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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i6884
- 작성일
- 2023.7.9
꼬리에 꼬리를 무는 한국경제사
- 글쓴이
- 김정인 저
휴머니스트
『꼬리에 꼬리를 무는 한국경제사』 저자 김정인, 휴머니스트, 2023년
이 책은 한국경제의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책이다. 우리나라의 경제 이슈와 관련된 과거의 사건들을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으로 연결하고 비교하며, 현재와 미래를 이해하고 예측하는데 도움을 준다. 부동산, 금융, 노동, 무역 등 다양한 경제 분야를 다루고 있다. 각 분야 별로 핵심 사건들을 선정하여 그 배경과 영향을 설명한다. 그리고 그 사건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왔는지 이야기한다.
# ‘천당 위의 분당’이 원래는 빈민가였다고?
...1960년대 정부의 저곡가 정책이 나비효과를 부르고 다시 나비효과를 불러서 오늘날의 성남이 탄생했습니다. 농사를 지으면 지을수록 가난해지니 사람들이 농촌을 떠나 서울로 와서 일자리를 찾았고, 일자리를 찾다 보니 살 곳이 없어서 무허가 판자촌을 지었고, 무허가 판자촌이 문제가 되니 정부가 이를 철거하고 사람들을 황무지로 이주시켰고, 철거 및 이주 과정의 부당함에 맞서 저항하는 과정에서 성남시 특유의 거친 정체성이 생겼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오늘날의 성남은 도시 안의 산업단지 성격과 높아진 도시 소득, 서울보다 비싼 아파트를 가진 도시로 자리 잡았습니다.
# 세계 유일의 전세 시장 탄생기
... 한국전쟁이 휩쓸고 간 이후...정말 모든 게 파괴... 그 무엇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 세입자의 신분도 의심스럽고 치안도 믿음직스럽지 못했죠. 그러니 집주인은 집값의 반 이상 되는 목돈을 먼저 받아두는 게 마음 편했습니다. 마음만 편할까요? 자산 증식의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목돈을 받아 이런저런 사업에 투자하거나, 집을 더 사서 또 다른 셋집을 만들 수도 있었겠죠. 집값이 계속 뛰니까 전세금을 받아 집을 사뒀다가 되팔면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지 않았겠어요.
...과거를 보러 온 선비며 벼슬 살러 이사 온 양반들 때문에 조선시대부터 주택임대차 시장 비슷한 것이 있었던 서울에서도 같은 현상이 일어납니다. 그러니까 세를 내준 다주택자로서는 전세가 사적으로 받은 주택담보대출이나 마찬가지예요.
...전세 수난 시대라는 이야기인데, 앞으로도 월세 거래비중이 늘어나고 전세 거래 비중은 줄어들겠지만 전세가 단기간에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거예요. 전세가 사라지려면 현재 전세를 주고 있는 모든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자금을 돌려줘야 하는데, 전세보증금으로 받은 목돈들 대부분은 갭투자에 활용되느라 어딘가 묶여 있을 테니 말이에요.
# 저 신뢰 사회가 치러야 하는 비용
... 서로를 믿지 못하는 저신뢰는 문화적 문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경제적인 맥락을 품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시장거래는 신뢰를 기반으로 이뤄지므로 이렇게 사고가 잦거나 문화적으로 충돌하는 문제가 생기면 비어 있는 신뢰를 채우기 위해 그만큼의 비용이 더 듭니다. 이렇게 문화와 경제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저신뢰 사회가 치러야 하는 비용은 이 것뿐만이 아닙니다. 사회에 만연한 부정부패와도 연결 지어 생각해 볼 수 있죠. ‘유능하면 조금 부정부패와 비리는 괜찮아!’라는 사고방식이 위험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장기적으로 엄청난 비용으로 돌아오거든요. ‘믿을 수 있는’ 상품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장치와 가동인력 등이 필요하니까요. 그래서 시장에는 명확한 규제가 필요하고, 그 규제를 어길 땐 강력한 처벌이 뒤따라야 합니다. 미래의 더 큰 비용을 막기 위한 현재의 작은 노력인 셈이죠.
이 책의 장점은 책의 언어가 표현이 쉽고 친근하다. 뉴스에서 듣는 딱딱한 언어가 아니라 유머와 비유를 잘 활용하여 경제사를 재미있게 풀어낸다. 그러면서도 책의 구성이 체계적이고 논리적이다. 각 사건들이 어떻게 연결되고 영향을 미쳤는지 책의 제목처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으로 설명한다. 가볍지만은 않고 책의 내용이 깊이 있고 정확하며, 다양한 자료와 참고문헌을 활용하여 경제사의 배경과 맥락을 잘 보여준다. 메시지와 가치가 명확하고 객관적으로 느껴지며 경제사를 통해 한국사회와 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며 비판적 시각으로 살펴본다.
이 책의 단점으로는 재미있지만 분량이 너무 많고, 일부 사건들은 너무 자세하게 다루어져서 독자의 집중력을 떨어뜨리게 한다. 그리고 책의 주제가 너무 광범위하다. 일부 분야는 다루지 않거나 부족하게 다루어져서 흥미가 확 떨어질 때가 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어렵게만 생각했던 한국경제사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이해할 수 있었다. 경제는 관심은 있지만 나에게는 접근성 높아 쉽게 다가 갈수 없는 분야였다. 어려운 용어와 개념에 막혀서 경제뉴스를 보면서 왜 그런지 궁금한 것이 많았다. 이 책을 통해서 경제상식과 경제교양을 습득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책이 상당히 두꺼운 편이다. 참고문헌을 제외하고도 490페이지나 된다. 그러나 어렵지 않게 술술 익힌다. 흥미롭고 재미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경제사를 통해 한국사회와 문화를 이해하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살펴보는 데 도움된다. 과거의 사건들이 현재와 연결되어 어떤 문제를 발현되는지 그리고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보며 경제사의 흐름과 맥락을 파악하게 하고 오늘의 경제 뉴스를 보면서도 왜 그런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한국경제사에 대한 좋은 입문서가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한국경제사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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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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