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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즐
- 작성일
- 2022.10.2
기묘한 이야기 : 어둠의 날
- 글쓴이
- 애덤 크리스토퍼 저
나무옆의자
《기묘한 이야기》 두 번째 책이 나왔어요. 이번 이야기는 '어둠의 날'이에요.
처음부터 범죄 사건으로 시작될 거라고 짐작했는데, 의외였어요. 모든 것이 마무리된 7년 후, 현재 시점에서 이야기가 시작되고 있어요.
1984년 12월 26일, 인디애나주 호킨스 마을, 제임스 호퍼는 딸과 함께 크리스마스 시즌을 보내고 있어요. 새라가 아니라 입양한 그의 딸, 법적으로 가족이 된 아이, 제인 호퍼(일레븐, 엘)... 끔찍한 과거를 잊을 수야 없지만 엘 덕분에 호퍼는 오늘을 살 수 있게 되었어요. 다시 한 번 딸을 키우면서 새로운 책임감을 느꼈기 때문이에요. 호킨스 마을에 돌아와 산지 7년째, 마음속 절망과 스스로에게 품은 증오에 빠져있던 호퍼가 엘을 입양한 올해부터 달라졌어요. 크리스마스 파티는 끝났고, 호퍼와 단둘이 남은 엘이 지루해보였어요. 그래서 호퍼는 지루한 건 안전한 것이고, 이런저런 생각을 할 수 있고, 생각은 질문으로 이어지니까 질문도 좋은 거라는 말해줬어요. 그러자 엘은 호퍼에게 질문했어요. 왜 경찰이 되었냐고, 전에는 어디에서 무엇을 했냐고... 잠시 머뭇거리는 호퍼에게 엘은 뉴욕 얘기를 물었어요. 아빠가 된 호퍼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엘의 요청을 마다할 수 없어서, 호퍼는 1977년 7월의 이야기를 들려주게 된 거예요.
"호킨스 마을 경찰서장이 되기 전, 나는 뉴욕시 경찰이었어. 강력팀 형사였지."
"...1977년 여름에 아주 이상한 일이 일어났어......" (25p)
주인공 호퍼를 보면서 '영웅'에 대해 생각했어요.
역사 속 영웅은 인간의 능력을 초월한 존재처럼 느껴지지만 지금 시대의 영웅은 좀 다른 것 같아요.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사람을 구해내고, 폭우속에 갇힌 사람을 구출한 건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이웃사람들이었어요. 소방관이나 경찰처럼 직업적 소명의식으로, 자신의 일을 해내는 사람들이 우리에겐 영웅이에요. 선량한 시민의 행동이 누군가의 목숨을 구했고, 세상을 구원했어요. 선한 사마리아인처럼 말이죠.
매일 쏟아지는 뉴스를 보면 세상이 곧 멸망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나쁜 것들이 넘쳐나고 있어요. 소설 속 '어둠의 날'은 먼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여전히 진행형, 악의 무리들은 결코 사라진 적이 없어요. 그럼에도 이 세상이 완전히 어둠에 갇히지 않을 수 있었던 건 숨어 있는 영웅들의 활약 덕분이 아닐까 싶어요. 어쩌면 본인이 영웅인 줄도 모르는 사람이 있을 걸요. 어둠이 깊어질수록 새벽이 다가오는 거라고, 우리는 어둠 속에서 빛을, 절망 속에서 희망을 볼 수 있어요. 엘과 호퍼가 가족이 되었다는 건 충분히 멋진 시작인 것 같아요. 가슴 졸이며 듣지 않아도 되는, 결말을 아는 이야기라서 좋았어요.
"경찰이 되는 건 위험한 일인데 나는 경찰이 되고 싶었어. 왜 나는 그런 위험한 일을 하고 싶었을까?"
그러자 엘은 고개를 끄덕이며 사라졌다. 음료수를 한 모금 더 마시며 대답을 기다리는 엘의 태도는 한층 차분하고 침착해져 있었다.
물론 엘을 당황하게 만든 건 위험 그 자체가 아니었다. 위험에 대한 엘의 이런 반응은 성장 환경 때문이기도 하고,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능력 때문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이 얘기를 통해 엘은 사람들이 때로는 자발적으로 스스로를 위험한 환경에 처하게 만들기도 한다는 것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엘은 배우고 있어. 하나씩 배워나가고 있어."
"그래, 내 직업은 위험할 수도 있어. 하지만 내가 경찰이라는 직업을 선택한 건 그게 위험한 일이기 때문만은 아니야. 나는 사람들을 돕고, 보호하고 싶어서 경찰이 됐어. 세상에는 나쁜 사람들도 있지만 좋은 사람들도 있거든. 좋은 사람들은 진심으로 원하면 좋은 일을 할 수가 있어. 그러다 약간 위험한 상황에 놓이더라도 말이야. 내가 경찰이 되고 싶었던 건 그래서였어. 위험을 다룰 수 있는 경험과 능력을 갖고 있는 만큼, 좋은 일을 많이 하면서 살고 싶어서."
(164-16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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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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