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애플
  1. 2023년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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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착하게 사느라 피곤한 사람들
글쓴이
화양 저
시그마북스
평균
별점9.6 (15)
파인애플





잉어 한마리가 연못 속에서 노닐고 있다.



다리 위에서 그런 잉어를 쳐다보며



'저렇게 유유자적하게 물속을 헤엄치는 잉어는 참 좋겠다'며



상상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심리적 방어기제는 '투사'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정말 행복한 건,



자신의 두다리로 그 다리까지 걸어와



그 순간 잉어를 바라볼 수 있기도 하고



어느 순간엔 떠날 수도 있기도 한 자신일지 모른다.



 



근데 여기서 이 책의 위 내용과 더불어



좋은 내용일 수 있었던 이유는,



한단계 더 나아가 바라보는 



생각의 여유공간이 있어서였다.



 



저자는 '잉어가 행복할까?'라고 물어오며



그것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란 답변을 내놓는다.



 



이어가던 '투사'의 정의를 위해선



이미 잉어얘기가 쉬운 사례로 좋은 예가 됐지만,



투사라는 방어기제를 사용하는 이에게



단순히 당신의 투사적 이미지는 착각일 수 있다는 것을 넘어,



투사를 사용한다는게 일종의 방어기제란 설명과 더불어



투사적 이미지의 대상이 된 사물 또는 사람의 진짜 사정은



당신의 상상처럼 '그럴 수도 혹은 아닐 수도 있는'



모호하고 구별불가능한 영역의 존재란 사실까지



인식해 볼 수 있게하는 그 논법이 훌륭하다 하겠다.



 



여기까지는 '나약함'이란 키워드에 등장했던



'투사'의 설명을 나름 각색해 본 내용이다.



 



책은 나약함 포함 8가지 정도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해당되는 방어기제를 가진 



피플 플리저(남을 의식하며 만족시키려 사는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지속하고 살고 있으며



그 당사자들은 어떤 심정인지를



심층적으로 다가가 볼 수 있는 단서와 예시를 들어주고 있다.



 



나약함 ↔ 거절받는 것의 두려움,



무조건적 동의 ↔ 자기 억압,



자신을 위한 부탁을 못하는 강박 ↔ 열등감 기반의 나르시시즘,



돕기를 자청해야 직성이 풀림 ↔ 타인과의 경계가 불분명한 좋은 사람이란 짐,



남의 기대에 부응하려 애씀 ↔ 인정을 바라는 목마름,



끊기지 않는 미소 ↔ 위험한 세상속 안전장치,



절대 화내지 않는 감정억압 ↔ 마주할 수 없는 혼돈과 내면의 요동



반복되는 반성 ↔ 완벽하지 않은 자기비난



 



이 중에서, 



열등감과 동반된 '나르시시즘'과 



'좋은 사람'의 구분은 꽤 모호할 수 있었다.



심리적인 기저는 서로 다르지만 



겉으로 들어나는 타인을 향한 이타적 행동은 



같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나르시시즘적인 이타성은 자신을 고무시키는 의도를 가졌다면



좋은 사람이고자 보인 이타성은 자신을 태우며 이루어진다.



그래도 결국, 타인이 이 둘을 느낄 땐 



그냥 고마운 '호의' 로 보여질테니 말이다. 



 



이 책에서도 등장하고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 또 그 이외의



무수히 책들마다 자주 등장하는 명제가 하나 있다.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



 



그것은 결코 이기적인 것이 아니며



자신과 남을 향한 2분법적 사랑도 아니기에,



죄악시 한다면 그게 모순임을 인지하라는 



핵심 중의 핵심이자 무엇보다 우선시되는 과제다.



 



에리히 프롬은 이렇게까지 얘기했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 타인을 위한다는 건 위선이고 불가능하며



타인을 향한 사랑의 진정한 완성은 자신을 사랑하고서야 가능하다고.



그런 사랑이어야만 진정성이 존재할 수 있게 된다고 말이다.



 



얼핏 들어서는 넌센스 같겠지만



이것으로 고민해 본다면 말의 참뜻을 뼈져리게 이해하리라 본다.



 



사상의 자유가 억압된 중국 내에서



이런 대중적인 심리학 책이 나올 수 있다는 것도 놀랍지만,



한편으론 동양적 사상의 기반을 만들었던 중국의 저력 안에서



이정도 심리학적인 정리가 그리 어려운 일이겠냐는



수긍이 일기도 했던 책이었다. 



쉽게 와닿는 예시들이 훌륭하고 



알았던 거 같던 얘기들도 새롭게 느낄수 있게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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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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