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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지속 불가능한 불평등
글쓴이
뤼카 샹셀 저
니케북스
평균
별점8.7 (6)
원곡변

아담한 사이즈에 예쁜 표지가 눈에 띈다. 표지를 둘러싼 토마 피케티에 이은 세계적인 스타 경제학자 뤼카 샹셀의 불평등과 환경위기를 동시에 돌파할 긴급하고 대담한 제언!”이란 문구도 설레게 한다.



 



이 책은 경제적 불평등의 원인과 해법을 살펴보면서, 경제적 불평등이야말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로 대표되는 환경 불평등의 원인임을 지적한다. 그런데 경제적 불평등과 환경 불평등을 동시에 타파하는 방안은 쉽지 않은데,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방안이 곧바로 환경 불평등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이어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은이는 어떤 해법을 제시하고 있는가?



 



먼저 김병권의 해제를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이 책을 고른 이유 중 하나). 환경불평등의 모습을 5가지로 분석하고, 그 해법을 3가지로 제시하는게 이 책의 큰 틀임을 알 수 있다. 본문 중 2부와 3부에 해당한다. 1부는 경제적 불평등과 환경불평등의 관계에 대해 고찰하는데, 특히 불평등 해소와 환경보호는 대립적이지 않고 한꺼번에 풀 수 있는 문제라는 명제에 중점을 두고 있다.



 



1장에서는 경제적 불평등 수준이 민주주의를 위기에 몰아넣고 사회를 병들게 하며 경제에 해를 입히고 환경을 파괴하는 양상을 보여줌을 논증한다(38). 논증과정에 다양한 연구결과와 도표가 제시된다. 가령 인도에서 실시한 연구에서 본인이 카스트 제도 어디에 속하는지 답하게 한 후 측정한 수학문제 풀이 시험에서 빈곤층의 점수가 현저히 낮아졌음을, 미국에서 실시한 연구에서 흑인에게 인종이 무엇인지 답하게 한 후 문제풀이 능력이 현저히 낮아졌음을 인용한다. 이를 통해 빈곤층 아이들에게 초등교육을 무상 제공하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사회적 불평등이 교육 외부에 여전히 존재하는 이상, 학업 불평등도 사라지지 않는다.”(51)는 명제를 논증한다. 또한 쿠츠네츠는 불평등이 경제성에 미치는 여파를 연구한 것이 아니라 그 반대(59)임을 지적하기도 한다. 2장에서는 지니계수의 한계를 밝히면서 소득격차가 훨씬 심각함을 보여준다. 이러한 양극화는 기술혁신, 무역 세계화, 금융 세계화보다는 사회국가의 쇠퇴 때문이다. 부유한 자들의 정치적 결정력이 강화되었기 때문임을 지적한다.



 



2부에서는 천연자원에 대한 접근의 불평등, 환경 파괴의 결과에 대한 노출의 불평등, 환경자원 파괴에 대한 책임의 불평등을 살펴본다. 3부에서는 환경보호 정책에서 비롯되는 결과에 대한 불평등을 시정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천연자원 관리와 관련된 의사결정에 대한 접근의 불평등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논의한다. 그런데 환경불평등이 사회적 불평등을 가져온다는 사실은 입증하기가 어렵다. 인과관계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지은이는 도구 변수기법을 소개한다. 예컨대 미국에서 납 성품 페인트 도색을 금지하는 정부 규제 도입후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학업 능력을 조사한 결과 격차가 규제 이전 60%에서 규제 이후 38%로 줄었음을 보여준다(155).



 



3부에서는 탄소세 도입 등을 바탕으로 한 대규모 공공인프라 도입을 주장한다. 예컨대 스웨덴은 1970년대부터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도시 난방 네트워크를 대대적으로 개발하였는데 이후 1990년대 초에 탄소세가 도입되면서 에너지 가격이 상승했을 때도 이 난방 네트워크 덕분에 에너지 공급원을 바꾸기 수월했던 터라 빈곤층에게 재정적 불이익이 없었다고 한다. 또한 난방 네트워크는 지자체와 연계된 공공기구가 관리하고 소유한다(213), 이를 통해 에너지의 공공성과 취약계층 보호, 탄소세를 통한 불평등 완화라는 정책목표를 모두 달성했다는 설명이다. 그 외에도 흥미로운 사례가 실려있다.



 



어찌보면 상식적인 이야기인데 이것을 학문적으로 풀어가기는 쉽지 않다. 불평등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경제적 불평등과 환경불평등을 어떻게 측정하고 수치화할 것인가, 정책수단과 그 효과는 무엇을 기준으로 선별한 것인가 등등. 그럼에도 이 작은 책은 비교적 매끄럽게 그러한 어려움을 돌파하고 있다. 주제가 주제이다보니 한번 읽어서는 얼개를 파악하는 정도이고 세부사항간의 정합성을 따져볼만한 수준은 안 되지만, 적어도 경제적 불평등이 환경 불평등을 초래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고, 경제적 불평등과 환경불평등을 동시에 헤쳐나갈 해법은 존재하며, 결국 대다수 시민들의 정치적 실천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주장에는 어느 정도 수긍할 수밖에 없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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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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