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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2.10.22
에브리바디
- 글쓴이
- 올리비아 랭 저
어크로스
올리비아 랭의 자유와 연대 3부작중 정점, <에브리바디>를 읽었다.
최근 몇 년 새에 몸에 대한 진정한 해방에 대한 도서들을 많이 읽고 있는데 기술의 발전에 비해 심하게 더뎌서 깜짝 놀라곤 한다.
그런 중에 올리비아 랭의 생각을 접하게 되었다. 큰 맥락은 비슷하였으나, 이 책의 특징은 프로이트 애제자였던 ‘빌헬름 라이히’ 라는 사상가를 중심으로 풀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몰랐던 인물이였는데, 프로이트의 남성주의적인 정신분석학을 별로 좋아하지 않은 나로서는 정말 반가웠고 큰 발견이였다.
저자는 라이히를 ‘20세기의 가장 괴상하고 또 가장 예지적인 사상가로서, 논란이 분분한 몸과 자유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전 생애를 바친 사람이었다.’ 고 말하며, 그를 안내자 삼아 20세기를 관통하는 여정을 짜고 그 여정에서 수많은 다른 사상가, 활동가, 예술가를 만났는데, 그중 몇몇은 그의 연구을 그대로 이용했고 여정에 상관없이 같은 목적지에 도착했다고 고백하고 있었다.
이런 정도이니, 이 인물에 대한 이해만 잘 해도 ‘에브리바디’를 잘 읽었다고 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몸을 만지는 대목에서는 문득 동양의학의 ‘기’가 생각이 났고, 신체의 건강이 정신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며 아픈 몸 챕터를 읽었다. 몸의 해방을 논할 때 항상 중심과제에 놓여있는 성적 이슈, 특히 관련해서 행해진 베를린 실험은 지금도 다른 의미로 진행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육체에 대한 폭력, 감방에 갇힌 몸을 넘어,
우리가 몸이라는 제약 안에서 가지게 되는 허용과 금지에 대한 모순과 자유에 대한 사유는 나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여전히 우리는 몸에 대한 진정한 해방은 가지지 못한 듯하다. SNS 상에 온갖 외모지상주의, 그리고 일상에서도 끊임없이 외모를 평가하며 판단하는 가십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또 기억해야하는 것은 신체에 관한 것들은 정치적인 것들과도 연관이 깊다는 것이다. 이민자를 동물이라고 묘사하는 트럼프 같은 경우, 코로나로 인한 인종혐오, 다른 문화권에 대한 혐오와 배척...등 어느 것 하나 관련이 없는 것이 없었다.
여기에 다 옮겨 적을 수는 없으며, 올리비아 랭의 자유와 연대 3부작 중 리뷰를 어떻게 써야하나 가장 고민된 책이였다. 왜냐하면 생각과 활자들이 마구 내 머릿속에서 넘쳐났기 때문이다. 그냥 무조건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도 없는 것이, 부제, ‘모든 몸의 자유를 향한 투쟁과 실패의 연대기’를 따라 충실히 읽어가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라이히라는 인물을 발견하고 지금까지도 진행되고 있는 이슈들을 인식할 수 있게만 되어도 큰 수확일 것 같다.
_라이히는 20세기의 가장 괴상하고 또 가장 예지적인 사상가로서, 논란이 분분한 몸과 자유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전 생애를 바친 사람이었다. 라이히는 한동안 프로이트의 가장 뛰어난 제자였다._p19
_라이히가 말하던 것이 바로 이런 내용이었다. 과거가 우리 신체에 끼어들고, 모든 트라우마가 빈틈없이 보존되고, 산 채로 벽 안에 갇히는 것.
....
.. 그는 환자들의 몸을 다루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언어적으로 다루었다가, 1934년에는 손을 대기 시작했는데, 이는 정신분석학에서는 완전히 금지된 행위였다. 놀랍게도 그는 긴장된 구역-놀람의 습관적 표현인 꽉 쥔 주먹, 뻣뻣해진 복부-에 손을 대자 그곳에 수용되어 있던 느낌이 표면으로 올라와서 놓여놓을 수 있음을 알아냈다._p52
_보편적 의료보험이 시행되지 않는 한 생존은 각 개인의 삶의 의지가 아니라 지불 능력에 달려 있다._p85
_1970년대에 여성해방은 폭력과 강간과 구조적 성차별과 배제와 가정폭력과 학대와 원치 않은 임신으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했다._p144
_A.I.R은 1972년 설립된 미국 최초의 여성만을 위한 비영리 갤러리였다. 그곳은 화가들이 이끌고 관리했으며, 비라고출판사가 그랬듯, 생산수단을 장악함으로써 이술에서 여성을 배제하는 풍조를 공격하려는 시도였다._p186
_라이히의 삶에서 가장 슬픈 점은 분명 그가 감방에서 혼자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자유를 위한 평생의 투쟁이 감옥에서 끝맺었다는 사실은 그에게만 한정된 비극이 결코 아니다. 몸의 자유를 확대하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나 감옥이라는 기관을 상대해야 한다.
감옥은 모든 종류의 해방운동을 제한하고 축소시키기 위해 국가가 휘두르는 가장 강력한 무기 가운데 하나이며. 그 자체로 여러 세기에 걸친 행동주의와 개혁의 초점이다._p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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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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