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부터 쭉 읽고 있어요

꿈에 날개를 달자
- 작성일
- 2023.9.15
나쁜 여름
- 글쓴이
- 소메이 다메히토 저
아프로스미디어
우리나라 사회복지는 어느 수준일까? 그리고 나는 사회복지 혜택을 얼마나 받고, 있는 것일까? 생각해보면 복지혜택을 받은 기억이 별로 없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복지는 어떻게 어떤 식으로 시행되고 있는 것일까? 복지 정책은 선별적 복지 정책과 보편적 복지 정책으로 나뉜다. 선별적 복지 정책은 효율을 생각하는 제도 즉 정해진 예산으로 더 큰 효과를 보려면 필요한 곳에 돈을 투입해야 한다는 제도이고, 보편적 복지 정책은 형평성을 우선하는 제도다. 즉 복지 정책으로 차별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제도다. 이번에 읽은 책은 사회복지의 허점을 이용한 사람들의 이야기, 하지만 진짜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그 혜택이 돌아가지 못한, 부조리에 대한 이야기다.
26살의 마모루는 지방 도시 사회복지과 생활 보호 대상자를 관리하는 공무원으로 엉터리 수급자들을 대면하는 힘든 일상을 견디고 있다. 일할 수 있지만, 일하지 않는 남자가 있고, 아들이 돈을 제법 잘 벌지만, 아들과 소식이 끊겨 수급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미혼모지만 충분히 일할 수 있는, 하지만 일을 하지 않고 아이도 학대하는 사람도 있다. 어느 날 마모루는 직장 동료가 부정 수급을 빌미로 20대 미혼모 여성 아이미에게 육체적 관계를 강요하고 심지어 수급비 일부를 요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이미를 도와주겠다며 레이카가 자신의 남자 친구 야쿠자 유흥업소 점주를 끌어들이게 되는데..
우리 주변에도 이런 사람이 있겠지? 나라에서 주는 돈으로 생활하고 일하지 않으려 하는 사람들. 사회복지 공무원 일을 하며 수급자를 조절하는, 그래서 뒤로 돈을 받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이런 사람들 때문에 진짜 돈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 죽을 수도 있고. 책을 읽는 내내 기분이 묘했다. 기준을 정한다는 것. 그리고 기준에 맞게 그 룰을 지킨다는 것. 룰을 지키는 사람은 고지식하고, 약간의 편법을 이용하는 사람은 융통성이 있다고 말하고.
책을 읽으며 답답한 마음을 느끼는 건 나 뿐일까? 저소득계층을 이용해 악랄하게 돈을 버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짜증 나고, 그에 이용당하는 사람이 안타깝고, 그들만의 먹이 사슬이 존재함이 무섭다. 잘못인지 알면서도 더 악랄한 방법을 강구하는, 인간이기를 포기한 사람들. 그들 때문에, 정작 도와줘야 하는 사람에게는 기회가 없다. 어렵게 찾아간 공무원 앞에 수치심을 느끼는 사람. 이 묘한 답답함이라니
생활 보조금 부정 수급은 현재 커다란 사회 문제이다. 경제력이 없는 약자로 위장하여 나랏돈을 탐내는 인간들이 있다. 그 돈은 국민의 세금으로 조달된 것이니 공분을 사는 건 당연한 일이다. 결과적으로 그 창끝이 지급을 관리하고 있는 관공서 종사자들에게 향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15)
우리가 낸 세금이 제대로 잘 쓰여야 한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데 경제적 약자로 위장해 세금을 탐내는 사람들. 지금 우리나라의 사회복지 제도를 생각하게 되는,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이슈가 될 문제들. 우리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괜찮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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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