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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andol32
- 작성일
- 2023.8.7
소름이 돋는다
- 글쓴이
- 배예람 저
참새책방
그 좁디좁은 길이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난다.앞사람을 꼭 안고 조심조심 앞으로 나아가던, 지금 생각하면 우습기 그지없는 우리 모습도 , 고개를 숙이고 시선을 바닥에 처박은 채로 걸어가던 와중에 나는 용기를 냈다. 낸 돈이 있으니 누릴 건 충분히 누려랴 했다. 나는 열심히 사방을 살피며 주변을 두리번두리번 거리기 시작했고, 그것이 눈이 마주쳤다. (-28-)
하지만 괴물들을 향한 나의 운명적인 사랑을 무사히 지켜나가는 건 생각보다 힘든 일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나의 취향에 공감해 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다."괴물을 좋아해요!"라고 말하는 순간, 사람들은 항상 애매한 시선으로 나를 쳐다봤다. (-77-)
단순히 쯔꾸르 공포 게임을 검색했을 때 나오는 이미지만 본다면 '이게 뭐가 무섭다는 거야?'라는 반응이 튀어나올지도 모른다.픽셀로 이루어진 깜직한 캐릭터들과 맵을 본다면 누구라도 그런 생각이 들 것이다. 하지만 쯔꾸르 공포 게임의 진면목은 당연히 게임을 직접 플레이해야 만 맛볼 수 있다.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단순하기 그지 없는 움직임과 연출만으로도 우리가 충분히 겁에 질릴 수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141-)
그 소문들은 사실 괴담에 가까운 것들이었다. 사건 현장 근처에 가면 어떤 일이 벌어진다거나, 목소리가 들린다거나, 누군가 보인다거나 하는 종류의 괴담들. 우리는 가벼운 마음으로 그런 이야기들을 떠들어댔고 으스스하다며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호기심을 품고 사건 현장 근처를 찾아가는 아이들도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163-)
겁쟁이 소설작가가 쓴 호러 세계안내서 『소름이 돋는다』는 에세이와 소설의 경계에 있었다. 이 책을 읽는다면, 겁쟁이는 깊은 공감과 이해를 할 것이며, 내 주변에 내가 겁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서 얻지 못하는 깊은 위로와 치유를 이 책에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겁쟁ㄴ이느 겁이 많다.무서운 이야기,좀비 이야기, 괴담 이야기를 멀리하고 있다. 그리고 겁쟁이느 소금꾸러 가는 일이 많았다.
그건 여느 사람들은 무섭다고 생각하지 않는 그 부분에 대해서, 본인만 무서워한다고 생각될 때이다. 돌이켜 보면, 사람들은 저마다 가지고 있는 무서운 순간이 있다. 그렇다고, 무서움에 대해서, 절대적으로 기준이 똑같은 건 아니다. 괴담, 피, 시체,좀비,이러한 것들이 나의 무섬증을 배가시켜주고 있었으며, 어릴 적 본인만 무서워지는 악몽을 꾸어서, 실례를 한 이들은 어른이 되어서, 무서움 트라우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런 경우, 우리는 겁쟁이가, 괴물을 좋아하고, 괴담을 즐겨 듣는다고 말하며,시큰둥하게 되고, 어이가 없을 것이다. 바로 그것이 이 책에서, 저자의 인생 이야기를 들으면서 깊이 공감하게 되고, 겁쟁이를 완전하게 이해하지 못한다 하더라도,겁쟁이가 가지고 있는 두려움에 대한 시점과 코드는 읽을 수 있다. 누구나 겁은 가지고 있고, 컴컴한 어둠에서, 소름끼칠 때가 있다. 혼자서 어던 장소나 으슥한 곳, 좁은 골몰이아 길목에서 주저앉게 된다. 닭살이 돋는 것은 기본이다. 그래서, 겁쟁이들도 할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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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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