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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리
- 작성일
- 2023.2.14
빨강의 자서전
- 글쓴이
- 앤 카슨 저
한겨레출판
빨강의 자서전은 문보영 시인이 언급해서 읽어보고 싶던 찰나에 신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써보자는 신화 스터디가 만들어졌다. 나는 혼자 읽는 것보다 같이 읽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에 이 책을 추천했다. 확실히 혼자 책을 읽고난 후 감상을 남기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과 감상을 나누는 것이 훨씬 좋았다.
이 책의 주인공은 게리온이다. 게리온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헤라클레스의 과업을 위해 죽임을 당하는 괴물이지만 빨강의 자서전에서 새롭게 해석되었다. 내성적인 성소수자로 말이다. 전체적인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외형 때문에 사람들로부터 상처를 받은 게리온이 자신을 알아가며 내면을 치유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게리온은 자신의 자서전을 만든다. 타인에게 드러낼 수 없는 내면을 기록하며 생각을 정리하고 치유해하는 것은 동서양 어디든 비슷한 것 같다.
게리온 외에도 다른 인물이 등장하는데 신화에서는 영웅인 헤라클레스가 이 책에서는 소위 나쁜(?) 남자로 그려진다. 빨강의 자서전이나 신화에서나 게리온은 헤라클레스에 이용만 당한다. 게리온에게 감정 이입을 하며 읽다보니 나중에는 육성으로 헤라클레스를 욕하는 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게리온의 곁에는 마음이 따듯한 어머니가 있었다. 만약 게리온이 어머니에게서마저 학대를 받았다면 굉장히 엇나갔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또다른 재미는 빨강이라는 단어와 전혀 생각지 못한 단어에 붙는다는 것이다. 시로 쓴 소설이라 그런지 재미있는 비유 표현도 많았다. 바람과 빨강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에서는 굉장히 자연스럽게 두 단어가 붙어 있다. 이 비유가 확장되어 인간들이 비정상이라고 정의하는 게리온과 이 세상이 만나 아름다운 장면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고 할 수 있겠다.
책을 읽기 전에는 신화의 인물을 현대로 가지고오면 어색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걱정은 기우에 불과였다. 게리온이 다녔던 학교와 우연히 들렀던 탱고 카페는 실제로 존재하는 것 같았다.
책의 두께가 얇다고 해서 쉽게 술술 읽히는 책은 아닌 것 같다. 미식가처럼 천천히 문장을 곱씹다보면 문장 속에 깃든 단맛과 쓴맛, 매운맛을 느낄 수 있다. 언젠가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그때는 어떤 맛이 느껴질지 기대가 된다.
이 책의 주인공은 게리온이다. 게리온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헤라클레스의 과업을 위해 죽임을 당하는 괴물이지만 빨강의 자서전에서 새롭게 해석되었다. 내성적인 성소수자로 말이다. 전체적인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외형 때문에 사람들로부터 상처를 받은 게리온이 자신을 알아가며 내면을 치유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게리온은 자신의 자서전을 만든다. 타인에게 드러낼 수 없는 내면을 기록하며 생각을 정리하고 치유해하는 것은 동서양 어디든 비슷한 것 같다.
게리온 외에도 다른 인물이 등장하는데 신화에서는 영웅인 헤라클레스가 이 책에서는 소위 나쁜(?) 남자로 그려진다. 빨강의 자서전이나 신화에서나 게리온은 헤라클레스에 이용만 당한다. 게리온에게 감정 이입을 하며 읽다보니 나중에는 육성으로 헤라클레스를 욕하는 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게리온의 곁에는 마음이 따듯한 어머니가 있었다. 만약 게리온이 어머니에게서마저 학대를 받았다면 굉장히 엇나갔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또다른 재미는 빨강이라는 단어와 전혀 생각지 못한 단어에 붙는다는 것이다. 시로 쓴 소설이라 그런지 재미있는 비유 표현도 많았다. 바람과 빨강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에서는 굉장히 자연스럽게 두 단어가 붙어 있다. 이 비유가 확장되어 인간들이 비정상이라고 정의하는 게리온과 이 세상이 만나 아름다운 장면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고 할 수 있겠다.
책을 읽기 전에는 신화의 인물을 현대로 가지고오면 어색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걱정은 기우에 불과였다. 게리온이 다녔던 학교와 우연히 들렀던 탱고 카페는 실제로 존재하는 것 같았다.
책의 두께가 얇다고 해서 쉽게 술술 읽히는 책은 아닌 것 같다. 미식가처럼 천천히 문장을 곱씹다보면 문장 속에 깃든 단맛과 쓴맛, 매운맛을 느낄 수 있다. 언젠가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그때는 어떤 맛이 느껴질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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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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