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책방
  1. 문학

이미지

도서명 표기
환상의 동네서점
글쓴이
배지영 저
새움
평균
별점9.5 (19)
추억책방



 



 내가 사는 동네에는 학습지를 전문으로 파는 서점 밖에 없다. 그래서 가끔 블로그나 유튜브에 올라오는 차별화된 취향 저격 동네서점을 보면 부러움 가득한 시선으로 보게 된다.



 온라인서점에서 클릭 한 번이면 바로 다음날 배송된 책을 읽을 수 있고 가까운 백화점에 가면 입점해 있는 유명 대형 서점에서 다양한 책들을 편리하게 구입할 수 있는 세상에서 동네서점이 경쟁에서 살아남기란 쉽지 않다.



  이렇게 녹록지 않은 현실에서 30년 넘게 자리를 지키며 지역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동네서점에 관한 책 한 권을 읽게 되었다.



  그 책은 바로 군산에 있는 동네서점 한길문고가 문체부와 한국작가회의가 주관하는 '작가와 함께하는 작은서점 지원사업'에 거점서점으로 선정되어 서점의 상주작가가 된 배지영 작가가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만난 사람들과 서점 이야기를 담은 <환상의 동네서점>이다.



 



 지금은 종이책을 안 읽어도 아쉬울 게 없는 시대다. 책 말고도 재밌는 게 너무너무 많은 시대. 온라인 서점과 대형 쇼핑몰 안에 들어선 프랜차이즈 서점이 동네서점을 재빠르게 제압한 시대. 서점이 없는 동네도 많다. 그러나 군산에는 32년째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특별한 서점 한길문고가 있다. - 80쪽



 



 휴대폰이 없던 시절 내가 사는 인천에서 약속 장소로 유명했던 동인천의 대한서림처럼 군산시에서는 한길문고가 지역 주민들에게 약속 장소로 유명했다고 한다. 30여 전 녹두서점으로 문을 연 한길문고는 중고생들이나 시위를 하러 나온 대학생들, 직장인들이 약속장소로 애용하던 서점이었다. 태생부터 군산 시민의 사랑을 받는 장소였으니 주차한 차들이 둥둥 떠 다닐 정도로 폭우가 쏟아진 2012년 8월. 10만 권의 책과 함께 물에 잠긴 한길문고를 향해 내 친구나 이웃이 닥친 일처럼 군산시민들은 너도 나도 한길문고로 달려가 복구에 힘을 보탰다고 한다.



 



 책은 한길문고의 상주작가가 된 배지영 작가가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과 다양한 에피소드들로 가득 채워 재미와 감동을 전해준다. 초등학생 참가자들에게 1시간동안 엉덩이를 안 떼고 책 읽기를 완수하면 한길문고 도서, 문구상품권을 주는 '엉덩이로 책 읽기 대회'를 개최해서 탈락자 한 명 없는 대회로 성공적(?)으로 마무리 하고(이거 원래 탈락자가 없죠?), '어른들을 위한 엉덩이로 책 읽기 대회'에서는 대회가 끝난 후 책을 읽던 테이블 위에 맥주와 해물파전을 놓고 참가자들과 함께 축제 같은 추억을 만든다.



 



 이 밖에 작가강연회, 에세이 쓰기 모임, '뭐라도 읽고 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고민 상담소' 등 동네책방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문화프로그램들이 재미를 더하는데, 특히 문화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책을 좋아하고 글쓰기를 소망하는 보통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아이 셋을 낳고 기르느라 문학소녀의 꿈을 포기했다가 한길문고에서 개최하는 작가강연회를 통해 수십 년만에 문학소녀의 꿈을 되찾은 순심씨, 스물 살 때는 전공 이외의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다가 북클럽을 통해 걸어다니며 책을 읽는 사람이 된 민정씨(퇴근 후 집에 가면 퍼질 것 같아 밤에 걸어 다니며 책을 읽었다고 한다), 배지영 작가의 글을 읽고 용기를 얻어 네 번 낙방만에 브런치 작가가 된 동네마트를 운영하는 경욱씨, 글을 쓰기 위해서 책을 더 열심히 읽는다는 택시운전사 종근씨(독서모임도 하고 신춘문예에 글도 종종 보낸다) 등 다양한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책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공감과 감동을 느끼게 된다.



 



 예전에 비하면 동네서점이 많이 줄었지만 지역문화의 한 축으로 작가 강연회, 독서모임, 북토크 등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갖추고 주인의 취향대로 꾸며진 동네서점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책 말고도 재미있는 것이 많은 요즘 동네서점의 미래를 속단할 수는 없지만 배지영 작가의 <환상의 동네서점>처럼 동네서점이 단순히 책을 파는 곳이 아닌  지역의 문화 거점으로 책을 좋아하고 글을 쓰고 싶은 지역 주민들이 꿈을 키울 수 있는 장소로 발전해 나간다면 동네서점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최근에는 방학이나 휴가 때 책방지기의 취향을 공유하러 동네서점이 있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나도 휴가 때 휴양지나 관광지가 아닌 특별한 동네서점이 있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다. 제일 먼저 여행을 떠나고 싶은 도시의 서점은 당연히 <환상의 동네서점>이 있는 군산시의 한길문고다.



 


좋아요
댓글
12
작성일
2023.04.26

댓글 12

  1. 대표사진

    추억책방

    작성일
    2023. 8. 20.

    @모나리자

  2. 대표사진

    ne518

    작성일
    2023. 8. 20.

  3. 대표사진

    추억책방

    작성일
    2023. 8. 20.

    @ne518

  4. 대표사진

    매니짱

    작성일
    2023. 8. 22.

  5. 대표사진

    추억책방

    작성일
    2023. 8. 23.

    @매니짱

추억책방님의 최신글

  1. 작성일
    2025.5.6

    좋아요
    댓글
    5
    작성일
    2025.5.6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2. 작성일
    2025.4.30

    좋아요
    댓글
    6
    작성일
    2025.4.30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3. 작성일
    2025.4.30

    좋아요
    댓글
    6
    작성일
    2025.4.30

사락 인기글

  1.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7
    좋아요
    댓글
    107
    작성일
    2025.5.7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2.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8
    좋아요
    댓글
    67
    작성일
    2025.5.8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3.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9
    좋아요
    댓글
    52
    작성일
    2025.5.9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예스이십사 ㈜
사업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