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에서의 죽음은 네 가지 특성을 가진다.
인간은 반드시 죽으며(필연성),
얼마나 살지 모르고(가변성),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다(예측불가능성),
어디서 어떻게 죽을지 모른다(편재성).

우리는 우리가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 하지만 평소에는 죽음을 인지하거나 인정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영혼의 존재를 믿는다. 그래서 사람이 단순한 육체 이상의 존재라 생각한다.
누군가는 종교적 신념 등을 바탕으로 사후 세계가 있다고 믿는다. 때때로 영생을 꿈꾸기도 한다.
영생을 꿈꾸는 것은 어쩌면 우리 인생의 한 줄기의 희망과도 같다. 도저히 나에게 다가올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마음 한쪽에 영생의 가능성을 품고 사는 것이다.
그러나 불치병에 걸리거나 큰 부상을 입고 죽음이 가까이 다가왔음을 알고는 충격에 빠진다.
죽음이란 이렇듯 두려운 존재이고 슬프고 충격적인 사건이다.

저자의 말처럼 영혼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은 그저 놀랍고 신비로운 기계에 가깝다. 우리는 서로 사랑하고, 꿈꾸고, 창조하는 신비로운 기계다. ‘인간’이라는 기계도 언젠가는 수명을 다해서 작동을 멈추는 날이 온다. 모든 기계가 고장이 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삶이 가치있는 이유는 삶이란 시작이 있고 그리고 끝이 있는 유한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죽음을 경험해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죽음이란 슬픈 일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우리가 인사말로 서로가 서로의 장수를 기원하고, 오래 사는 것을 축복으로 여기는 만큼 죽음이란 나쁜 것임이 틀림없다. 그렇다면 반대로 영생은 좋은 것일까. 아무리 좋은 것도 그 정도를 넘어서면 좋지 않은 것으로 변할 수 있다. 그리고 계속 노화하지만 죽지는 않는 삶이 언제까지 축복일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걸리버 여행기의 죽지 않는 나라의 사람들처럼 노년의 끝없는 삶이 고통일수도 있다.

우리가 평소 죽음을 외면하고 두려워했던 이유는 스스로 삶의 가치가 소중하다고 인정하기 때문이다. 죽음이란 삶의 끝을 뜻한다. 사실 사후의 삶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죽음 뒤에는 나의 삶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나의 꿈, 나의 인생, 나의 가족, 나의 친구, 이 모든 나와 이 세상의 연결에서 나만 떨어져 나가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상상할수록 충격적이고 공포스러운 일이다.

우리는 죽음을 생각하기 앞서 우리의 삶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100년 남짓의 삶의 기회를 얻은 것이 얼마나 놀라운 행운인지 알아야 한다. 물론 행운의 기회를 얻었지만 살아있는 것이 항상 즐거울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짧은 인생에 가능한 많은 것을 채워넣으려 노력해야 한다. 인생은 짧다. 하자만 우리가 누려야 할 우리 삶의 즐거움의 가능성은 너무도 다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