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518
  1. 셀수없는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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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일기 쓰는 법
글쓴이
조경국 저
유유
평균
별점8.8 (24)
ne518

     

 



 



 



 아주 가끔 글쓰기 책을 보기도 한다. 다른 건 내가 바로 쓰기 어려워도 일기는 바로 쓰지 않을까 싶어서 이 책을 봤다. 본래 쓰기는 하지만. 더 잘 썼으면 해서 이 책 《일기 쓰는 법》을 만났다. 일기 쓰는 법 어렸을 때 배웠던가. 많은 사람이 숙제로 일기를 처음 썼겠다. 나도 그런 것 같다. 그림일기 잘 생각나지 않는데, 그런 것도 썼던가. 그림을 못 그려서 그때도 별로 안 좋아했을 것 같다. 그림일기 쓴 기억 조금 나기도 한다. 시간이 흐르고는 줄만 쳐진 일기장에 썼다. 검사 받는 일기. 그것도 다른 때보다 방학숙제로 썼다. 바로 바로 안 쓰고 밀려서 써서 힘들었던 기억이. 그게 어느 정도나 이어졌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그때 지나고도 일기 썼다. 중학생 고등학생 그 뒤로도. 그 일기장 이제 없지만. 읽어봐도 별거 없겠지만, 없어져서 아쉽다.



 



 일기는 날마다 쓰는 걸 텐데, 지금은 날마다 안 쓰고 어쩌다 한번 생각나면 쓴다. 가끔 써도 다르게 쓰면 좋을 텐데, 다른 날과 다르지 않다. 그렇게 쓴 것도 오랫동안 일기 쓴 걸까. 이 책을 쓴 사람뿐 아니라 여러 사람이 일기를 쓰다가 여러 책을 썼다는데, 내가 쓴 일기는 그럴 일은 없겠다. 재미없어서. 여기서는 누구를 만나고 뭘 먹고 어디에 가고 뭘 했나를 써 보라고 했는데, 난 만나는 사람 없다. 먹는 것도 없고. 집에서 커피나 과자를 먹기는 하는구나. 하는 것도 그저 책읽기 정도밖에 없다. 참 단순하게 산다. 그게 낫기는 하다. 이것저것 하거나 누군가를 만나야 한다면 힘들 거다. 내가 이렇구나. 그냥 별 일 없이 하루하루 사는 게 좋다. 이러면 쓸 게 없겠다.



 



 한때 일기가 글쓰기에 도움이 된다는 말을 보고 날짜가 적힌 일기장 한쪽을 하루도 안 빠뜨리고 쓰기도 했다. 그때는 지금보다 덜 단순하게 살았던가. 날마다 갈 곳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꼭 어딘가에 가고 누군가를 만나야 일기 써야 하는 건 아닐 거다. 그냥 쓰고 싶은 거 쓰면 되지 뭐.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일기 잘 못 쓰는구나. 일기장 따로 없고 공책에 쓰다가 2023년에는 일기장에 쓴다. 지난해에 2022년부터는 일기를 잘 써 볼까 생각한 적 있는데, 2022년 시작부터 영 아니어서. 일기는 아니어도 책을 보면 쓴다. 이것도 잘 못 쓰지만. 잘 못해도 꾸준히 하는 게 어딘가 싶다. 잘 하려고 하기보다 즐겁게 하는 게 좋겠지. 일기 쓰기도 다르지 않다.



 



 예전엔 일기 쓰는 펜 따로 있었는데, 지금은 없다. 만년필로 일기 쓰는 사람도 있고, 이 책을 쓴 조경국도 만년필로 쓴단다. 어쩐지 부럽다. 예전에는 일기 자주 써서 글씨가 괜찮기도 했는데. 지금은 일기 쓰는 글씨체 별로다. 볼펜으로 흘려쓴다. 글씨는 날마다 쓰기는 한다. 연습장에 쓴 걸 공책에 옮겨 쓸 때는 천천히 쓴다. 어렸을 때는 정자체도 썼는데. 그 글씨체 오래 안 썼더니 지금 쓰면 별로다. 연습을 해야 나아질 텐데. 한번 글씨체를 바꿔 보려고 했는데 잘 안 됐다. 내가 바꾸려 했던 글씨체는 편지 쓸 때 쓰는 거다. 어쩌다 보니 편지 쓸 때는 조금 기울여서 쓴다. 그게 오래돼서 바꾸기 어렵다. 펜에서 글씨체로 넘어오다니. 편지 쓸 때 쓰는 펜은 동아 파인 테크 0.3 그린과 바이올렛이다. 종이(편지지)에 따라 가는 펜 굵은 펜 쓰면 좋은데, 굵은 펜(동아 미피 향기나는 중성펜 0.5 그린)은 안 보인다. 별걸 다 썼다. 평소에 막 쓰는 볼펜은 모나미 153 0.7이다. 연필이나 샤프펜슬도 쓴다. 이건 일기 쓰는 게 아닌데. 이 말은 《아무튼 문구》(김규림)를 읽고 써야 했던 거구나.



 



 손으로 글을 쓰면 문구에도 관심 갖지 않나. 난 즐겨쓰는 공책 없다. 예전에도 들었던 미도리 노트가 여기에도 나왔다. 몰스킨 다이어리 한번도 안 써 봤지만 비싸다는 건 안다. 조경국은 몰스킨 다이어리에 일기 썼는데, 만년필로 쓰면 뒤에 비쳐서 자신이 만들어서 쓴단다. 브루스 채트윈 책 《송라인》에는 더는 몰스킨 노트를 구하지 못할까 봐, 평생 쓰려고 100권 주문하는 장면이 나온단다(60쪽). 그 이야기 다른 데서도 본 것 같다. 그 마음 나도 알겠다. 예전에 난 문구점에 가면 두꺼운 공책을 여러 권 샀다. 지금은 두꺼운 공책이 잘 안 나오고 얇은 것도 비싸다. 일기장으로 쓰려고 산 건 아니지만. 몇 권 사둔 공책이 아직 있어서 다행이다. 글은 써야 하는데 공책과 펜만 준비하고 안 쓰기도 하겠지. 글은 종이와 연필만 있으면 되겠다. 일기는 다른 글보다 조금 편할 거다. 나도 앞으로 일기 즐겁게 써야겠다. 날마다 못 쓰고 어쩌다 한번 쓴다 해도. 2023년부터 날마다 써 보려 했는데.



 



 사람은 책을 읽지 않고 글을 쓰지 않아도 사는 데 별 문제 없다. 나도 한동안 아무것도 안 한 적 있기도 하구나. 그냥 하기 싫어서. 편지랑 일기는 조금 썼던가. 아무것도 안 쓰지 않았구나. 책 안 읽고 글 안 쓰는 것보다 책 읽고 글 쓰는 게 나은 것 같다. 일기를 쓰고 하루를 되돌아 보는 것도 중요하고, 잊고 싶지 않은 일을 적어두는 것도 중요하겠다. 난 그런 일 거의 없지만. 뭐든 적어두면 그게 좋은 기억이 될지도. 시간이 지나고 우연히 예전에 쓴 일기를 보고 이때 이런 일이 있었구나 하는 것도 재미있겠지. 멋진 하루 못 보내면 어떤가. 단순한 하루하루도 소중하다.







희선









☆―



 일기를 꼬박꼬박 쓴다고 삶이 달라지지는 않는다고 먼저 말해두고 싶군요. 대신 일기를 쓰는 동안 ‘자신’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만으로도 일기를 쓸 까닭이 충분하지 않을까요. 하루 내내 이런저런 일이나 사람들하고 관계에 치이고 시달리다 보면 스스로를 되돌아볼 시간도 없기 마련입니다. 자신도 모르게 세월이 흐르고 더는 이런 생활이 힘들 때가 되면 ‘내가 지금 뭐 하고 있지?’ 하고 질문하게 됩니다. 이 질문에 정해진 답이 있는 건 아니죠, 하지만 잠시라도 생각하고 답할 시간이 있어야 합니다. 나를 돌아볼 시간입니다.  (71쪽)





 일기는 과거를 잊지 않게 하는 도구이자 앞날을 준비하는 작은 디딤돌입니다.  (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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