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ook

나난
- 작성일
- 2022.8.3
어느 도망자의 고백
- 글쓴이
- 야쿠마루 가쿠 저
소미미디어
오늘 이 글을 쓰기 전 뉴스 하나를 보았다. 2년 전 뺑소니 사고를 내고도 구속되지 않았던 촉법소년들이 이제는 폭력사건으로 구속되었다는 것이다. 그때 당시 죽은 사람은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생이라고 했다. 안타까운 목숨이 날아갔는데도 저 가해자들은 반성의 기미라고는 전혀 없이 오히려 폭력을 양산하면서 자신들의 삶을 허비하며 단지 쾌락과 즐거움만 쫓아서 사는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 당시에도 경찰서에서 사진을 찍는 등 반성의 기미라고는 전혀 없었다. 이래서 촉법소년에 대한 기준을 낮춰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마가키 쇼타는 저들에 비하면 훨씬 더 인간적이다. 적어도 반성의 기미는 보이니 말이다. 망령으로 인해서 괴로워하고 시달릴만큼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해서 인식하고 후회하고 피해자 입장에서 보자면 충분하지는 않겠지만 그에 해당하는 대가도 치루었으니 말이다. 단 한순간의 실수. 그 실수의 대가는 컸다.
여자친구의 문자에 술을 마셨음에도 차를 끌고 나갔던 쇼타였다. 고양이 때문에 운전에 집중하지 못했다. 어떻게 보면 좋지 않은 요소가 다 한데 몰린 꼴이다. 비가 왔고 어두웠고 술을 마셨고 고양이 때문이 신경이 분산되어 있었고 고로 신호등도 잘 살피지 못했을 것이고 그래서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운이 없었다면 없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애초에 음주운전을 시작한 것은 그였으니 모든 책임도 자신이 질 수 밖에 없는 사실이다.
이십 대에게 있어서 5년은 긴 시간이다. 그 시간을 지내고 나오자 같이 아르바이트를 하던 친구들은 모두 은행원이나 대기업이나 광고회사에 근무하고 있었고 결혼을 한 친구도 있었다. 전과자라는 딱지가 붙은 그가 제대로 된 기업체에 들어가기는 당연히 어려울 것이고 사회생활도 하기 어려워졌다. [강남에 집을 샀어]의 주인공인 건동처럼 그 또한 방황을 하고 친구들과 비교를 한다. 자칫 자신이 떠나온 그쪽 라인을 탈 뻔도 했지만 자라오기를 그렇게 자란 사람이 아니고 사고도 정말 한번의 실수이다보니 정도를 걸으려고 노력한다.
아버지를 만나고 싶다. 모르는 것이나 고민거리가 있으면 아버지는 늘 명쾌한 해답을 제시해주었다. 그런 아버지를 신뢰하고 존경했다. 이제껏 살아오면서 가장 아버지의 해답이 필요한 순간이다. 나는 이제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묻고 싶었다.
90p
작가는 지방에서 혼자 사시던 아버지가 갑자기 아프셨고 그로 인해 다른 일을 중단하면서 아버지를 간호했고 그로 인해 이 작품이 쓰여졌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피해자의 남편인 노리와 후미히사와 쇼타의 아버지를 계속 비교하게 된다. 그 당시 아버지라는 존재가 다 그러했겠지만 말이다. 쇼타의 아버지는 그가 필요로 할 때 그의 곁에 있어주지 않았다. 이제 쇼타는 그런 아버지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다. 몸과 마음이 모두 홀가분해졌을테니 말이다. 이제 더이상은 도망자의 삶을 살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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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