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F/Fantasy

Kel
- 작성일
- 2023.7.2
페퍼스 고스트
- 글쓴이
- 이사카 코타로 저
소미미디어
제목부터 이야기하자면, 반전에 대한 상당분량의 스포일이 될 수 있어 리뷰에는 뺀다. 하지만 책을 사서 읽기로 결심한 분들은 책뒤지의 설명을 읽으셔도 괜찮겠다.
이야기는 세사람의 시점에서 시작된다.
먼저 단선생님, 그는 한 여중고의 국어선생님이다. 그는 평범한 사람이지만, 아니 보이지만, 사실 할아버지, 아버지대를 걸쳐 물려받은 초능력이 있다. 그것 타인의 비말감염으로 그 타인의 하루 가장 하일라이트되는 시점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걸 '선공개영상'이라고 부른다. 그는 어느날 자긴에게 접촉한 사토미를 통해 신간센사고를 만날 것임을 알아채고 이에 대한 경고를 애둘러 해준다. 결국 이 사고를 피해간 그를, 사토미의 아버지이자 테러내응 내각부 소속 요원이던 사토미 핫센이 만남을 요청한다.
한편, 국어선생님인 단 선생님은 후토 마리코란 학생의 소설을 읽어봐주는데, 진행되는 내용 속의 등장인물 러시안 블루와 아메쇼 (사람이지만 좋아하는 고양이의 이름을 각각 붙였다.)은 나름대로의 시간을 진행해가면서 우리에게 그들을 보여준다. 고지모, 즉 고양이를 지옥으로 보내는 모임이라는 끔찍한 집단에게 사랑하는 고양이를 잃은 어떤이가 로또에 2번 당첨되어 10억엔을 내놓고 이들에게 고지모에 연관된 인물들에게 복수를 해달라고 했던 것이다. 염세주의자인 러시안 블루와 긍정적인 아메쇼는 하나씩 복수를 해가면서 자기들이 누군가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다 단선생님과 이 러시안블루, 아메숏이 만나게 되는데....
그리고 한편, 테러로 관련된 이들이 다 죽게된 과거의 카페 다이아몬드 사건의 피해자 가족모임의 나루미 효코의 시선으로도, 단선생과의 만남이 이어지는데...
메타픽션이라 철저히 세계가 분리될 줄 알았는데, 글자들의 2차원이 3차원이 되며 마침 읽는 이와 마주치게되는 세계관이라니..하하하, 정말 귀엽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중에는 [소설보다 이상한]이란 작품이 있다. 여기에 등장하는 세무공무원은 정확히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사랑에 빠지고 그리고 자신이 소설의 인물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그때 그 작품을 보면서, [시애틀의 잠못드는 밤]과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떄]의 각본가 겸 제작자 노라 에프런의 [내인생은 로맨틱 코메디]라는 책도 읽으면서, 내 인생은 어떤 장르가 되었으면 좋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은 카페 다이아몬드 사건의 피해자들과 니체의 짜라투스투라 이야기를 하게 되고, 자신이 바라보는 '선공개영상'이 니체의 '영원회귀성'에 따른 다음 회차수를 미리 보고 있는것이 아니가 해석을 한다. 그러면서 이들은 가슴이 찢어지도록 사랑하는 이를 잃은 지옥같은 이 인생을 다시 살아가야 한다는 니체의 사상에 진절머리를 낸다.
하지만 니체는 ...인생을 살며 영혼이 떨릴 만한 행복을 한번이라도 경험했다면, 그떄만이 아니라도 영원한 인생이 필요하단 걸 느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어떤 소설에서는 그 등장인물에게 너무나도 동화가 되어서 그녀가 떠날때 그 이후 잘살았는지가 너무 궁금했다. 작가에게 전달할 수 있다면, 속편도 써달라고 하고 싶을 정도였다. 그렇게 소설의 등장인물은 나에게는 가끔 3차원의 인물로 다가오지만, 사실 보통이이에겐, 보통처럼 읽으면 이것들을 모두 2차원적인 문자의 나열일 뿐이다. 하지만, 작가의 작품에선 본인들이 소설의 등장인물을 인지하면서 3차원으로 나서게 되며 현실진행중인 사건에 관여하게 된다. 그 부분이 꽤나 짜릿하다.
그리고, 암울하게 느껴지던 니체의 말 속에 이런 것들이 있다는 것을 깨달은 등장인물들 (이제는 나에겐 살아움직이는 3차원 같은 말썽꾸러기들. 자이언츠와 이글즈 대결얘기가 나와서 야구에 빠진 나에겐 더욱 재미있고 몰입력을 높여주었다) 의 모습들과 책을 다 읽은 나는 맨 앞의 저자의 글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 이 소설속 주인공은 미래를 볼 수 있지만. 현실에서 미래는 항상 불투명합니다. 하지만 이 소설을 읽는 동안에는 피로와 불안을 모두 잊고 즐기시기를 바랍니다. 좋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고 저 또한 생각하고 싶습니다.....라고.
2차원의 인물이 3차원이 되는 가운데, 3차원은 나는 2차원의 세상에 들어가 현실의 불안함을 잊어버렸다. 책 덕분에 읽는 동안은 아무생각없이 즐거웠다.
이 세상의 비애는 깊다. 기쁨은 깊은 고뇌보다 더 깊다. 비애가 말한다. 사라져라! 그러나 모든 기쁨은 영원을 소망한다... 니체
- 좋아요
- 6
- 댓글
- 0
- 작성일
- 2023.04.26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