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에 드는 책

seyoh
- 작성일
- 2022.11.24
여자의 심리코드
- 글쓴이
- 박우란 저
유노라이프
여자의 심리코드
저자 박우란은 특이한 이력을 지녔다.
그 특이한 이력을 바탕으로 하고, 라깡 심리학을 활용하여, 1만여 회 이상의 상담을 통해 여성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선보이고 있다.
이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1장 여자는 누구이고 무엇으로 사는가 / 여자의 정체성
2장 이토록 관계에 집착하는 이유 / 여자의 심리코드 1. 결핍
3장 갖고 싶거나 버리고 싶거나 / 여자의 심리코드 2. 욕망
4장 사람을 원하고, 사랑을 원한다 / 여자의 심리코드 3. 사랑
5장 나에게 신경 쓰는 기술 / 여자의 심리코드 4. 자존
6장 여자 안에는 보헤미안이 산다 / 여자의 심리코드 5. 자유
그러니까 여자의 심리를 다섯 가지 코드로 읽어내는 책이다.
그 다섯 가지란?
결핍, 욕망, 사랑, 자존, 자유
먼저 고백하건대
읽는 내내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바로 라깡에 대한 사전 이해가 없었던 탓이다. 그래서 저자의 말들이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이 오히려 더 많았다는 것, 고백한다.
해서 이 책은 라캉에 대한 이해가 잘 된 독자들에겐 아주 좋은 사례집이라 볼 수 있지만, 나는 라캉을 이해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 책을 읽었다.
그래서 먼저 라캉에 대하여
저자는 프로이트로만 정신 분석을 하는 데는 한계를 느꼈고 후에 라깡을 만나 ‘유레카’를 외쳤다고 한다. 그만큼 라깡은 저자에게 신기원이었던 셈이다. (5쪽)
저자의 발언 중에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 바로 남근과 팔루스(phallus)다.
라깡은 프로이트 이후 남근 중심으로 해석하던 현상을 팔루스라는 개념을 가지고 확장시켰다. 팔루스는 협소한 의미의 남근 중심, 그러니까 여성 자신이 갖지 못한 남근을 선망하며 일으키는 여러 증상을 확장시키는 개념이다.
라깡이 말하는 팔루스는 생물학적 남근이 아닌 상징적 의미이며, 이는 언어적 인간으로 옮겨간다. (5쪽)
이 역시 이해가 되지 않아, 다른 책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라캉은 말년까지 무려 4백만 명이 넘는 환자를 상담하고, 언어를 통해 인간의 욕망을 분석하는 이론을 정립하여 ‘프로이트의 계승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인간의 욕망, 또는 무의식이 말을 통해 나타난다고 주장하였다. 즉 “인간은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말해진다”는 것이다. 말이란 틀 속에 억눌린 인간의 내면세계를 해부한다고 하여 정신분석학계는 물론 언어학계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이것은 환자를 치료하는 수단에 머무르지 않고 철학의 수준으로 끌어올려 그의 가장 큰 업적이 되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자크 라캉 [Jacques Lacan]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해서 이런 말은 이해가 된다.
<아버지의 언어는 아이의 세계가 된다.>
아버지인 남성이 전달하는 언어 중에 자녀를 부끄럽게 만들지 않는 언어는 자녀에게 사회적으로 위축되지 않는 정신적 기반을 만들어줄 수도 있다. 이처럼 언어에는 단순히 말이 아닌 그 사람의 정신과 태도, 욕망이 포함되어 있다. (78쪽)
이런 말은 아직도 오리무중
일반 심리학에서는 내부의 자아가 외부에서 자기 이미지를 인식하지만 라깡의 정신분석은 외부의 이미지를 자아로 파악한다고 본다, 말하자면 외부 타자가 비추는 이미지 없이는 개인이 자아를 인식할 수 없다는 말이 된다. (88쪽)
이렇게 무서운 세계도 있다.
120쪽에서 125쪽 사이에 있는 글 <여자, 동일시의 화신>을 읽고 느낀 점이다.
남성인 지도 교수님을 모시고 여성들로만 이루어진 제자들 간에 보이지 않는 경쟁과 질투, 조금 더 권위자인 교수 곁으로 다가가려는 움직임 탓에 정신적으로 힘들었다는 현순 씨의 사례는 정말 읽기조차 불편할 정도다.
교수님 지도를 충실히 받고 싶었지만 동료들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신경전이 매우 귀찮았다. 또한 동료들과 적극적인 관계로 들어서려면 지극히 사소한 신경전에 시달리게 되어 일상생활이 흔들리기까지 한다는 하소연, 읽어보면 그런 관계가 상상이 되지 않는다.
다시, 이 책은?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있다.
맞는 말이다, 속담치고 그른 말이 없지만, 이 말은 더더욱 맞는 말이다.
정말 사람 속은 알 수가 없다.
사람은 개미처럼 페르몬이나 더듬이가 있는 게 아니라서 서로 소통하는 데 애를 먹기에, 갖은 애를 써서 사람 속을 읽으려고 노력들을 한다.
이런 책도 그런 노력 중에 하나가 아닐까.
『여자의 심리 코드』 라는 제목이라서, 위에서 말한 바 다섯 가지 코드를 통해서 여자의 심리를 이해하기 쉽게 접근하는 줄로 알았는데, 그 접근 방법이 라깡이니, 어렵기만 하다.
해서 읽긴 읽어도, 라깡이라는 말이 등장하면 나는 왜 자꾸 작아만지는 걸까?
그래서 일단 일독하고 라깡에 다녀온 후로 다시 읽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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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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