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소설

키드만
- 작성일
- 2022.11.8
카지노 베이비
- 글쓴이
- 강성봉 저
한겨레출판
2022. 10월의 첫 번째
강성봉 "카지노 베이비"
'아빠는 나를 전당포에 맡기고 돈을 빌렸다.'
이 문구와 함께 책의 제목인 '카지노 베이비'만 보면 카지노라고 하는 , 일단 한 번 발을 들여 놓으면 이렇게 자식까지 맡겨버리는 그, 늪과 같은 곳을 이야기해 주는 우울한 이야기는 아닐까.. 하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그러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 공간 "지음"과 그곳에서 전당포를 운영하는 동여사의 이야기였다.
동여사는 이곳 지음의 슬립시티에서 낡은 전당포를 운영하는 할머니이자 그곳의 시간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그리고 이 이야기의 화자인 하늘이는 첫 문구처럼 카지노에서 태어나 부모에세 버림 받고 전당포 할머니에게 맡겨진 아이였다.
하늘이는 출생신고가 되어 있지 않아 학교도 다닐 수 없없지만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지음이라는 지역에서 살고 있는 다양한 인물들 속에서 나름대로의 성장을 하고 있는 소년이다.
이야기속에는 인간의 욕망 그리고 그것이 만들어내는 외적, 내적인 재양들을 보여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기에 갖을 수 있는 양면적인 본성을 보여준다.
잃는 것과 얻는 것, 양팔 저울의 수평이 될 수는 없지만 반드시 그 양면이 존재함을 믿기에 우리는 절망 뒤에 또 다른 희망이라는 것을 갖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하늘의 별처럼 땅속의 돌처럼 세상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있다. 아무리 보잘것없는 사람도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고, 그 이야기를 가슴속에 소중히 품고 살아가는 한 어떤 어려움도 견딜 수 있다.' 난 그렇게 믿는다.(p. 12)'
'그렇게 갈키듯 말하지 마라. 책에서만 뭘 배우는 건 아니니. 책만 보면 저 혼자만 아는 놈이 되고, 혼자만 되면 절대루 돈을 벌 수 없어. 하늘이를 그런 멍텅구리로 키울 거나? 돈이 어찌 생겨서 흘러가고 써지는지 알믄 그게 시상을 배우는 거 아니겠니. 그니까 그냥 놔두라.(p. 71)'
'긴 이야기 끝에 죽음이란 꽉 차버리거나 텅 비워버리는 거라고 할머니는 말했다. 그게 뭐냐고 물으니 할머니는 그냥 그런 것이라고 했다. 그 옛날 할아버지는 지음에서 꽉 차거나 텅 비워지고 있었다. 눈물을 흘릴 새도 없이 반드시 살아남아야겠다고 할머니가 굳게 마음먹은 것도 그때였다.(p. 253)'
'누구에게나 그런 길이 하나씩은 있을 거다. 범바위골에서 슬립시티까지 터벅터벅 돌아오던 이 길처럼 혼자 상상에 빠져 걷는 길. 이 길을 걸을 때는 무섭거나 외롭지 않았다. 길이 시작될 때마다 머릿속에서 이야기가 시작되었으니까. 길이 끝난다 해도 그 이야기들은 끝나지 않고 계속되었으니까. 집으로 돌아와 어두운 방 안에 누워 낮게 걸었던 길들을 떠올리며 내가 잃어버린 게 무엇인지, 저 길위에 두고 온 게 무엇인지 생각하고, 그러면 거기서 또다시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됐다.(p. 294)'
'나에게, 엄마에게, 삼촌에게, 그리고 할머니에게 주어진 질문과 답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그게 무엇이든 그냥 물을 수 있는 사람은 그냥 묻고, 쉽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쉽게 답하면 된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 사람은 온 마음으로 묻고 답해야 한다. 끈질기게 살아가면서, 두 발을 딛고 선 그곳이 넓은 땅이든 좁은 땅이든, 평평한 땅이든 가파를 땅이든, 멀쩡한 땅이든 부서진 땅이든 상관없이.(p. 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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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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