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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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지나쳤던 우리동네 독립운동가 이야기
글쓴이
유정호 저
믹스커피
평균
별점10 (17)
오즐



서울역 앞에 동상이 있다는 걸, 이 책을 보고서야 처음 알았어요.



자주 가는 곳이 아니니까, 라는 핑계를 대보지만 그러기엔 너무 무심했네요. 서울 광화문에 자리한 세종대왕 동상과 이순신장군 동상을 모르는 대한민국 사람은 거의 없을 거예요. 역사적 인물을 기리기 위한 동상들,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주변의 동상들을 찾아봄으로써 우리의 역사를 기억하자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어요.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역사 앞에 부끄러운 잘못들을 바로 잡을 수 있어요.



《무심코 지나쳤던 우리동네 독립운동가 이야기》 는 역사를 가르치는 유정호 선생님의 책이에요.



우리나라 역사 중에서 가장 아프고 치열했던 35년, 한국독립사에서 꼭 기억해야 할 인물들에 관하여 현존하는 동상들을 찾아 그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나라를 되찾기 위해 독립을 외쳤던 독립운동가들뿐 아니라 친일파 4인을 소개하고 있어요. 부통령까지 역임한 친일반민족행위자 김성수의 동상은 고려대학교 안암캠퍼스,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정문, 전라북도 고창군 새마을공원길에 세워져 있어요. 일본인과 조선인은 단일민족이라고 떠들며, 글로 수많은 청년을 전쟁터로 내몰았던 소설가 김동인의 동상은 서울어린이대공원에 있어요. <애국가>를 작곡한 친일파·친나치주의자 안익태의 동상은 서울 올림픽공원과 숭실대학교에 있어요. 나라를 팔아먹은 일제강점기 조선 최대 갑부 민영휘의 동상은 휘문중고등학교에 있어요. 친일파의 동상이 버젓이 위인의 동상처럼 세워진 한국, 그러니 친일파 후손들이 뻔뻔하게 재산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하는 것이겠지요. 친일파의 후손이라는 이유로 비난받아서는 안 되지만 이렇듯 선조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재산을 챙기려는 행태는 명백한 잘못이에요. 역사 청산이 제대로 이뤄졌다면 어땠을까요. 이제는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될 것 같아요. 책에서 보여준 한국독립사의 빛과 그림자, 우리 모두가 제대로 알아야 올바른 역사를 정립할 수 있어요. 저자 덕분에 무심코 지나쳤던 우리 동네의 동상부터 차근차근, 독립운동가들의 정신과 빛나는 얼을 되새기는 값진 공부를 했네요. 지금이야말로 자주독립을 외쳤던 독립운동가들의 마음으로 하나가 되어야 할 때인 것 같아요.



 



서울역 앞에는 강우규 의사 동상이 세워져 있어요.



1919년 9월 2일 오후 5시 사이토 총독이 남대문역(현 서울역)에 대기하던 환영 인파와 인사를 나누고 마차에 오르던 순간, 강우규가 움직였다. 명주 수건에 싸인 폭탄이 강우규의 품을 떠나 사이토 총독에게 날아갔으나, 마차에서 4m 떨어진 지점에서 폭발하고 말았다. 무라다 소장을 비롯해 마차 주변에 있던 서른일곱 명이 죽거나 다쳤지만, 사이토 총독은 타고 있던 마차에 폭탄 파편 몇 개만 박혔을 뿐 무사히 자리를 옮겼다.



강우규는 의거가 실해한 사실에 분개했지만, 재거사를 위해 자리에서 빠져나왔다. 한편 일본 경찰은 폭탄을 던진 사람이 노인일 거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엉뚱한 곳에서 범인을 찾았다. ... 의거를 벌인 지 16일이 지난 9월 17일에 체포되고 말았다.



비록 재거사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체포되었지만, 강우규는 한순간도 일제에 비굴하게 굴복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재판정에 모여든 사람들은 일제 앞에서 당당한 강우규에게 박수를 보냈다. 강우규가 얼마나 당당했는지 일제도 '피고'라는 용어 대신 '강 선생' 또는 '영감님'이라고 부르며 존중할 정도였다.



강우규는 재판정에서 "일본이 불의로써 우리나라를 *병탄했다. 세계의 인도(人道)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내가 조선의 국민으로서 너희들의 노예로 복종할 수 있겠는가?"라며 의거의 목적과 정당성을 밝혔다. 일제는 사형선고를 내렸고, 1920년 11월 29일 강우규는 66세의 나이로 서대문형무소 교수대에서 순국했다. 순국하기 전 강우규는 아들을 통해 청년들에게 말을 전했다.



"내가 죽는다고 조금도 어쩌지 말아라. 내 평생 나라를 위해 한 일이 아무것도 없음이 도리어 부끄럽다. 내가 자나 깨나 잊을 수 없는 건 우리 청년들의 교육이다. 내가 죽어서 청년들의 가슴에 조그마한 충격이라도 줄 수 있다면 그건 내가 소원하는 일이다. 언제든지 눈을 감으면 쾌활하고 용감히 살려는 전국 방방곡곡의 청년들이 눈앞에 선하다."



형 집행 전 강우규는 "단두대 위에도 봄바람이 있도다. 몸은 있으나 나라가 없으니 어찌 감상이 없겠는가."라는 유시를 남겼다. (23-24p)



(*병탄(倂呑) : 남의 재물이나 영토를 한데 아울러서 제 것으로 만드는 것.)



 



1910년 8월 29일은 경술국치, 일제가 대한제국에게 통치권을 강탈하는 한일병합조약을 강제로 체결하고 이를 공포한 날이에요. 일제는 조약에 의한 정당한 행위임을 강조하려고 '한일합방', '한일합병' 등의 용어를 사용하여 강탈 사실을 숨기려 했어요. 일제 군경이 서울을 장악하고 3인 이상 회동을 막고 창덕궁을 포위한 상태에서 만든, 그마저도 날조된 문건을 두고 합방이나 합병이라는 용어를 쓰다니 명백한 거짓이며 속임수예요. 마땅히 '강제병합' 또는 무력에 의한 침탈의 '병탄(倂呑)'이라 써야 해요.



박정희 정권이 1965년 한일기본조약을 맺을 때 "1910년 8월 22일 및 그 이전에 대한제국과 일본제국 간에 체결된 모든 조약 및 협정이 이미 무효임"을 선언했는데, '이미 무효(already null and void)'라는 표현을 한국에서는 "처음부터 무효"라 해석하지만 일본은 현재완료형으로 해석하여 "이제 무효가 됐다"는 식으로 인식했어요. 이는 식민지배를 반성하지 않는다는 의미예요. 현재 기시다 일본 총리는 한일관계에 대해서 "노력하자"가 아니라 "노력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어요. 이런 망언을 떠들다니, 역사 앞에 반성은커녕 염치도 없는 파렴치한 행태에 치가 떨리네요. 문제는 우리 정부의 대응이었어요. 77주년 광복절 대통령 기념사에서 우리나라 대통령이 "일본은 이제, 세계시민의 자유를 위협하는 도전에 맞서 함께 힘을 합쳐 나아가야 하는 이웃"이라며, "한일관계가 보편적 가치를 기반으로 양국의 미래와 시대적 사명을 향해 나아갈 때 과거사 문제도 제대로 해결될 수 있습니다"라고 했어요. 경악과 분노로 말문이 턱 막혔어요. 식민지배에 대한 사죄와 배상요구를 모두 외면하고 무시하는 일본에게 우리 정부가 할 말인가요.



서경덕 교수가 29일 자신의 SNS에 "경술국치인 오늘, 국내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선 다양한 욱일기 디자인 상품이 버젓이 팔리고 있다"고 밝혔어요.



일본이 아니라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서 욱일기 디자인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니, 너무 충격이었어요. 독립운동가들은 '망국'이란 말을 함부로 입에 담지 않았어요. 비록 국권을 강탈당했지만 강토와 백성은 남아 있으니 언젠가 국권회복이 되리라 믿었기에 '국치'라 불렀고, 8월 29일 국치일에는 금식을 하며 조국 독립의 투지를 되새겼다고 해요. 2022년 현재 일본은 욱일기를 휘날리며 평화헌법을 개정하여 전쟁 가능한 국가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어요. 전쟁을 꿈꾸는 이웃 나라가 과연 우리가 함께 해야 할 나라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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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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