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평

yuyouting
- 작성일
- 2023.5.24
인지심리학
- 글쓴이
- 존 폴 민다 저
웅진지식하우스
저자는 들어가는 글에서 마음의 작동 방식에 대해 서술하며 우리의 '뇌'를 '식기세척기'에 비유했다. 접시를 잘 진열해서 문을 닫으면 세척이 되어서 깨끗한 접시가 나오는 식기세척기. 중간에 벌어지는 일련의 과정은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의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관해 우리는 제대로 알 수 없다.
동시통역사로 일을 하다 보면 '뇌'에 대해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통역이란 단순히 A 언어를 B 언어로 치환하는 것'(입력 → 출력)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보다는 훨씬 더 복잡하고 엄청난 메커니즘이 불과 1초 안에(길어봤자 3초 안에, 3초보다 지연되면 통역 업계에서는 '사고'라고 표현한다) 일어나는 과정이라고 설명해야 적절할 것이다.
듣기 → 이해하기 → 단기 기억에 저장하기 → 기억 속 언어의 표현을 비교하고 결정하기 → 결정 기준 마련하기(오역 없는, 누락 없는, 원문에 충실한...) → 말하기
9장 언어와 사고에서 다룬 내용이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언어는 모호성으로 가득하다. 따라서 우리의 인지 시스템이 그런 모호성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이해하기란 굉장히 어려운 문제다.
본문 350페이지
우리는 자신에게 말을 걸어 무언가에 대한 찬반을 숙고해본다. 연역적인 추론에서, 타당한 주장과 타당하지 않은 주장을 구별해내려면 언어 사용이 정확해야 한다. 언어 사용은 맥락이나 틀을 제공함으로써, 결정이 내려지면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똑같은 결정이라도 (언어 사용에 따라) 유익한 선택이라고도 잠재적 손해라고도 규정될 수 있다. 언어적 내용과 의미는 결정의 행동 결과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본문 370페이지
양 언어의 사이를 방황하면서 양 언어를 자유자재로 사용하기 위해 훈련하는 과정에서, 언어를 기반으로 하는 생각(사고방식)에는 분명 차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체감한다. 일례로, 모국어가 아닌 중국어에 더 많이 노출되었던 환경에서는 무의식이라고 불리는 '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중국어로 대화를 나누었다! 그 당시, 나의 생각을 구성하는 언어는 중국어가 아니었을까 짐작해 본다. 지금은 모국어가 훨씬 편하다. 하지만 여전히 숫자를 세거나 가끔 혼잣말을 할 때는 자각하지 않고 중국어를 사용한다. 나의 '뇌와 마음'에는 두 개의 상이한 사고하는 방식이 상호작용하고 있는 것일까.
저자는 무려 13장, 52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으로 인지심리학에 대해 친절히 설명했다. 각종 사례를 통해 우리의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뇌의 상이한 영역들이 행동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심리학과 인지과학의 배경을 소개하고 우리의 생리 기능이 진화를 통해서 어떻게 감각 입력의 세계에 빠르고 매끄럽게 구조를 부여했는지, 또한 기억이 어떻게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기억과 경험이 어떻게 우리가 판단하고 결정하게 하는지를 설명했다.
겉핥기 식으로 1회독을 완료했지만, 나의 제한적인 뇌와 지식으로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방대한 내용이어서 나중에 다시 꼼꼼히 찬찬히 한 챕터씩 읽어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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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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