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세이

갈색머리앤
- 작성일
- 2023.7.27
평범한 결혼생활
- 글쓴이
- 임경선 저
토스트
*결혼은 참으로 복잡하게 행복하고 복잡하게 불행하다. _122쪽
*아무 생각조차 나지 않을 만큼 결혼이 나를 압도한 이유는, 그것이 내가 누군가로부터 격하게 사랑받고 있다는 증명이었기 때문이다. 비록 한순간의 착각이라 해도, 나중에 오판으로 결론 난다 해도 말이다. 100가지 합리적인 이유를 들어서 결혼의 불리함과 비합리성을 설득시킨다 해도, 망할 줄 알면서도 뛰어드는 어떤 맹목적인 마음에, 나는 인생에서 누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귀한 찰나를 본다. _108쪽
석 달간의 짧은 연애 후 20년간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작가님. 한 남자와 20년씩이나 결혼생활을 했으니 이제는 그에 대해 한두 마디쯤은 할 자격이 있다며 써 내려가는 이 산문집은 무척 솔직하면서도 건조하다. 마치 남 이야기하듯 툭 던져놓는 이야기에 의외로 웃음 포인트가 많다. 마지막에는 눈물이 핑 돌았다.
서로의 '안 맞음'을 확인하는 것으로 시작했다는 결혼생활, 그렇지만 맞지 않는다고 함께 살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 모른 척해주는 지혜를 발휘하면서 살다 보니 어느새 20년간이나 결혼생활을 할 수 있다고 작가님이 몸소 증명하고 있다. 정말 공감 가는 글귀가 많은 산문집, 결혼을 앞두고 읽으니까 더 이런 저런 생각에 빠져든다.
책 두께는 얇지만 결혼생활의 소소하고 찌질한 부분, 사르트르와 보부아르의 계약결혼부터 일부다처제에 대한 고찰까지 넓고 깊게 다루고 있다. 아내의 시각에서 쓰인 책이지만 남편이나 결혼하지 않은 사람이 봐도 충분히 공감하고, 피식하며 읽다가도 인생과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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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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