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평 리뷰

jean217
- 작성일
- 2023.2.20
마흔, 부부가 함께 은퇴합니다
- 글쓴이
- 김다현 저
한겨레출판
비자발적 은퇴가 길어지고 있다. 남들처럼 은퇴후 계획같은 건 세워두지도 않았고 언제간 다시 돌아가겠지 했던 일자리도 유야무야 끊어진 셈이다. 그렇게 될 줄 알았다면 미리 마음의 준비라도 해두었을텐데...
남들보다 무척이나 빠른 나이에 사회생활을 하게 되었다. 비록 첫 직장은 실패나 다름없게 너무 빨리 그만두었고, 그 이후엔 외국생활, 한국, 다시 외국, 한국을 오가며 크게 스트레스 없이 살아왔지만 잠시 잊고 있었던 건 나이가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늘 청춘일거라 생각했지만 자고 일어나면 어제와는 어딘가 달라진 몸 상태, 여기저기 아프기 시작하면서 일보다는 건강을 생각하게 되었고 무리하게 직장생활을 하는 것보다는 쉬엄쉬엄 살아야 겠다는 생각에 미처 더 늙은 뒤 찾아올 은퇴는 생각 범주에 넣어두지 못한 상태였다.
지인이 돈을 버는 것과 돈을 쓰는 것 중에 어디에 중점을 두고 있냐고 물은 적이 있었다. 후자라고 자신없는 목소리로 답을 했다. 벌어놓지 못했으니 아껴서라도 모자르지 않게 살아야하지 않겠냐는 것이 요지였는데, 상대방은 딱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돈도 벌 수 있을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한다고 핀잔을 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자기는 갭투기도 하고 주식도, 코인도 다 한다고 했다. 그게 코로나 직전의 이야기였다.
은퇴라는 단어 자체가 한 60살 정도 되어 더 이상 일할 기력도 쇠하고 벌어둔 재산도 넉넉하고 자식들도 장성해서 각자 알아서 앞가림하는 정도가 되면 할 수 있는 소리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생각은 모두가 달라서 더 늦게까지 일하길 원하거나 반대로 아직도 창창한데 그만두고 즐기면서 살거라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누가 옳은 삶이라고는 말 못하겠다. 상황과 가치관이 다 다르므로,,,
마흔이면 정말 한창때다. 그런데도 부부가 공히 마흔이 되는 시점에 다니면 회사를 그만두기 위해 상당히 공을 들여 은퇴 작전에 나선 케이스가 있다. 포털 회사에 근무하다 다소 늦은 결혼을 하고 지금은 수도권에 사는 저자 부부. 나이차가 6살 되다보니 남편은 마흔 여섯, 아내는 마흔이 되는 해에 그만둔다고 다짐을 한 상태다, 관건은 경제력이다. 둘은 현재의 경제적 능력과 은퇴를 하고 난 뒤 연로해진 뒤에도 궁핍하지 않을 정도로 살려면 얼마를 벌어둬야 하는 지 세세하게 체크를 하고 준비를 해나간다. 그런 것들이 수치로나마 소개가 되고 있는데 철두철미 해보였다. 예금, 연금, 보험, 부동산, 주식까지... 그런 것들이 은퇴후에도 자신들의 삶을 지탱해줄 무기라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그런 생각을 해봤다. 복권 1등 당첨되면 바로 은퇴해도 될까? 그 돈이면 아무것도 안하고 편하게 늙어 죽을때까지 살 수 있을까? 남는 시간에 하고 싶었는데 시간이 안되서, 돈이 없어서 하지 못했던 배우기를 해볼 수 있을까? 소속이 없는데 사회생활하는데 불리한 점은 없을까? 등등.. 인간은 고민하는 동물이다. 즉흥적인 것 같아보이지만 늘 고민한다. 그리고 문제가 발생하거나 해결되거나 다른 문제를 만들기도 한다.
누군가에게 마흔에 은퇴라는 말은 시샘의 대상일수도, 아니면 철없는 소리라는 얘기를 들을 수도 있는 다소 자극적인 코멘트다. 하지만 이들이 과감하게 지를 수 있었던 바탕엔 부부 '둘'이기 때문에 가능한 게 아닐까 싶었다. 인생설계를 상당히 계획적으로 짜놓을 줄 알고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할 정도의 경제력도 뒷받침 되었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본다. 설사 남는 시간을 주체하지 못할 지경이 되면 남을 위해 사는 것도 좋을 것 같고.. 암튼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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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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