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 리뷰

프라즈나
- 작성일
- 2023.3.22
같이의 세계
- 글쓴이
- 최정화 외 1명
니들북
≪같이의 세계≫라는 책을 골라든 이유는 순전히 제목 때문이다. ‘같이’라는 말이 개인적으로 참 좋았기 때문이다. ≪같이의 세계≫는 소설가인 최정화와 에세이스트 일이 두 사람이 함께 만든 책이다. 두 사람이 서로 에세이를 주고받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소설가 최정화는 고양이 먼지, 그리고 식물들과 함께 살고 있고, 에세이스트 일이는 화가인 아내와 함께 살고 있다. 성별도 다르고 직업도 다른 두 사람이 주고받는 에세이라니 신선했다. 책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게 된 이후, 책 속에서 어떤 내용이 펼쳐질지 기대되었다. 책은 <우리 모두 다른 사람>, <사는 모습은 다 비슷한 사람>, <그래서 서로가 필요한 사람>으로 나누어져 있다.
둘이 주고받는 에세이다 보니, 비슷한 주제를 쓸 때도 있고, 다른 이야기를 할 때도 있다. 에세이가 그렇듯이 다루는 주제는 일상적이고 소소하다. 그럼에도 계속 읽고 싶게 만드는 힘이 있다. 두 저자는 서로 비슷한 성향인 듯하면서도 다른 점이 있다. 그런 점이 ≪같이의 세계≫의 매력이기도 하다.
두 저자의 담백하면서도 분명한 삶의 방식이 우선은 좋았다. 남들로서는 조금은 다르게 보일 수 있는 삶의 목표를 설정하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방식을 찾아가는 게 멋있게 느껴졌다. 남들이 사는 모습과 큰 차이 없이 살아가고 있는 나로서는 그 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비록 나 자신이 그렇게 살지는 못하지만, 개인적으로 다양한 삶의 방식을 응원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다른 삶의 방식은 다른 생각을 낳고, 다른 가능성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두 저자의 일상은 우리와 비슷한 듯하면서도 다른 매력이 있다. 내게는 그렇게 느껴졌다.
방송을 보면(우리 일상에서도) ‘다르다’를 ‘틀리다’로 잘못 말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이유로 출연자가 ‘틀리다’라고 말을 하고 있을 때에도, 자막에는 ‘다르다’로 나오는 경우도 있다.(제작진의 노고에 감사) 이건 그냥 단어의 의미를 잘못 알고 사용하는 거라기보다는, 다른 걸 틀리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우리 대부분에게 은연중에 확고히 깔려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책을 읽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와 ‘다른 것’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옳은가? 살아가면서 꼭 해야 하는 일이 있을까? 우리는 마치 숙제를 하는 아이들처럼 남들(사회)이 요구하는 일들을 별다른 거부감 없이 해내고 있다.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취직을 하고, 집을 사고, 아이를 낳고, 거기에 딸려 오는 갖가지 일들을 별다른 불만 없이 해내며 자신도 다른 사람과 비슷한 모습이라는 사실에 안도한다. 그런 안도감으로 인해 수많은 가능성은 시도조차 해보지 못하고 묻히기 마련이다.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 늘 다른 삶을 선택한 이들에게 일종의 경외심이나 부러움 같은 걸 갖고 있다. 그런 이유로 ≪같이의 세계≫의 두 저자를 응원하고 싶어진다. 에세이를 주고받는 시도도 참신하게 느껴졌다. 앞으로도 이렇게 비슷하면서도 다른 두 저자가 함께 만든 이야기를 자주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 속의 사랑스러운 일러스트도 책 읽는 재미를 더한다.
우리는 모두 다르지만 ‘함께’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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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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