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마니
- 작성일
- 2023.4.10
메시지가 왔습니다
- 글쓴이
- 조피 크라머 저
흐름출판
띵! 가벼운 알람과 함께 도착하는 문자메시지는 늘 설레다. 가족, 연인, 친구들과 주고받는 메시지, 혹은 현대인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택배도착 메시지까지. 모든 메시지가 기쁘고 설레는 건 아니지만 메시지를 작성해 발송하고 답신이 오기를 기다리는 시간과 메시지를 읽는 모든 순간의 경험은 소소한 기쁨이다.
그래픽 디자이너인 클라라는 갑작스러운 남자친구 벤의 죽음으로 힘든 시기를 보낸다. 장례식 이후 짧은 휴가를 보내고 회사에 출근하지만 자신을 바라보는 동료들의 위로도 견디기 힘들고 업무도 손에 잘 잡히지 않던 그녀는 벤의 번호로 자신의 심경을 담은 메시지를 보낸다.
경제부 기자 스벤. 여자친구의 바람과 이별, 업무의 슬럼프로 빠진 그는 알람과 함께 한 통의 문자메시지를 받는다. 사샤라는 이름의 사람이 보낸 절절한 사랑고백이었다.
나 역시 책 속 스벤처럼 잘못 발송된 메시지를 받은 적이 있다. 새벽 3시 띵! 알람과 함께 도착한 문자메시지. 절절한 사랑고백을 읽고 잠이 확 달아나며 잠시 고민에 빠졌었다. 중요한 문자인데 잘 못 보냈다고 답신을 보내야 할까. 무시할까. 한참을 고민하다 무시하는 쪽을 택했다. 그러나 소설 속 스벤은 잘못 보낸 메시지임을 알지만 왠지 신경이 쓰이기 시작한다.
소설은 클라라와 스벤의 이야기가 교차하면 한 통의 메시지로 시작된 두 사람의 인연을 담아낸다. 우연처럼 시작해 인연이 되어가는 과정이랄까. 클라라는 계속해서 스벤의 번호로 메시지를 보내고 그 메시지를 읽으면서 스벤은 사샤란 사람에 대해 알고 싶어진다. 물론 다른 사람이 보낸 메시지를 계속 읽는 건 무례한 행동이다. 번호가 바뀌었다고 사실을 답신으로 보내거나 스팸으로 저장했어야 한다. 그러나 때로는 나와는 전혀 인연이 없지만 누군가에게 위안이 된다면 그대로 두는 것도 좋지 않을까.
갑자기 세상을 떠난 연인을 그리워 하는 클라라의 솔직한 문자는 연인의 배신으로 사랑을 잊은 스벤의 냉소적인 마음에 조금씩 온기를 주기 시작한다.
세상은 수많은 우연의 연속으로 이뤄진다. 잘못 보낸 메시지를 연결고리로 우연을 필연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스벤을 보면서 이렇게 안개처럼 다가가는 사랑도 존재할 수 있구나. 모든 것이 온라인으로 연결되어 빠름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에게는 조금은 낯설고 더딘 사랑이지만, 문자로 시작해 실체를 알아가는 그 모든 과정이 얼마나 설레고 조심스러운지. 새로운 사랑의 면모를 보게 될 것이다.
영화로도 제작된다고 하는데 왠지 톰 행크스, 멕 라이언 주연의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과 같은 로맨틱 코미디같이 사랑스러운 영화로 제작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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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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