지 말자. 마음에 품고 있으면 언젠가 다시 기회가 오리라.



작가는 자신의 작가 노하우를 하나도 빼놓지 않고 다 알려주기로 작정을 했나 보다. 그가 어떤 앱을 사용하여 글을 쓰는지, 어떻게 글을 보관하고 수정하고 편집하는지, 다 알려준다. 아마도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리라. 나도 그가 알려준 몇 개의 팁은 사용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작가는 이 책에서, 겉으로 좋아보이는 여행작가라는 타이틀이, 결코 낭만적이지 않으며, 치열한 삶의 생존경쟁 한 가운데에 있는 직장인의 삶과 다름 없다고 말한다.



이제 세상은 변했다.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 브런치라는 공간도 있고, 독립출판물의 공간도 있다. 그 모든 것에서 중요한 것은 콘텐츠고,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사람이다.



그래서 작가는 여전히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한다. LP도 사라지고, CD도 사라질 수 있지만, 음악을 만드는 사람은 어느 골방에서 계속 곡을 쓰고, 노래를 부르고 할 것이다. 그것을 담아내고 나누는 방식만 바뀔 뿐이다.



그래서 그의 책은 독자에게 다시 희망을 준다. 엄중한 현실을 직시하는 글로 낭만을 파괴하는 듯 보였지만, 비전을 빼라는 경영자의 말을 옮겼지만, 결국은 사람이라는 것. 사람이 경쟁력이고 콘텐츠라는 말은 새겨 들어야 한다.



작가는 마지막 글에서, 프라하 공항에서 부다페스트 행 야간열차를 타고 가다 여행작가 세 명이 모두 수천만원 대 카메라 장비를 도둑맞은 사건을 이야기 한다. 작가도 1500만원 가량 되는 장비를 잃어버렸다.



그는 15일 동안의 여행을 똑딱이 카메라 하나로 다녔고, 그것으로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다니면서 보지 못했던 공간과 시간, 사람과 풍경을 만난 것이다.



"카메라를 잃어버린 그 출장 뒤, 일과 인생을 바라보는 시선이 약간 바뀌었습니다." (263쪽)



 



그는 본질을 탐구하는 새로운, 보다 간단한, 시선을 얻었다. 잃어버리고 나서 얻은 깨달음의 시선이었다. 무거운 장비를 버리고 가벼운 똑딱이로 다시 본질을 향해 나아간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고 난 독서후기의 제목으로, 잃어버리고 나서 깨닫은 삶에 대한 이야기,라고 적었다.



(선한리뷰)



나를 잃지 말자.

외연의 무거운 것을 버리고

나만 남기자.



포기하지 말고

계속 마음에 품자.



언젠가는 다시

작가가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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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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