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 카테고리

sosoreal
- 작성일
- 2001.2.25
강희제
- 글쓴이
- 조너선 D. 스펜스 저
이산
우연인지 주요일간지에서 동시에 다룬 두권의 책이 있었다. "강희제"와 "옹정제" 평소에 이산에서 나온 책이라면 거의 사보았던 내가 신문을 보고 두 책을 모두 주문한 것은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우선 펼쳐든 책이 "강희제"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은이인 Jonathan Spence가 쓴 "현대 중국을 찾아서","천안문"보다 이 책은 재미없다.
특이한 점은 이 책은 황제의 독백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황제의 독백이라는 형식으로 써 놓았으니 나는 책 읽는 내내 강희제가 보낸 240페이지의 조칙을 읽는 기분이었다. '짐은 어려서부터 강건하였고....어찌 집착할 수 있겠는가?' '짐은 나이가 쉰일곱이 되었을 때....' 이런 문구들이 계속되니 글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게 되었다.
서양인이 중국에 대해 쓴 글은 스펜서가 '칸의 제국'에서도 얘기했지만 서양인이 바라는 중국인의 모습인 경우가 많다. 이 점을 '강희제'를 읽으며 다시 확인했다. 책의 내용은 비교적 충실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공허한 울림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 것은 아마도 강희제가 파란눈을 가진 사람일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책속에서 만난 강희제는 매우 훌륭한 군주였다. 그리고 최고의 권력자에게는 드문 열린 마음과 관용을 가졌고 과학적 사고를 하는 사람이었다. 백성들의 삶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무엇이 그들을 편하게 해줄 수 있는지 생각했다. 그가 탁상공론을 일삼은 관료들을 꾸짖는 부분에 이르면 마치 오늘 우리 사회의 누군가에 대해 일침을 가하는 듯 시원하기까지 하다. 그런 황제가 더욱 위대해 보이는 것은 상대적으로 지금 우리 사회의 현실이 답답하기 때문인가보다.
[인상깊은구절]
점쟁이들이 종종 나쁜 징조는 못본체하고 지나가지만 나는 그들이 점친 결과를 이중으로 점검하고 나서 진실을 왜곡하지 말라고 경고하였다. 한번은 흠천감에서 온화한 남동풍이 불고 있다고 하였지만 궁궐내에 있는 관측기구로 풍향을 재어보니 불길한 북동풍이 불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흠천감의 관료들에게 우리 청조는 나쁜 징조를 꺼리거나 회피하지 않는다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또 관찰한 징조를 해석하는데 상상을 보태거나 과장하지 말라고도 주의를 주었다. 인간사는 일식과 월식이 야기하는 현상과 관련이 있다.
따라서 일식과 월식이 언젠지 정확하게 계산하는 것보다도 우리가 이로 인한 곤란을 막고 평안함을 얻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컨대 메뚜기 문제는 백성들이 먹고 사는 것과 관련해 아주 중요한 문제인데도 백성들에게 메뚜기는 없앨 수 있는게 아니라고 말해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날씨가 추워지기 전에 메뚜기 알이 부화되더라도 땅속 깊이 쟁기질을 하여 부화하는 메뚜기를 죽이면 재난에서 벗어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듬해의 추수도 풍성해지길 기약할 수 있다.
특이한 점은 이 책은 황제의 독백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황제의 독백이라는 형식으로 써 놓았으니 나는 책 읽는 내내 강희제가 보낸 240페이지의 조칙을 읽는 기분이었다. '짐은 어려서부터 강건하였고....어찌 집착할 수 있겠는가?' '짐은 나이가 쉰일곱이 되었을 때....' 이런 문구들이 계속되니 글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게 되었다.
서양인이 중국에 대해 쓴 글은 스펜서가 '칸의 제국'에서도 얘기했지만 서양인이 바라는 중국인의 모습인 경우가 많다. 이 점을 '강희제'를 읽으며 다시 확인했다. 책의 내용은 비교적 충실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공허한 울림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 것은 아마도 강희제가 파란눈을 가진 사람일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책속에서 만난 강희제는 매우 훌륭한 군주였다. 그리고 최고의 권력자에게는 드문 열린 마음과 관용을 가졌고 과학적 사고를 하는 사람이었다. 백성들의 삶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무엇이 그들을 편하게 해줄 수 있는지 생각했다. 그가 탁상공론을 일삼은 관료들을 꾸짖는 부분에 이르면 마치 오늘 우리 사회의 누군가에 대해 일침을 가하는 듯 시원하기까지 하다. 그런 황제가 더욱 위대해 보이는 것은 상대적으로 지금 우리 사회의 현실이 답답하기 때문인가보다.
[인상깊은구절]
점쟁이들이 종종 나쁜 징조는 못본체하고 지나가지만 나는 그들이 점친 결과를 이중으로 점검하고 나서 진실을 왜곡하지 말라고 경고하였다. 한번은 흠천감에서 온화한 남동풍이 불고 있다고 하였지만 궁궐내에 있는 관측기구로 풍향을 재어보니 불길한 북동풍이 불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흠천감의 관료들에게 우리 청조는 나쁜 징조를 꺼리거나 회피하지 않는다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또 관찰한 징조를 해석하는데 상상을 보태거나 과장하지 말라고도 주의를 주었다. 인간사는 일식과 월식이 야기하는 현상과 관련이 있다.
따라서 일식과 월식이 언젠지 정확하게 계산하는 것보다도 우리가 이로 인한 곤란을 막고 평안함을 얻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컨대 메뚜기 문제는 백성들이 먹고 사는 것과 관련해 아주 중요한 문제인데도 백성들에게 메뚜기는 없앨 수 있는게 아니라고 말해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날씨가 추워지기 전에 메뚜기 알이 부화되더라도 땅속 깊이 쟁기질을 하여 부화하는 메뚜기를 죽이면 재난에서 벗어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듬해의 추수도 풍성해지길 기약할 수 있다.
- 좋아요
- 6
- 댓글
- 0
- 작성일
- 2023.04.26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