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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손원평 저
창비
평균
별점9.3 (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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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탄생부터가 외롭고 불안한 거예요. / p.258



 



세상에 싫어하는 게 많은 사람이지만 그 중 하나를 고르자면 변화일 것이다. 변화는 늘 고요한 상태를 거친 파도의 상태로 바꾸는 게 일상이기에 늘 안정적이고 안전한 무언가를 추구하는 나의 성격과 상반되는 것이다. 긴장하거나 불안한 상황에 이르면 잘하던 일도 실수하는 사람이어서 변화가 심한 일이나 그렇게 만드는 사람들과는 결이 맞지 않는 편이기도 하다. 그런데 아마 인생과 사람 자체가 변화무쌍할 테니 이 또한 모순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손원평 작가님의 장편 소설이다. 두 가지 이유를 염두에 두었다. 첫 번째는 손원평 작가님의 작품인 아몬드라는 소설을 너무 인상 깊게 보았기 때문이다. 성인이 되어 읽게 된 작품이고, 읽은 지 십 년이 넘었지만 줄거리를 주변에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생생하다. 두 번째는 변화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기 때문이다. 변화를 극도로 싫어하지만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해야 되는 게 변화이기에 동기부여의 목적으로 선택했다.



 



작품의 큰 스토리는 김성곤 안드레아의 우여곡절 인생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가 겪었던 실패와 도전, 그리고 성공에 이르기까지 마치 주식의 그래프처럼 왔다갔다 요동을 친다. 첫 시작은 김성곤 안드레아가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위해 오른 다리 위에서 하게 된다. 김성곤 안드레아의 가족과 그의 과거들이 마치 영화처럼 펼쳐지고, 변화라는 사소한 단어에 꽂혀 다리에서 내려온다. 그리고 잘못된 자세를 바꾸는 습관과 자전거로 배달하는 일을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과거 자신의 피자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진석을 만나 서로의 꿈을 응원하는 관계로 발전한다. 결론적으로 김성곤 안드레아에게 이러한 습관들과 행동들은 큰 변화가 되었고, 더 나아가 가족들에게 다시 신뢰를 얻어 행복하게 살 수 있었다. 



 



처음에는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특히, 소설에서 등장하는 주인공의 성격은 다른 이들에게 칭찬보다는 비난을 하는 편인 듯했으며, 자신의 삶은 무조건 실패했다고 말하는 성향이기에 불편했다. 어떻게 보면 자기 연민이라는 감정에 빠진 사람처럼 보이기도 했다. 어떤 면에서는 누구나 볼 수 있는 평범한 가장의 모습을 한 중년의 남자처럼 보였기에 공감이 되지 않았던 점도 있었다.



 



이러한 생각이 바뀌게 되었던 것은 박실영이라는 인물이 등장한 이후이다. 박실영은 어느 학원에서 버스 기사로, 김성곤 안드레아가 배달을 하면서 우연히 보게 되었다. 학원 버스 기사 공고를 내고 면접을 보러 갈 때부터 그를 유심하게 관찰했었는데 항상 웃는 낯이었다. 다소 산만하고 말을 안 듣는 학원 아이들에게도 다정하게 대하고, 비가 와서 기분 자체가 다운되는 날에도 항상 밝은 미소로 학원생들을 맞이했다. 거기에 아이들이 비 맞지 않도록 비닐로 임시 장치를 만들어 배려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김성곤 안드레아는 분명 뒤가 이상한 사람일 것이라는 추측과 함께 그러한 광경에 너무 질투가 난 듯했다.



 



박실영 기사가 앞뒤가 다른 사람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읽으면서도 어떻게 사람이 배려가 넘치고, 또 항상 웃으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아무리 그래도 현실에 일어나는 일들에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을 텐데 말이다. 김성곤 안드레아 역시도 이러한 의문을 가지고 안면식도 없는 박실영 기사에게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고 이유를 묻는다. 박실영 기사의 대답은 그동안 머릿속에 물음표를 띄웠던 시간들을 단숨에 느낌표로 만들었다.



 



하나에 한 가지씩만 하라는 현실적인 조언에서부터 모두가 다 불안하게 살고 있다는 위로까지 어쩌면 지금 살아가면서 세상의 압력을 느껴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또는 변화를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말이지 않았나 싶다. 개인적으로 박실영 기사의 이야기가 내내 뭉클했고, 마치 김성곤 안드레아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마지막에는 참 울컥한 마음을 참으면서 겨우 완독을 했었다.



 



여전히 이 책을 덮은 이후에도 변화는 두렵고, 세상은 불안하다. 아무래도 현실은 바뀌지 않기에 지금 당장은 크게 바뀔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김성곤 안드레아가 그랬던 것처럼 작은 일부터 시작하면서 도전하고, 박실영 기사가 그랬던 것처럼 하나에 하나씩 그리고 보이는 대로 믿는다면 남은 삶에서 조금이나마 태도는 바뀌지 않을까. 읽는 내내 큰 여운과 더 나아갈 수 있는 힘과 해낼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던 최고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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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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