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리뷰

태양아래글읽기
- 작성일
- 2023.1.1
두 번 죽은 남자
- 글쓴이
- 리처드 오스먼 저
살림출판사
목요일 살인 클럽이 돌아왔다!
쿠퍼스 체이스 실버타운(엄청 비싼 곳!)에서 사는 네 명의 노인들이 결성한 ‘목요일 살인 클럽’이 첫 번째 사건을 해결하고 다시 그 재치를 발휘해 사건에 뛰어든다.
전편 [목요일 살인 클럽]이 주요 등장 인물 성격 묘사와 서먹한 그들의 관계가 친밀해 지는 과정을 보여주었다면 이번 [두 번 죽은 남자]는 착실히 쌓은 그들의 우정이 성숙해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사건이 복잡한 것은 전편과 같다. 사건들이 엉키고 설키지만 목요일 살인 클럽은 함께 회색 뇌세포를 써가면서 가끔은 잊어버리기도 하면서 사건 해결을 주도한다.
사건 1
이브라힘 아리프는 론의 다이하츠를 빌려 페어 헤이븐에 갔다가 노상강도를 만나고 치명상을 입는다. 입원한 동료를 본 론과 조이스, 엘리자베스 그리고 도나와 크리스는 이 강도를 옭아맬 작전을 짠다.
그런데 아뿔싸! 강도는 스코틀랜드로 도망가버렸다.
사건 2
엘리자베스의 열살 연하 ‘전’남편이 엘리자베스를 찾아온다.
더글러스 미들미스는 스파이 영화에 나오는 전형적인 미남 스파이다. 잘생기고 유능하고 능글능글하고, 여자 관계도 복잡하다.
그는 임무 중에 ‘마틴 로맥스’라는 악당의 집에 침투하는 도중 얼굴을 노출하는 실수를 저지른다.
마틴 로맥스는 세계 범죄 조직을 대상으로 중개인 역할을 하는 피도 눈물도 없는, 오직 그의 정원만 사랑하는 범죄자다.
더글러스 팀이 다녀간 후 마틴의 2000만 파운드 다이아몬드가 사라졌다.
마틴은 더글러스에게 다이아몬드 행방을 묻고 어쩔 줄 모르는 더글러스는 전부인 엘리자베스 베스트에게 보호를 요청한다. 엘리자베스는 전 남편도 보호해야 하고 다이아몬드도 찾아야한다.
사건 3
MI5가 제공한 ’안가‘에서 두 명의 요원이 총에 맞아 살해당한다. 엘리자베스와 조이스는 시체를 발견하고 범인을 찾는다.
사건 4
코니 존슨은 마약을 판매하며 동네를 어지럽히지만 도나와 크리스는 증거를 찾을 수 없다. 코니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을 목요일 살인 클럽 멤버 론이 알려준다.
사건 5 (주변 인물들의 소소한 사건)
코니 존슨은 보그단을 보고 사랑에 빠지고,
크리스는 도나의 엄마 패트리스와 데이트를 시작한다.
도나는 울면서 이브라힘에게 정신과 치료를 받고
이브라힘은 노상 강도를 당한 이후 실버 타운에서 나갈 용기가 없어 운다.
이 모든 것들이 얽힌 것이 바로 인생 아닐까?
특히 이 편은 엘리자베스의 인생이 잘 드러나있어 좋았다. 엘리자베스는 첩보원으로 실적을 많이 거두어 ‘데임’ 칭호를 받았다고 한다. 세상에!
1편에서 그녀는 늘 유능하고 헌신적이며 친구들을 이용해 먹을 줄 아는 사람으로 나왔다면 이번 시리즈에서는 그녀의 인생에서 목요일 살인 클럽 멤버들이 차지하는 의미를 스스로 찾아가는 과정이 나온다.
피도 눈물도 없는 끝없는 의심과 혹은 과도한 존경만 있었던 삶에서 벗어나 치매에 걸린 남편 스티븐과 약간 엉성한 목요일 살인 클럽 멤버들이 있는 지금의 삶이 더 행복하다고 느낀다.
엘리자베스가 우정을 책임진다면 이브라힘은 ‘용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노상 강도를 당한 이후 그는 ‘죽음’이 점점 두렵고 안전 지대에서 머무르고자 한다. 노인이 된다는 것은 죽음과 매일 가까워 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제 남은 모든 생이 ‘죽음’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고통 속에서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가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목요일 살인 클럽 멤버 덕분이다.
론은 여전히 울퉁불퉁하다. 1편보다는 조금 분량이 줄어들었지만 배관공과 범죄집단 보스로 보이기 위해 변장한 그의 모습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조이스는 아, 뭐라고 해야하지? 언제 어디서나 준비된 할머니다.
어쩜 이렇게 매력적인지….
MI5 안가에서 살인의 냄새를 맡은 엘리자베스에게 빠르게 부엌칼을 건네는 민첩함을 보인다.
조이스가 없다면 목요일 살인 클럽은 의미가 없다. 정말로!
그녀는 새로운 취미로 팔찌를 만들기도 하는데 이 팔찌가 사건 해결의 핵심이 되기도 한다.
론 리치의 혼란스러운 자유
조이스 메도우크로프트의 기쁨 가득한 낙천주의
엘리자베스 베스트의 과감한 법의학적 판단력
이브라힘 아리프의 곱씹고 또 곱씹기
p.41-42, 이브라힘이 묘사하는 ‘목요일 살인 클럽’ 멤버들
이렇게 사랑스럽고 제멋대로인 모임의 멤버들이 새벽에 갑자기 전화한다면 나도 보그단처럼 즉각 처리(?) 해줄 것 같다. ㅎㅎ
1편에 비해 더욱 재미있는 2편이었다. 검색해보니 벌써 3편, The Bullet that missed가 나왔다고 한다. 한국어판이 나올 때까지 기다릴 수 있을까? 아니면 원서라도 사서 봐야겠다.
읽으면서 [네 가족을 믿지 마라]의 스펠만 시리즈가 생각났다.
그만큼 유쾌하고 재미있다. 꼬이고 꼬이다가 등장 인물들의 관계가 성숙해지면서 사건도 사르르 해결되는 전개는 비슷하다.
스펠만 시리즈는 4편 이후로는 한국어판이 발매되고 있지 않다. 아쉽다ㅠ
아무튼 목요일 살인 클럽 3편이 얼른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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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