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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경사 바틀비
글쓴이
허먼 멜빌 저
새움
평균
별점10 (21)
동그란세상





 



작가 허먼 멜빌은 19세기 미국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작가입니다. 미국 문학의 대서사라 일컫는 <모비딕>을 비롯해 그의 대부분의 소설은 바다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해양소설가로서의 이미가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배를 타고 세계를 돌아다니는 꿈과 이국에 대한 열망이 컸습니다. 스무 살이 되던 해에 상선을 처음 탔고, 포경선을 타고 작은 보트를 타고 고래를 잡는 체험을 했지요. 그 체험은 <모비딕>을 쓰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죠.





 



필경사 바틀비는 그의 첫 단편 소설입니다. 소설의 배경은 자본주의가 성숙하여 부와 명예가 최대의 삶의 조건이 되는 19세기이죠. 월가의 성공한 한 변호사가 화자로 등장해 자신이 만난 잊지 못할 젊은 필경사 바틀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 젊은이는 단정하고 예의 바르고, 일에 열심이지만 자신을 고용한 변호사의 요구를(지시) 듣지 않습니다. 화자인 내가(변호사) 바틀비가 필사한 내용을 맞춰보자고 불렀지만, “안 하는 편이 더 좋겠습니다.”라고 말하며 꼼짝하지 않아요. 처음 그의 반응에 약간은 당황했지만, 이후로도 한결같이 같은 태도를 취하는 바틀비로 인해 바틀비의 행동이 자연스러워집니다. 누구도 바틀비에게 바틀비가 원하지 않는 것을 강요할 수 없게 된 것이죠. 점점 읽는 독자는 바틀비가 왜 하지 않겠다고 하는지를 궁금해집니다. 도대체 무슨 이유가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과 함께 읽는 속도가 더 빨라지죠. 하지만!!!





 



책을 끝까지 다 읽고, 혼자 생각을 합니다. 바틀비는 전직으로 인해 마음이 많이 다친 사람이구나 하고요. 하지만 작품 설명을 읽고 알게 됩니다. 이 작품이 멜빈의 작품 중 가장 모호해서 이해하기 쉽지 않고, 시대 배경을 좀 더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요. 변호사의 사무실은 자본주의의 축소판이며, 바틀비는 자본주의에 대해 노동의 저항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자신의 임무를 밤낮으로 열심히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필경사의 임무도 하지 않은 채 창밖을 보고 있어요.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들의 요구나 지시도 하지 않는 것이 더 좋다고 말합니다. 한 개인이 사회에 대해 저항할 때는 이런 모습이 되지 않을까요? 자본주의가 성숙해져 부와 명예가 삶의 최대 조건이 되는 시기에 작가는 한 개인을 보고 경고한 것은 아닐까요? 이렇게 부와 명예를 좇으며 사회가 발전해 가면 가난하고 약한 개인이 설자리는 없게 된다는. 바틀비는 결국에는 뉴욕 감옥에서 쓸쓸하게 생을 마감합니다. 작가의 의도가 그 시대에 경종을 울리는 것이었다면 바틀비가 “안 하는 편이 더 좋겠습니다!”말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은 타당해 보입니다. 읽는 사람이 답답하고 이해할 수 없지만. 바틀비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었겠어요? 거대한 자본주의 사회를 혼자의 힘으로 저항하려면 무슨 말을 하고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틀비는 자신의 모든 힘을 노동의 저항에 쏟아부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바틀비 같은 사람들을 무수히 떠나보내며 우리의 지금이 있는지도 모릅니다. 경제 논리와 효율성으로 무수한 바틀비들을 아무 말도 못 하게 하면서. 21세기가 되었지만, 바틀비가 없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어쩌면 더 많은 바틀비들을 만들며 더 크고 화려하고, 빠르게 달려왔는지도 모릅니다. 바틀비가 묻습니다.



“당신은 그 일을 하는 것이 좋습니까? 안 하는 편이 더 좋습니까?



 



이어 실린 두 편의 단편들은 마치 연결된 작품 같습니다. 부유한 사람이 고귀한 상하이 닭의 울음소리를 찾아가는 이야기인 <꼬끼오! 혹은 고결한 베네 반 타노의 노래>가 실려있어요. 또 총각들의 천국과 처녀들의 지옥이라는 이야기도 실려 있죠. 누군가의 천국(부유층)을 위해 노예처럼 일하는 처녀들이 있음을 대비시켜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난한 노동자가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관통하고 있는 단편들은 마치 바틀비의 변호사가 상하이 닭을 찾으러 다니고, 총각들의 천국에서 만찬을 즐기며, 처녀들이 일하는 제지 공장에 씨앗 담을 봉지를 사러 가는 것 같아요. 작가는 모두가 자본주의에 취해 있을 때 미국 산업 사회의 두 계급(지배계급과 피지배 계급)을 절묘하게 비교하고 대조함으로써 자본주의의 비극성을 간파하는 놀라운 혜안을 보여주죠. 바틀비의 쓸쓸한 죽음을 통해 자본주의의 비극성에 엄중한 경고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것이 비단 멜빈이 살았던 19세기에만 해당되는 것일까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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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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