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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날개를 달자
- 작성일
- 2022.8.24
특별관리대상자
- 글쓴이
- 주원규 저
한겨레출판
잘 짜여진 시스템이라면 인간의 선악까지도 통제할 수 있을까? 잘 만들어진 시스템. 시스템은 인간의 사상이나 행동도 제어할 수 있을까? 가장 보통의, 딱 중간 혹은 평균의 정신상태. 이 상태가 되기 위해 조금이라도 다른 생각을 하는, 이 사회를, 이 시스템을 흔들만한 사람이라면 그들을 죽여서라도 중간을 맞출 수 있을까?
소설 속 한국 사회는 갈등이 포화 상태다. 혼란이 지속되자 사회의 시스템을 안정시킬 필요가 대두되고 이 요구를 가능하게 만든 컴퍼니가 등장한다. 컴퍼니의 설계자 정인구는 시스템의 불온지수를 측정하는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이 지수가 50%를 넘으면 사회가 불안정하다고 판단한다. 이 인공지능은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는 사람을 ‘특별관리대상자’로 묶고 이들의 처리를 해적에게 맡긴다. 특별관리대상자는 사회의 해충으로 여기고 컴퍼니 일원들은 이들을 죽일지 말지를 OX로 정한다. 어느 날 해적이 되겠다고 들어온 오단. 오단은 왜 해적의 일원이 되려고 하는 것일까? 또한, 해적의 일원은 왜 오단이 들어오면서 분열하게 되는 것일까? 특별관리대상자를 박멸하면 과연 완벽한 질서를 유지하는 사회가 될 수 있을까?
중립을 위해서라면 사람을 죽이는 게 아무렇지 않는 사회가 되는 것. 실로 무서운 일 아닐까? 특별관리대상자를 박멸하기 위해 상부에서 시키는 대로 인간의 목숨을 아무렇지 않게 죽이는 행위가 과연 맞는 것일까? 지금은 아니어도 미래의 어느 한 시점에 이런 세상이 된다면 무서울 것 같다. 인공지능이 박멸해야 할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선별하는 것도. 어쩌면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 위해 만든 시스템이 없어져야 세상은 조금 더 합리적으로 변하는 것 아닐까?
같은 생각을 하게 만들고, 다른 생각을 조금도 품게 만들지 않는 사회. 이런 사회는 결국 죽은 사회 아닐까? 물론 통제하기는 쉬운 사회일 수 있어도. ‘완전히 중립적인 인공지능이 우리를 필터링한다면 과연 나는 특별관리대상자로 분류되지 않을 수 있을까?’ 만약 나도 특별관리대상자로 분류된다면 해적에 의해 박멸되는 것일까? 생각만 해도 오싹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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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