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충격적인 사건이었으며 이후에는 다시는 원전을 찬성할수 없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공장 기계를 만지고 관리하는 공돌이 입장에서

아무리 비싸고 정밀한 기계라도 고장은 피할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요즘 기계들은 길어야 10년 수명이라고 봅니다.

걸핏하면 부품은 단종되고, 회사는 망하고, 인력은 없어집니다.

한 기계를 개발하고 SET UP하던 인력이 사라지면 노하우는 반은 사라집니다.

그런데 요즘 원전은 수명을 60년이라고 하더군요.

60년이면 그 원전을 만들었던 사람들 대부분은 세상에 없을 겁니다.

 

이 책은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다루지만 대부분의 내용은 일본 원전의 시작과 부흥,

그리고 각종 사건 사고, 안전 문제등을 다루는 내용이 60% 입니다.

일본은 에너지 자립이라는 야심으로 원전을 도입합니다.

그러나 하루에도 몇번이고 지진이 발생하는 국가라는 점을 애써 외면합니다.

온갖 고난이 있었지만 원전은 일본 전력산업에 핵심 발전체계로 자리 잡았고

막대한 돈과 인력을 쓰는 산업이 되었습니다.

 

문제는 거기서 시작이 되지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어야될 안전은 점점 소홀히 되거나 방해로 여겨지며

정치와 언론은 원전의 위험요소를 덮어 버리고 원전추진 세력과 결탁했습니다.

내부 고발자들은 위협을 당하고 침묵하게 되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일본 지진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었고 

1994년 한신 대지진으로 그 예견은 사실로 입증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원전 업계는 이 문제를 무시했습니다.

아니 이를 대비한 세력도 있었지만 민영화된 회사들은 제각각 대응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곳도 아닌 도쿄 원전의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에서 사고가 일어난 계기가 됩니다.

 

이 과정을 읽다보면 남의 나라 일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우리의 산업계와 정치, 언론계의 모습과 너무나도 겹쳐 보입니다.

인간이 만든 것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회사가 망해서 책임질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면 하지 않아야 된것이 나의 주장입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그러지 못할때 벌어지는 결과가 적나라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작가의 전작 체르노빌이 수습을 위한 소련의 처절한 노력이 다뤄진 것에 비해서

후쿠시마는 이제 시작인지라 그부분이 많이 다뤄지지 않습니다.

작가가 아마도 후속 르포를 쓰지 않을까 기대하게 하는 점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