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리뷰

ggussy
- 작성일
- 2023.9.1
신비 섬 제주 유산
- 글쓴이
- 고진숙 저
블랙피쉬
신비 섬 제주 유산
이 책을 읽으며 아는 만큼 보이고, 자세히 보아야 아름답다는 말은 제주도에 가장 어울리는 얘기 아닌가 싶었다. 여태까지 나의 제주여행이 무의미한 도피성 외유였나 싶을 정도로 이 책에는 제주도에 대해 새롭게 알게된 이야기들이 가득했다.
1년 12달 매주 새로운 테마로 제주의 역사, 문화, 자연 이야기를 엮은 구성 때문에 주말마다 제주도 여행을 가야디나 싶은 생각까지 들었고 이번 여름 휴가도 이 책 때문에 제주도를 가게 되었다.
실제 제주도에서 태어나서 스무살까지 살았던 저자는 다들 알고 있는 한라산, 오름, 감귤, 해녀, 화산섬 그 이상의 다채로운 제주에 대한 지식과 정보, 재미를 알게 해준다. 예를 들면 2월에는 제주 람사르 습지로, 메밀꽃 피는 5월에는 메밀이 바꾼 제주 밥상 이야기로, 해녀항쟁이 있던 12월에는 역사 무대인 세화오일장으로 안내하며 풍부한 사진자료도 함께하는 가이드북 역할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제주의 숲을 좋아하는데 곶자왈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도 읽어볼 수 있었다. 제주어 사전에 따르면 곶자왈은 ‘나무와 덩굴 따위가 마구 엉클어져 수풀과 같이 어수선하게 된 곳’으로 정의되어 있다. 하지만 곶자왈은 원래 있던 지형 이름이 아니다. 제주에는 곶과 자왈이라는 두 개의 다른 지형이 있었다. 곶은 숲이고 자왈은 가시덤불 지역이다. 곶자왈은 제주 지하수의 절반가량을 만들어 내는 곳이다. 엉기성기 쌓인 용암들 사이로 빗물 등이 내려가면서 깨끗하고 맑은 지하수가 만들어진다. 곶자왈은 흙이 극히 없고 오로지 바위와 돌이 아무렇게나 얽혀 있어서 농업이나 임업 같은 경제 활동을 할 수 없는 곳이다. 집 하나 지을 평평한 지대가 없으니 버려졌다. 그 덕에 비료나 농약도 뿌릴 일이 없고 분뇨나 폐수가 나오지도 않는다. 가장 깨끗한 지하수를 만들어 제주 사람들을 살리는 곳이 곶자왈이다.
그 외에도 북촌리 대학살, 건국 신화, 송당 본향당 신화, 출륙 금지령, 이형상 제주목사 분투기, 제주 해녀항쟁 등의 역사이야기와 똥돼지 문화, 결혼식 문화, 돌하르방, 제주의 식문화, 제주 갈옷, 제주 허벅, 대비마마 어머니의 술, 모주 같은 제주도 특유의 문화이야기도 즐겁게 읽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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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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