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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중력
글쓴이
사티아 도일 바이오크 저
윌북(willbook)
평균
별점9.5 (42)
동그란세상





 



코로나와 함께 대학생이 된 딸아이가 있습니다. 부모와 떨어져 대학 생활을 하고 있는데, 늘 피곤하고 힘들다는 말을 자주 해요. 그 아이를 어떻게 도와줄까 싶은 마음이 책을 선택하게 했습니다. 어린 어른들을 위한 심리학 책이라고 하니 꼭 읽어보고 싶어졌지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낯선 상담실의 문을 두드립니다.



 



저자 사티아 도일 바이오크는 전문 면허를 보유한 심리 치료사이자 작가라고 합니다. 살로메 융 심리학 연구소 소장이기도 하고요. 분석심리학, 트라우마 연구, 역사, 사회적 정의에 집중하는 작업을 합니다. 융 심리학을 토대로 성년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20대 초중반을 대상으로 심리 연구와 치료에 전념해왔으며, 이와 관련된 주제로 강연과 글을 쓰고 있지요.



옮긴이 임슬애는 고려대학교에서 불어 불문학을,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에서 한영 번역을 공부하고 현재는 번역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어보면 이름만 뺀다면 우리말로 써진 것 같은 자연스러움이 묻어나요.



책은 2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장은 쿼터 라이프에 대한 용어 설명과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어요. 2장은 실제 상담 사례를 통해 그 시기를 치열하게 건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저자가 정의한 쿼터 라이프는 16세부터 36세까지의 시기를 이르는 말이에요. 이제는 쿼터 라이프를 벗어났지만 저의 그 시기를 되돌아보며 두려움과 걱정으로 흔들리는 눈동자를 하고 책장을 넘겨봅니다.



 



쿼터 라이프 발달기의 궁극적인 목표는 온전한 자신을, 내면과 외면이 일치하는 삶을 경험하는 것이다. 여정의 목표는 지금과 다른 무언가, 지금 이상의 무언가를 향한 가슴 저릿한 갈망이 멈추는 것이다. 쿼터 라이퍼는 삶의 기반, 안전함, 사회적 안정을 원하기도 하고, 모험, 경험, 자기만의 의미를 원하기도 한다.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굳건한 체계를 구축해야 하지만, 삶에 온기와 동기를 부여하는 수수께끼, 친밀감, 심지어 불안 같은 것도 끌어안아야 한다. (p43)



저자의 경험을 들어 쿼터 라이프 시기를 설명합니다. 대학교에서 정해진 숙제를 모두 마치고 났더니 어느 날 갑자기 어른이라는 세계로 떠밀렸다고. 학교에서 배우는 것들은 언제나 다음에 무엇을 할 것인가를 정해주었지요. 별생각 없이 단계에 따라 과제를 수행하듯 시간을 보내고 갑자기 대학을 졸업하면 어른이라고 합니다. 이제 어른이니 모든 것은 알아서 하라고 하죠.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어른이라는 이름을 주고 거기에 맞게 행동하라고 강요합니다. 저자는 그 당황스러웠던 경험들과 함께 자신의 방황을 이야기해요. 괜찮은(어른들이 봤을 때 경제적으로 괜찮은) 직장을 다니며 경제적인 안정을 누리고 있었으나 늘 채워지지 않은 마음들로 힘들었다고 합니다. 그 방황의 끝에서 융을 만났고, 심리학을 공부하여 자신과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쿼터 라이퍼들)을 돕는 일을 하게 되지요. 우리는 너무 사회적인 외형에만 맞추려는 경향이 강해요. 자녀들도 좋은 대학, 좋은 직장, 좋은 배우자를 구하는 것으로 폭을 좁혀 놓고, 거기에 맞추라고 강요를 합니다. 쿼터 라이프 시기에는 온전한 자신을 찾는 것, 내면과 외면이 일치하는 삶을 경험하는 것이 목표예요. 어른들이 정해 놓은 사회의 틀에 나를 맞추어 가는 것이 아니라. 온전한 자신을 찾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면 방황과 불안도 큰일 날 것이 아니게 됩니다. 당연한 것이지요. 지금 방향을 찾지 못하고 흔들리는 청춘을 걱정스럽게 볼 일이 아닙니다. 그들은 그들의 발달 단계를 지극히 정상적으로 겪으며 가고 있는 중이니까요. 마음에 조금은 여우가 생깁니다. 방황하는 내가 이상한 것이 아니라는 것만으로도 많은 불안과 염려가 사라질 테니까요.



 



“하지만 저는 알고 있어요. 제대로 사는 것도, 제대로 죽은 것도 아닌 이생은 그만두기로 이미 오래전에 결심했다는걸. 살아 있을 거라면 어설프게 살아 있을 이유가 없다고 결론 내렸어요. 오롯이 몰입한 채로 살아야겠다고 결심했지요. 지금 이 순간을.” (p77)



쿼터 라이프에는 2가지 유형이 있다고 합니다. 의미형과 안 정형. 의미형은 자기 내면에 집중하고 정신을 몸보다 우위에 둡니다. 또한 자기 삶의 안정보다는 타인의 고통과 부정의에 민감하다고 해요. 이런 의미형들은 사회에서 부적응자가 되거나 예술가들이 된다고 합니다. 특이 이들은 사회체계에 적응을 잘 하지 못해서 사람들로부터 많은 비난과 조롱을 당하기도 합니다. 인용한 말은 의미형인 데니의 말입니다. 이 말을 통해 의미형을 온전히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안정적인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기 때문에 돈이나 세상적인 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위의 말만 볼 때 대니는 참 멋진 사람이죠? 하지만 반전이 있습니다. 대니는 자신의 몸과 잘 지내지 못하고 남성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사람과의 관계가 어려워요. 자신의 몸과 잘 지내지 못하기 때문에 잘 씻지도 않고 먹을 것을 잘 챙기지도 않습니다. 만약 이런 대니가 우리나라의 상담실에 들어선다면 어떤 진단을 받을까요? 편하게 몇 마디 나눠보고 저자의 말처럼 의료보험이 되는 약을 처방받을 겁니다. 하지만 저자는 대니가 큰 문제가 없다고 말해줘요. 그 말은 그 시기에 있는 쿼터 라이퍼들도 똑같이 문제가 없다는 뜻이 됩니다. 아주 큰 잘못이 있거나,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던 긴장이 한순간에 풀어지죠. 지금 이 순간을 오롯이 자신으로 살아갈 힘을 주는 것. 그것이 먼저 그 시기를 겪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이지 않을까요? 어린 어른들을 잘못됐다, 철없다고 비난할 것이 아니라.



 



내가 아들에게 가르쳐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딸에게 가르쳐줄 교훈과 똑같다. 바로 되고 싶은 사람이 되는 법이다. 그것을 가르쳐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나부터 나 자신이 되는 것이고, 그러면 아들은 어머니처럼 산다는 불가능한 일을 추구하는 대신 자기 자신이 되는 법을 배울 것이다. (p113)



책은 이제 중반을 넘어가고 있어요. 의미를 추구하는 의미형과는 거의 반대의 성향으로 나타나는 안 정형은 안정적인 사회질서에 자신을 아주 잘 맞추는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본 모습과 사회와 가족의 기대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혼란과 방황을 겪기도 하지요. 이 안 정형과 의미형 모두 자신만의 목표와 진정한 자신을 만나기 위해 분리, 경청, 구축, 통합의 네 개의 기둥을 세워야 합니다. 네 개의 기둥은 각각의 단계가 아니라 기둥으로 빙빙 돌고, 느리고, 반복적일 때가 많아요. 그 첫 번째 기둥인 분리에 대해서 말하면서 부모와의 분리에 대해 말하는 부분입니다. 작가 오르디 로드의 말이지요. 부모님의 기대와 관계로부터 분리와 독립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부모님의 기대로부터 분리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지난 경험을 떠 올립니다. 어머니의 기대에 온전히 맞춰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늘 실패하고 좌절했던 경험이 있어요. 그러면서도 아이에게 내 기대를 은근히 강요했습니다. 직접적으로 하지는 못하고 은근히 알아서 맞춰주기를 바라면서요. 아이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되라고 가르쳐주지 못했습니다. 이제라도 아이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되도록 도와주어야겠어요. 책을 읽기를 정말 잘 한 것 같습니다. 늦었지만 나도 분리해야 할 것들을 생각하게 되었고, 아이도 자신으로 온전히 존재하고 분리할 수 있도록 마음을 바꾸었으니까요. 하지만 완전히 내려놓는 것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습니다. 되고 싶은 사람이 되어 살아도 괜찮을까 하는 불안과 끊임없이 싸우어야 하니까요. 저자의 상담실에서 만났던 많은 사례자들처럼.



 



분리, 경청, 구축, 통합을 통해 저자의 사례자들은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행복감을 전보다 많이 느끼게 됩니다. 물론 저자는 마지막 말에서 모든 사람들이 사례자들처럼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말해요. 물론 그렇겠지요. 책을 읽어도 다르게 해석하고 다르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책을 통해서 큰 위안을 받았어요. 저의 경우는 특히나 고등학교 시절에 혼란스러웠습니다. 삶이 무엇인지를 매일매일 고민했고, 평범하게 살기 싫다는 생각을 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거든요. 이후에는 주어진 과업에 충실하느라 고민들이 조금 줄어들었습니다. 물론 없어지지 않았지만. 저는 전형적인 의미형인 것을 알았습니다. 의미형이라 경제적인 것에 별로 관심이 없고, 의미와 정신, 가치에 좀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으니까요. 늘 이런 제 자신이 너무 못나 보이고 바보 같아 보였는데, 뒤늦은 진단과 위로를 받습니다. 더불어 그 시기를 지나고 있는 아이들에게도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라고 말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해요.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혼란 가운데 방황하는 아이를 이해하지도 못하고 비난하거나 다그쳤을 수도 있으니까요. 저자의 마무리 말에 정말 많이 공감했습니다. 학교에서 실제로 어른으로서 생활하는데 필요한 지식들을 너무 가르치지 않는다고. 은행 업무나 보험들, 음식을 만들어 먹는 법,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까지 알아야 할 것이 너무 많은데 거의 가르치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가족들로부터 배웠지만, 요즘은 그것도 잘 되고 있지 않아 더 혼란스럽고 힘겨워 하는 쿼터 라이퍼들이 많다고 합니다. 또한 그 시기에 힘들어하는 쿼터 라이퍼들을 위한 돌봄 센터에 관해 이야기하는데 전적으로 동감했어요. 몸이 아픈 것에 대한 인식과 복지는 좋아졌지만 마음이 아픈 것에 대한 것은 너무 미흡합니다. 거의 없는 실정이죠. 상담을 받는다고 하면 문제가 있다는 식의 낙인이 찍히고, 그나마 이루어지는 상담은 처방약이 전부니까요. 이 책이 사회에서 쿼터 라이프에 대한 인식과 도움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읽고, 공감하고 하나씩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으로 살기를 선택할 때 변화는 이루어질 것을 믿습니다.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해 오늘도 흔들리며 걷고 있는 모든 쿼터 라이퍼들에게 응원의 마음을 보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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