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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후문화
- 작성일
- 2023.4.21
초기업
- 글쓴이
- 마이클 프렌티스 저
안타레스
저자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의 4개 회사에서 일을 했고 이 책은 그중 마지막 2014년부터 2015년까지 몸담았던 가칭 상도그룹을 주 대상으로 하고 있다.
비록 회사명을 가명처리했더라도 조금만 찾아보면 바로 알 수 있는 회사인데 근무 경력이 1년 가량이고 주 업무도 HR 쪽이라 다양한 경험을 하기는 어려웠을것이다. 저자가 서문에서도 밝혔듯이 한국사람들이 훨씬 잘 알고 있눈 부분도 있고, 오해하거나 잘못알고 있는 부분도 있을것이다. 또한, 2015년 까지의 경험이기 때문에 그 뒤로 급격히 변한 세대문화, 기업문화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부분도 분명히 존재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지 않고 보면 눈살을 찌푸리며 읽은 분들도 많으실 듯 하다.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구별과 참여인데 이를 세분화한 몇가지 키워드별로 보자면
첫번째는 지주회사이다 지주회사는 90년대말 지주회사금지조치철회로 지주회사 체제가 출현하게 되었다. 지주회사의 출현으로 대기업들이 정부,주주,금융시장에서 투명해 지는 효과가 있었고, 그룹의 지배구조는 피라미드 형태가 되었다. 또한, 지주회사는 기업 오너의 소유권 확장,위임의 역할을 수행하며 그룹내 기회를 발굴하고 확장가능한 신규영역을 탐색한다.
지주회사는 기업형태의 최소 유형으로 이해관계없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것이지만 소유의 대상이나 주체로 사람은 없고 권력만 남아있는 곳, 즉 새로운 이해관계가 형성되는 곳이다.
두번째는 구별짓기이다. IMF를 기점으로 기업문화는 수직적 문화에서 수평적 문화로 변화되기 시작했다. 호칭을 통일하고 의사결정에 필요한 승인회수를 줄여 업무효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직원들의 사기진작 문제로 폐지되고 다시 직급제로 전환되었다고 한다. 여전히 직급, 호봉 상승에 대한 보상심리가 우세하다는 것이지만 최근 MZ세대의 직장문화는 직급이나 호봉에 관심이 줄고 상명하복이 아닌 수평적 업무관계를 훨씬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세번째는 세대차이이다. 낡은 자본주의 정신을 대표하는 4-50대 남성관리자를 대상으로 이들은 쩍벌남,아재개그 등으로 희화화되고, 거친 말투, 반말, 유행에 뒤떨어지 패션, 감정기복, 지나친 음주와 흡연, 뇌물수수와 갑질등으로 혐오감으로 가득찬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이에 비해 젋은 직원들은 성실하고 진취적이며 인의 의견 비판을 잘 수용한다는 이미지를 가진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이러한 전형적 이미지의 남성 관리자는 찾기 어렵다. 이러한 이미지가 강조된건 나이든 관리자라는 유형을 한국 자본주의 사회의 낡음을 대표하고 사회적,경제적 비난의 대상으로 기호학적 의미를 갖게 하는 것이다. 직장생활의 전면적변화와 부정적 요소의 근절이 느리고 고르지 못하게 진행되는 원인으로 표적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사실 변화가 느린 이유는, 기업에서 변화를 위한 평가를 진행할 때 지나친 변화라는 리스크를 발생시키지 않을 다소 전형적이고 규범적인 이해를 평가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위르겐 하버마스의 공론장 개념을 예로 들고 있다.
최근의 4-50대 남성 관리자들의 이미지는 많이 다르다. 현재의 4-50대는 X세대를 거친 진취적이고 긍정적이며 소통에 적극적인 경우가 많다. 이들이 기성세대와 MZ 세대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주는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으로 주주총회에서 총회꾼이라고 표현되는 방해꾼들 이야기가 나온다. 여기서는 한국의 소액주주들을 오해, 폄하하는 내용이 많아 불편한 파트였다. 여러 기업의 주식을 조금씩 소요한 개인주주들이 기업을 협박해 개인적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주주총회를 방해하는데 기업에서 이들에 대응하기 때문에 효과적인 소통이 어려워진다.
퇴근 후 친목활동은 음주를 동반한 회식이나 스크린골프 등을 예로 들어 침장의 선호를 따라 획일적으로 진행되는 문제점을 들고 있다.
직장생활은 기업이 구별짓기를 정제하고 관리하기 위해 노력하는 곳이며 이에 따라 다양한 조직의 개편과 관계의 변화가 일어난다. 이 책은 조직의 개편 방향이나 관계의 변화 방법 같은 해법을 제시하지 않는다. 현상에 대한 보고서라고 보면 좋다. 그래서인지 문장 자체도 읽기 편한 스타일이 아닌 보고서를 읽는 기분이 들 정도로 건조한 느낌이 강하다.
불편한 시선을 걷어내고 외부의 시선으로 본 한국의 기업문화에 대해 되짚어본다고 생각하고, 불편하거나 안 좋았던 모습들 중에 지금은 많이 바뀌었음에 대한 위안도 삼으면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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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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