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518
  1. 셀수없는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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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단어의 집
글쓴이
안희연 저
한겨레출판
평균
별점8.9 (37)
ne518

    

 




 



 



 책 제목 《단어의 집》을 봤을 때 사전이 생각났어요. 김소연 시인은 《마음 사전》을 쓰기도 했지요. 이 책 제목을 보고 그런 책인가 했는데, 제 생각과 달랐습니다. 시뿐 아니라 글쓰는 사람은 낱말을 자기 식으로 생각하기도 하더군요. 저는 그러지 못합니다. 따로 말을 정리하지도 않고 잘 적어두지도 않아요. 뭔가 떠오르거나 느낌이 와야 적을 텐데 그런 일은 없습니다. 가끔 찾아오기도 했는데, 이젠 그런 일은 없네요. 그걸 생각하니 조금 슬프기도 합니다. 이 책이 어떤지 한마디로 말하기는 어려워요. 어떤 낱말을 생각하고 글을 썼는지, 쓰다 보니 그 낱말이 떠오른 건지. 둘 다일까요. 안희연은 아직 쓰지 못한 것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 거 생각하니 부럽기도 하네요. 저는 언제나 쓸 게 없고, 언젠가 글이 될 것도 없습니다.



 



 마음이 안 좋을 때 저는 자거나 아무것도 안 해요. 여전히 그러는군요. 안희연은 음식을 만들더군요. 음식 만들기는 먹을 사람을 생각하고 마음을 담아 만들어야 할 것 같은데. 안희연은 여름에 당근을 채썰어서 라페를 만든답니다. 라페는 이 책 보고 처음 알았습니다. 음식 만들기도 집중해야 하고 그거 하나만 생각해야 하죠. 마음이 시끄러울 때 음식을 만들면 다른 건 생각하지 않겠습니다. 그런 것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습니다. 그림 그리기나 만들기. 뜨개질도 만들기와 다르지 않겠습니다. 사람마다 마음 푸는 게 있으면 좋은 거죠. 저도 자기보다 다른 거 하는 게 나을 텐데. 기분이 안 좋아서 편지 못 쓰겠다 했는데, 막상 쓰니 기분이 좀 나아지더군요. 그것도 집중하고 다른 걸 생각해설지도. 손을 움직인 것도 있겠네요.



 



 여기에서 재미있는 말을 만났습니다. 가시손이에요. 자신이 손 대면 물건이 부서지거나 고장 난다고 하는 사람 있잖아요. 전자기계일 때가 많기는 한데. 그건 그 사람 손 때문이 아니고 다른 것 때문일 텐데. 전자기계와 체질이 안 맞아서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보통 사람보다 몸에 뭔가 많아서(물?). 뭔가는 뭔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가시손은 북한 말인가요. 이건 때렸을 때 아픈 걸 말하는 것 같기도. 저는 평범합니다. 뭘 만졌을 때 부수지 않고 그대로 씁니다. 거기에선 영화 <가위손> 이야기를 했어요. 가위손을 가진 에드워드를 슬프게 보더군요. 저는 조금 거리를 두면 되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좋아하는 사람하고도. 좋아한다고 해서 꼭 붙어 있어야 할까요. 이렇게 생각하는 제가 이상한 건지. 에드워드는 가위손으로 나무를 손질하고 얼음으로 눈을 만들기도 하네요. 안희연은 가위손이 멋지게 되기도 한다고 말했어요. 가시손은.



 



 저도 힘이 들 때 뭔가 잘 안 될 때 떠올릴 말이 있으면 좋겠네요. 안희연은 탕종이라는 말을 떠올려요. 탕종은 빵을 만드는 기법에서 하나로 탕종 기법으로 만든 빵은 식감이 좋고 결대로 부드럽게 찢어지고 손가락으로 꾹 눌러도 천천히 본래대로 돌아온답니다. 삶도 유연하고 회복력이 있으면 좋겠다고. 안희연은 독일에 사는 친구와 편지를 쓴대요. 한나라에 사는 사람한테 쓰는 편지도 잘 갈지 안 갈지 걱정되는데 다른 나라는 더 걱정될 것 같아요. 그건 그것대로 멋지겠습니다. 안희연 친구 이름은 한여름이었어요. 지금도 편지 쓰겠지요.



 



 살면서 이기는 때는 얼마나 될까요. 안희연이 친구한테 ‘오늘도 질 것 같아.’ (150쪽)하고 메시지를 보냈더니, 친구는 ‘비긴 걸로 해라. 슬프니까.’ (154쪽) 했답니다. 삶에 이기면 좋겠지만 졌다고 늘 아쉬워하기보다 비겼다고 생각해도 괜찮겠습니다. 사람이 산다고 하지만, 사람은 다 죽음으로 갑니다. 죽는 날까지 즐겁게 살아야죠. 그게 잘 되지 않지만. 글쓰는 사람만 세상을 잘 바라보고 비밀을 알아야 하는 건 아닐 거예요. 누구든 세상을 잘 보고 보이지 않는 것도 보려 하면 좀 더 나은 세상이 되겠지요. 그게 작다 해도 그냥 생각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겠습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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