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부터 쭉 읽고 있어요

꿈에 날개를 달자
- 작성일
- 2023.7.12
모래선혈
- 글쓴이
- 하지은 저
황금가지
하지은 작가의 낮과 밤 시리즈. 보이드씨의 기묘한 저택과 눈사자와 여름은 읽었고, 이제 밤 시리즈를 읽었다. 밤 시리즈 2권 중 먼저 읽은 것은 ‘모래선혈’ 하지은 작가의 책을 읽으며 우리나라 2세대 환상 문학의 대표주자라는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 낮 시리즈도 그렇지만 이번에 읽은 밤 시리즈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사랑’이 존재한다. 다양한 주제가 존재하는 문학에 역시 ‘사랑’이 빠지면 안 되지.
인간이 느끼는 다양한 감정. 그 감정이 결핍되어 살아가는 남자 레아킨이 있다. 그는 자신의 감정을 일깨운 소설을 쓴 비오티라는 작가를 만나기 위해 라노프로 간다. 라노프는 쿠세의 수많은 속국 중 하나. 작지만 이 도시는 매력적인 문화와 예술로 가득한 땅이다. 자신이 왕의 동생이라는 것을 숨긴 채 라노프의 새 심판관으로 파견된다. 그리고 레아킨은 은밀하게 비오티를 찾기 시작한다. 하지만 라노프의 사람은 쿠세인인 레아킨에게 적대감을 숨기지 않는다. 그럼에도 레아킨은 비오티를 찾아 자신에게 찾아온 감정이 진짜인지 확인하고 싶어진다. 어렵게 비오티를 찾았지만 레아킨을 기다리는 건 사랑과 배신 그리고 자신이 잊고 있던 지난 과거가 있었는데.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건 오만가지 감정을 느낀다는 것 아닐까? 때론 그 감정이 성가시고 귀찮을 때도 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눈물이 나고 우울해지는 경우에는 더욱. 하지만 그런 감정이 어쩜 우리를 더욱 성장하게 하는 원동력일지도 모르겠다. 누군가에 의해 감정이 사라진 레아킨. 어쩜 그가 찾고자 한 건 인간답게 살기 위한 다양한 감정을 통해 행복을 느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운명은 어쩌면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기본 틀이 존재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 운명과 상관없이 누군가 틀어 놓은 운명이라면 결국, 정해놓은 그 자리로 돌아가기 위한 몸부림일지도.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우리 네 인생도 들여다보면 파란만장하고, 지나고 나면 그 인생 내가 어떻게 보냈는지 대견할 때가 있다. 그렇게 우리는 자신을 사랑하며, 위로하며, 격려하며 사는 것이겠지. 하지은 작가의 낮 시리즈가 재기발랄했다면, 밤 시리즈는 조금 무거우면서 묵직한 한방이 있다. 다음에 읽을 ‘오만한 자들의 황야’는 또 어떤 느낌일지 기대가 된다.
다른 건 생각하지 마. 그냥 너 자신의 글을 쓰면 되잖아. 누구나 글을 쓰는 이유가 다르고 누구나 글을 읽는 이유가 달라. 유치하니 뭐니 말들 해도 난 많이 팔리는 작품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 (121)
이 세상에 하고 싶은 일만 하고 하기 싫은 일은 안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 것 같나. 나는 내가 하는 일을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지만, 의무이기에 하고 있다. 삶이 행복하게 살 권리를 부여함과 동시에 열심히 살아야 할 의무 또한 지우듯이. (124)
하지은 작가는 참 글을 잘 쓴다. 다작하는 작가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기에 재출간한 이 책들이 이렇게도 반가운 건지도. 낮과 밤 시리즈. 마지막 한 권이 남은 게 아쉬울 뿐이다. 신간이 많이 나와주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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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