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문

낭만선녀
- 작성일
- 2022.8.23
보이지 않는 중국
- 글쓴이
- 내털리 헬 외 1명
롤러코스터
보이지 않는 중국/ 스콧 로젤, 내털리 헬/ 박민희/ 롤러코스터/ 2022
1996년 쯤이었던가 중국으로 처음 여행을 갈 수 있게 되었을 때가 기억이 납니다. 공산권 국가이다 보니 첨에는 패키지 여행으로 베이징, 상하이, 시안 같은 곳을 가기도 하고 우리나라와 연관이 깊은 백두산 쪽으로 가는 사람들도 있었죠. 이후에는 쿤밍이나 리장 처럼 자연이 독특하고 소수민족이 사는 이색적인 곳을 찾아가는 이들도 있었고 구채구나 황산처럼 경관이 아름다운 곳을 찾가기도 했습니다. 베이징 올림픽을 유치한 이후 중국은 관광객들에게 번듯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대도시와 관광단지는 몇 년 사이에도 괄목상대할 만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베이징을 두번 방문 하였는데, 불관 몇 년 사이에 이화원 까지 새로 지하철이 뚫리고 도심 교통망도 더 정교해 지고 빌딩도 더 멋지게 올라가더군요. 알아보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만약 1996년 처음 관광을 왔다가 10년이나 20년 뒤에 와 본 사람이라면 상전백해를 느꼈을 거 같습니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를 간신히 벗어난 뒤 2008년 다시 미국발 위기가 다시 찾아왔지만 우리나라는 이러한 중국의 급성장을 타고 같이 잘 상승했습니다. 저의 세대는 졸업 당시 IMF를 겪으면서 취업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사실 이러한 중국의 성장에 일조를 하면서 경제 위기를 잘 극복해 와서 유럽같은 위기가 없었죠. 그런데 코로나 19가 큰 변곡점이 되었습니다. 물론 이제 중국도 세계 최대의 제조업 국가로서 자체 기술력에 대한 자신도 생겼고, 우리나라의 기술력을 예전처럼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긴 했지만 그래도 활발하게 수출입을 해 왔는데 이 코로나 19가 길어지면서 특히 중국이 다른 나라와는 다른 제로 코로나라는 행보를 보이면서 점차 멀어지게 된 것 같습니다. 정치적으로 시진핑의 연장 집권 등이 고려된 조치라고도 하지요. 사실 그간 이상하긴 했습니다. 미국이 중국의 성장을 억제하기 위해 갖은 수를 다 쓰고 있기도 하다지만 자국의 잘 크고 있는 IT 산업을 망가뜨리는 일도 서슴지 않게 하고 교육비가 너무 많이 든다고 하지 사교육 회사를 사실상 폐업 수준으로 몰아가기도 했죠. 도대체 왜 이렇게 까지 하나 생각하다가 이 책을 읽고 보니 나름의 고충이 이해가 되기도 했습니다.
선부론을 내세웠던 등소평. 그러나 시진핑의 공동부유는 다시 마오주의로 돌아간 것 같습니다. 너무 이 격차가 벌어졌으니 다시 좀 좁혀야 겠는데, 어떤 방법을 써야 할지 이런 저런 좌충우돌 중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책은 우리가 중국에 간다고 하면 흔히 가게 되는 베이징 상하이 같은 대도시가 아닌, 중국 농촌을 40년간 연구해온 이들의 일목요연하고 살뜰한 보고서 입니다. 도시에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보인다고 해도 이들 중 상당수가 사실상 농민공이라지요. 이들의 아이는 도시에서 학교를 다닐 수 없기 때문에 시골에 조부모의 손에 맡겨지게 됩니다. 열악한 교육환경과 생활 환경 속에서 영양상태가 나쁘고, 문맹률도 높고, 의료 시설도 미비하고 심지어 안경 조차 끼기 어려운 실정이기도 합니다. 안경이 나쁘다는 이상한 미신이 있기도 하다네요. 이렇게 미래 세대들의 교육 기회회 차이가 더욱 더 확산되게 되면 이 소득 불평등이 더욱 심화되고, 사실상 일부 사람들에게만 부가 집중되면서 겉으로 봐서는 국민 소득이 매해 증가하는 모양새이긴 하지만 절대 다수는 오히려 빈곤 상태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지요. 중국의 각 성 당국도 이 일에 대해서 제대로 인식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이를 알게 되어 시정하려해도 그만한 인력과 시설을 차출하는 것이 여의치 않아 이것이 바로 중국 성장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저자들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특히 남한이나 대만과 중국을 비교하고 있는데요, 1970년대 소득수준이 형편없었던 남한의 경우 비록 독일에 광부로 가는 사람들이라고 해도 최소한 고졸자였다고 하면서 가난하고 힘들었을 때도 기본적인 교육열의가 있고 수준이 높았던 것이 중진국에서 탈피한 가장 큰 밑거름이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기본적으로 지식 수준이 있어야 급변하는 사회에 적응하는 신기술을 터득하여 일상에서나 사회에서나 회사에서나 적응해 낼 수 있다는 거지요. 아, 정말 그렇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역시 공교육을 보다 다채롭고 수준 높게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현재 중국은 이 뿐 아니라 더 복잡한 상황이 얽혀 있기도 합니다만 오랜 시간 중국의 농촌에서 상황을 지켜봐 온 이들의 이 저작은 우리에게 중국에 대해 보다 균형잡힌 시각을 갖게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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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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