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y
  1. 이야기를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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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오후도 서점 꿈 이야기
글쓴이
무라야마 사키 저
평균
별점9.2 (10)
Joy

2019년 이른 봄날, 주인공 잇세이와 함께 오후도 서점을 만났던 기억이 있다. 다만 표지를 보고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벚꽃 만발한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잇세이가 오후도 서점을 가꾸고 익숙해져 가는 과정들을 만나지 못해 다소 아쉬움이 남았더랬다.



그랬었기에 이 책이 눈에 띄었을때 나의 가장 큰 궁금증은 주인공 잇세이가 만들어갈 오후도 서점의 모습이, 또 그 공간을 어떤 책들로 채워갈지였다. 그렇다면 과연 <오후도 서점 꿈 이야기>가 이런 나의 궁금증을 해결해줬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올시다 이다. , 조금은 낚였다는 생각마저 들었는데 알고 보니 이 책은 <오후도 서점 이야기> 속편이 아닌 번외편이었고, 내가 궁금해했던 이야기는 속편인 <별을 잇는 손>에 실려 있다고 한다.



 



  # 오후도 서점은 어디에? 나는 낚인걸까?  



   이 책에 수록된 이야기들은 본편 <오후도 서점 이야기>와 속편 <별을 잇는 손>에 이은 번외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p,204 (작가의 말)



 



   오후도 서점을 본격적으로 운영하게 된 잇세이는 도시 서점에서는 생각지 않았던 어려움을 겪게 된다. 하지만 책과 서점을 좋아하고, 선한 마음을 지키고 싶은 이들의 도움으로 새로운 미래로 나아간다. (책날개 별을 잇는 손소개 내용)



 



처음 이 사실을 알았을 때는 조금 당황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책에 실린 네 편의 짧은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어느새 한껏 몰입해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기도 또 괜시리 코끝이 찡해지기도 했으니 이런 낚임(?)’이라면 조금은 당황스러울지언정 기분좋은 반전이 아닐까 싶다.



 



   가을괴담 / 여름, 길 잃은 아이 / 아기 여우의 편지 / 등대지기



 



이야기들은 오후도 서점이 위치한 사쿠라노마치의 산길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우연찮게 그 길을 걷게된 사람들은 마음 한 켠에 묻어둔, 너무나 간절하지만 이제는 만날 수 없는 사람들(, 귀여운 고양이도)을 만나는 기적을 경험한다.



 



   마을 사람이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가씨, 저 산길은 말이지, 오래전부터 가끔 신기한 일들이 일어난다오. 보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사람과 만나기도 해. 이곳에서는 정령 고개라고도 하고 마법 고개라고 하지.” p.161



 



   그런 기이한 이야기 중에서도 잇세이는 산길에서 이 마을에 들어오는 도중에 있는 일명 고개주변에서 일어난다는 신비한 기적에 관한 이야기를 가장 좋아한다. 그 고개 주변에서는 그리운 사람과 만날 수 있다고 한다. p.180



 



책을 읽는 동안 나는 5년 전 내 곁을 떠난, 이제는 내 기억속에서만 인사를 나눌 수 있는 P를 떠올렸다. 그를 한 번이라도 만날 수 있다면 그가 내 앞에 나타날 때까지 하루에 몇 번이라도 사쿠라노마치의 산길을 오르내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 저자는 미야자와 겐지를 오마주 하고 싶었던 걸까?  



저자가 미야자와 겐지를 좋아하는 건가? 첫 번째 이야기인 가을괴담에서는 미야자와 겐지가 작사한 동요를 언급하더니 두 번째 이야기 여름, 길 잃은 아이에서는 좀 더 본격적으로 <은하철도의 밤>의 이야기와 등장인물의 상황을 연결시켜 이야기를 전한다. 내게는 아련한 서글픔으로 남아 있는 <은하철도의 밤>, 그래서일까, 나는 네 편의 이야기들 중 두 번째 이야기가 가장 마음에 닿았다. 읽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아 훌쩍거릴만큼.



 



   괴담과 공포만화만 가득했던 누나의 책꽂이 한편에 단 한 권, 아름답게 장정된 미야자와 겐지의 <은하철도의 밤>이 꽂혀 있던 것이 생각났다. 누나도 조반니처럼 멀리 떠난 아빠가 돌아올 날을 기다리던 것을 떠올리며. p.100



 



   “밤하늘에 은하수가 저렇게 보인다면 미야자와 겐지와 마츠모토 레이지가 하늘에 날아다니는 기차 정도 달리게 할 법도 하지.”



   사이좋은 친구 조반니와 캄파넬라, 그리고 해난 사고로 죽은 형제들을 태우고 기차는 별의 바다를 달렸다. 먼 미래 고아 소년 철이는 영원히 사는 기계 몸을 구하기 위해 수수께끼 여인 메텔과 은하철도 999의 손님이 되었다. p.111



 



   보이지 않을 뿐이지 도시의 하늘에도 별의 바다는 빛나고 있고 은하수는 흐르며 어쩌면 하늘을 나는 기차가 달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p.111



 



  # 그러면 왜 이런 신비한 일이 벌어지는걸까?  



산길을 걷다가 꿈속의 일이 현실이 되거나 이젠 마주할 수 없는, 부재하는 이들을 만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저 소설의 영역이니 그럴 수도 있다 고개를 끄덕이면 될까? (많은 이야기들이 그러하듯이)



친절하게도 저자는 그 이유를 네 번째 이야기에 숨겨놓았다. 이 곳에 펼쳐놓고 싶은 마음은 굴뚝이지만 이 책에 대한 스포일러가 될 듯하니 이만 함구하려 한다. 다만 예상치 못했던 반전이 있다는 것만 살짝 귀띔해두는 것으로 말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오후도 서점이 궁금해서 읽게 된 이약기인데 정작 오후도 서점이야기는 많이 담겨있지 않아 조금은 당황스러운 책읽기였다. 하지만 봄날 마음 따스한 이야기들을 만났으니, 그리고 결국은 내가 궁금해 했던 <오후도 서점 이야기>의 속편인 <별을 잇는 손>을 구매했으니 흠..적고보니 결국은 기분좋게 낚인건가? 다시 생각이 들기도 한다.



 





 



*기억에 남는 문장



도오루, 책을 읽는다는 건 다른 사람의 인생을 경험하는 거야. 자신이 아닌 누군가의 인생을 헤아리고 그 마음으로 살아보는 것이지. 그건 정말 멋진 일이란다. 마법 같지 않니? 사람은 책 한 권을 읽을 때마다 분명 그 책만큼 너그러워진다고 믿어.” p.22



 



지켜주겠다고 하는 사람이 있고, 지켜주고 싶은 사람과 마을이 있다. 친구의 슬픈 과거를 마치 자기 일처럼 여기고 울어주는, 친구가 있다. 그러니 이제 괜찮다, 도오루는 미소 지었다. 나는 지금 행복하다, 그러니 이제 괜찮다. p.31



 



과거는 그저 사라져가고 잊혀가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았어.”



숨을 깊게 내쉬고는 조용히 미소 지었다.



과거는 언제나, 추억은 언제나, 내 뒤에 있다. 수호신처럼 함께 있다. 나는 혼자가 아니고 추억 속에 사는 모두도 혼자가 아니다. 존재는 허무하지 않다. 내가 잊지 않고 있으니까. 함께 미래로 가고 있으니까.”..(중략)..모두 사라지지 않았다. 죽은 것 같지만 영원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존재에 의미가 없다는 건 거짓말이다. 무력하게 보이는 것도 사실은 무력하지 않다. 118



 



세상은 불안정하고 부의 불균형은 심각한 상태고, 노력해도 꿈을 이루리라는 보장도 없고, 행복이 무엇인가 고민해야 하는 시대에 과연 어떤 책이 만들어지고 팔리고 읽히는 세상이 될지. 어떤 말과 문장이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고 위로하며 살아남을지.” p.168



 



아빠는 어린 그에게 세상 한편에서 작은 등불 같은 사람이 되어달라고 말했다. 세상에 이름을 남길 만한 훌륭한 사람이 아니어도 좋고 유명해지지 않아도 상관없으니 그저 자기 힘으로 세상 구석구석을 밝히는 사람이 되어달라고. pp.183-184



 



아무튼 인간은 똑똑해 보이지만 조금 멍청하다고 앨리스는 생각한다. 심지어 둔하기까지 하다. 그래서 고양이들이 곁에서 챙겨주지 않으면 안 되었다. p.201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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