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날개를 달자
  1. 2019년 부터 쭉 읽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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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사라진 숲의 아이들
글쓴이
손보미 저
안온북스
평균
별점9 (18)
꿈에 날개를 달자

힘들었던 일은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힘든 일이었다. 견딜만한 일은 시간이 지나도 견딜 만한 일이었다. 한 번 지옥은 영원한 지옥이지. (45)



어떤 사람은 숨겨야 마땅한 일들을 거침없이 세상에 드러내기도 하거든. 그렇게 하는 것만으로 면죄부를 받을 수 있는 것처럼. (145)



기다리는 소식이 없는 삶이란.. (264)



이 나라는 젊은이들을 사지로 몰아 넣고 그 대가로 경제 성장을 얻었던 겁니다. 그들 중 많은이가 고통을 겪으며 살았다는 것, 그리고 여전히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는 것도 압니다. (283)



모른다는 것이 가장 큰 잘못이 된다. (284)



어떤 우연들이 겹쳐서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냈고 우리는 그냥 보고 싶은 걸 보고 있는 건지도 모르죠. 멋대로 의미를 부여하면서 말이에요. (377)



 



시간이 지나면 지금 우리가 살아온 시간이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된다. 지나고 보면 우리는 역사의 다양한 소용돌이를 그냥 살아내고 있다. 지나고 나면 어린 후손들이 그 시대를 어떻게 살았을까 몰라.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죽지 않는 이상, 그렇게 인생은 살아지는 것 같다. 이 순간 어떤 사건이 발생하는 것, 그 사건이 충동적일 수 있고, 어떤 것은 계획된 것일 수도 있다. 누군가를 해하기 위해 계획하는 삶. 이런 삶도 고달프고 아프기는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소설은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잔인한 살인사건으로 시작된다. 범인을 가리키는 정황은 명확하고 증거도 있다. 하지만 청소년 피의자는 진술을 거부하고, 자신은 살인하지 않았다고 한다. 채유형 피디는 이 사건에 숨겨진 다른 것이 있을거라 생각하고 취재를 시작한다. 취재를 시작하며 만난 진경언 형사. 그녀는 동료, 그것도 자신과 가장 친했던 동료 경찰의 부정을 파헤쳐 경찰서 내에서 투명인간 취급을 받는다. 진경언 형사는 채유형의 사건을 조사하기로 한다. 사건 기록을 살피고 조사하면서 이들은 뭔가 놓친 듯한 기분에 사로잡히는데..



 



이 소설에는 다양한 생각거리가 있다. 베트남 참전 군인과 KAL 빌딩 방화 사건, 그리고 입양 보내진 아이와 남겨진 아이의 다른 속내. 베트남전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전쟁으로 돈을 벌었던, 그로 인해 지금의 경제 성장이 있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그로 인해 아직도 고통받는 사람이 있다는 걸 다시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KAL 빌딩 방화 사건. 이 사건은 1971915일 한진상사소속 파월기술자 미지불임금 청산투쟁위원회 회원 4백여 명이 체불노임 지불을 요구하며 KAL 빌딩을 점거, 방화한 사건(네이버 지식백과)이다. 격렬한 시위를 벌였지만 체불 임금의 10%밖에 받지 못했던 안타까운 사건이라고 한다. 다만 여기서 안타까운 점이 발생한다. 다행히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그들로 인해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 되었다는 사실. 내 피해 때문에, 상관없는 사람들에게 또 다른 피해 입히게 되는 이런 일들이 안타깝다.



 



그리고 또 하나. 입양 보내진 아이와 남겨진 아이. 그 둘중 누가 더 불행하거나 행복할까? 남겨진 아이는 지옥 같은 집에서 벗어나지 못하니 입양 보내진 아이가 부럽고, 입양 보내진 아이는 자신이 버려졌다고 생각했기에 괴롭다. 지금 현재가 행복하지 않으면 어떤 것도 다 불행하고 힘들다. 내가 가진 게 어떤 행불행이 있는지 모른 채. 그래서 사람은 적당히 만족하며 살아야 하는 것 같다. 내가 가지지 못한 삶을 부러워만 할 게 아니라.



 



이 책은 매력적이다. 전혀 경찰 같지 않은 동그랗고 빵을 좋아하는, 젊지 않은 아줌마 경찰과 뭔가 늘 만족하지 못하고 채워지지 않는 결점을 가진 듯한 여자 피디. 두 사람의 공조가 위태로운 듯하면서 긴장감을 준다.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고, 조용한 것 같지만 조용하지 않은 두 사람의 사건 해결 능력. 인간은 어떤 포인트에서 사람을 죽이겠다고 결심하는지, 인간의 감정은 또 얼마나 다양하고 다채롭고 이해하기 힘든지. 책을 내려놓고 멍하니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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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작성일
2023.04.26

댓글 4

  1. 대표사진

    ne518

    작성일
    2022. 8. 13.

  2. 대표사진

    꿈에 날개를 달자

    작성일
    2022. 8. 15.

    @ne518

  3. 대표사진

    아자아자

    작성일
    2022. 8. 15.

  4. 대표사진

    꿈에 날개를 달자

    작성일
    2022. 8. 17.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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