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이끼
  1. 내가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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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의 말
글쓴이
민병일 저
열림원
평균
별점9.4 (7)
향기로운이끼

시멘트 블록이 드러날 정도로 덧칠한 시멘트가 떨어져나간 담 위쪽은 세월에



닳은 게, 내 삶을 보는 것 같다. 삶이란 시간 덩어리도 시간 스스로에게 닳고



헤져 손볼 곳이 많아지는 것처럼. 담벼락이나 인생이나 시간에 침식당할수록



수선할 곳이 많아져 어느 순간, 허물어진다. 안간힘을 써보지만, 시간을 이길



수 없다. -45



 





 



담벼락을 정~말 좋아한다. 방학이 되면 새벽부터 기차를 타고 할머니 댁에



다닌 기억때문인지, 특히 정성들여 쌓은 돌담은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사진



이라도 꼭 찍어야 한다. 그런만큼 '담장의 말'이란 제목을 보자마자 마음을



빼앗겨버렸다.



'흙과 돌과 숨으로 빚은 담의 미학을 생각한다'라는 부제를 보면서, 까마귀가



앉아 있는 책표지가 황토담 같이 느낀건 단순히 기분탓만이 아니리라.



할머니댁 입구에는 가시달린탱자나무 울타리가 있었고 커다란 돌멩이가



군데군데 박힌 황토담이 예뻤던 기억들을 새록새록 되새기면서 읽었다. 



 





 



세월을 품은 담장 사진들이 너무 정겹고 예뼜다. 오랜 세월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을 담장을 그냥 지나치지않고 눈여겨보고 그 사연과 풍경을 담아 낸 작가



만의 아름답고 예술적인 시선에 감탄했고 또 공감하면서 읽었다.



정겨움, 그리움, 아름다움, 세월의 흐름 그리고 바람에 실려 날아든 풀씨들을



외면하지않고 품은 담장 이야기였다.



한적한 시골의 뒷간 담에서 예술 작품을 떠올린다. 정말 놀라울 정도로 닮았고



그것을 놓치지 않은 작가의 이야기를 홀리듯 듣고 있었다. 얼핏 창고담인가



했더니 뒷간담이란다. 환한 햇살이 비쳐든 공간에 신비로움마저 감돌았다.



 





 



담장 아래 동백이 지고 시간이 지고 마음도 지는 순간, 흙마저 붉게 물들이며



흙으로 돌아가는 시간. 아름다움은 잠시 우리 앞에 나타난 기적이다.



동백꽃 지는 담장을 보며 저 돌과 흙이 사람들의 자화상이라고 생각했다. -93



 



흰색 담벼락에 자란 식물들이 한 폭의 그림이 되었다. 멋진 추상화였고 덕분에



파울 클레라는 작가를 비롯한 다양한 작품을 알게 되었다.



요즘은 아파트가 많아져서 담장 보기가 힘들어졌다. 오랫만에 담장을 보고 그



길을 따라 걸어보며 추억에 잠길 수 있었다.



꽃이 피기 시작하는 3월, 따사로운 햇살을 맞으며 걷는다면 더 좋겠다.



시집, 산문집, 사진집까지 출간한 담벼락 방랑자인 작가의 다른 책들도



찾아서 읽고 싶어졌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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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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