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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의 미완성 교향곡
글쓴이
케빈 랠런드 저
동아시아
평균
별점9.7 (19)
날개군
이 책은 다윈의 종의 기원을 통해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라는 것이 주류로 자리 잡게 되고 이러한 진화를 통해 우리 인간이 지금까지 구축한 각종 문화와 기술을 비롯한 업적에 대해 생각하며 "왜 다른 종 또한 진화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인간과 같은 이런 능력을 갖지 못하였는가?" 하는 의문으로부터 시작한다. 이러한 밑바탕에는 결국 인간의 마음과 문화의 진화가 여타의 종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라 추측하는데, 이러한 마음과 문화의 진화의 기원은 진화론의 창시자인 다윈조차도 끝끝내 마무리 짓지 못한 채 불완전하고 단편적인 수준까지만 밝혀내었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현재 다윈의 후배 과학자들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인간 마음의 진화에 이르는 완성작을 만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에서, 마치 클래식 작곡가들의 스케치 정도만 남긴 미완의 곡들을 완성한다는 의미에서 이 책의 제목을 "다윈의 미완성 교향곡"이라 지은 것 같다.


이 책은 크게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문화의 기초라는 파트를 통해서는 동물사회에서도 볼 수 있는 사회적 학습과 창의성의 사례들을 통해 소위 말하는 사회성과 창의성이라는 우리 인간을 특출난 종으로 만들어내었다 인식되는 요인들이 우리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각종 동물연구 사례를 통해 소개한다. 이어지는 2부 마음의 진화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인간만이 작금의 수준에 이르는 차별적인 문화의 수준을 이룩하는 데에 어떠한 요소들이 있었는지를 살펴본다.


1부에서는 곤충에서부터 조류와 어류 각종 동물들의 사례 속에 있는 모방을 통한 사회적 학습의 증거들을 소개한다. 이와 관련하여 과연 모방이 정말 좋은 생존전략인지 알아보기 위해 "관찰, 혁신, 이용"이라는 활동 양식으로 구성된 각종 게임 모델을 통한 시뮬레이션 사례를 소개하는데, 높은 성취도를 보인 게임 모델들은 대개 타인을 모방하는 "관찰"을 주된 전략으로 채택한 모델들이었다. 의외로 혁신적인 활동을 많이 하는 동물들은 최하위 성취도를 보였는데 혁신이 최적의 생존전략이 되기 위해선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자연환경이 변할 때뿐이고, 일반적으로는 관찰과 모방을 통해 현대의 자연환경에 가장 적응적인 행동을 걸러내서 학습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소위 "3초 기억력"이라고 폄하되는 수준의 지능을 지녔다고 인식되는 어류들 중 가시고기 2종에 대한 관찰 사례를 대표적으로 소개하는데 그중 한 종의 경우는 타 개체의 행동을 보고 관찰하며 어디가 먹이가 풍부한지 아닌지를 학습하고 실제 행동에 적응한다는 점을 보였다. 한편 다른 한 종의 가시고기는 전혀 타 개체의 행위에 관심을 갖지 않는 성향을 보였는데 이는 각 개체가 지닌 방어적 특성에서 기인한다. 다시 말해서 타 포식자의 공격에 취약한 신체적 특성을 지닌 가시고기는 타 개체의 행동에 큰 관심을 보이고, 타 포식자의 공격에서 자유로운 종은 스스로 학습하기를 선호한다고 한다. 이를 정리하면 비사회적 학습(스스로 학습)의 비용이 클수록(생명의 위협 등) 사회적 학습을 선호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동물사회에 무조건 사회적 학습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인간 사회의 우유병의 알루미늄포일을 쪼아서 크림을 먹는 방법을 터득하는 새의 사례나, 도구를 사용하여 특정 위치에 있는 먹이를 꺼내 먹거나 교통신호와 이에 맞춰 지나가는 차량을 이용해 단단한 호두 껍데기를 깨먹는 동물들의 사례 등 우리의 생각보다 창의적인 방법을 고안해 내는 동물 사례가 많았다.


위에서 보았듯 소위 모방을 비롯한 "사회성" 활동이나 혁신적인 "창의성" 활동은 우리 인간처럼 큰 뇌 용적을 갖고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 아님을 보았다. 그렇다면 우리 인간은 왜 이렇게 큰 뇌를 갖게 된 걸까. 뇌 용적이 우리의 문화적 진화에 어떤 이유에서 필요했을까? 이러한 의문과 함께 2부로 진입한다. 앞서 1부에서 생존에 용이한 전략이 "관찰"이라는 형태의 "사회적 학습" 즉 "모방"에 많이 의존하는 전략이라고 했는데, 실제 모델들을 보면 모방에 많이 의존함에도 하위권에 랭크된 전략들이 있었다고 한다. 이는 곧 "효율적이고 제대로 된 모방" 이 생존에 중요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효율적이고 제대로 된 모방이 되기 위해서는 1) 상대의 행위를 "정확하게" 모방할 수 있어야 하며 2) 해당 행위를 함으로써 내가 얻는 득과 실을 정교하게 계산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타인의 마음과 욕구를 인식할 수 있다는 "마음 이론"과 "조망 수용 능력"등의 행위를 위한 정교한 연산 능력이 필요하며 이러한 행위를 위해선 큰 두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우리 인간의 뇌는 계속 커지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이러한 큰 뇌가 다시금 효율성이 높은 모방 활동을 가능케 하는 진화의 순환고리가 형성되게 되었다.


또한 모방의 "충실도"라는 요인도 언급한다. 책에 소개된 연구에 따르면 특정한 문화적 형질의 수명이 그 전달의 충실도(얼마나 정확하게 모방되는가)와 어떠한 관계를 보이는가를 수학적 모델을 통해 계산했는데, 특정 충실도 까지는 약한 선형적 증가의 상관관계를 보이다가 일정 임계점 이후에는 기하급수적으로 형질의 수명이 증가하게 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혁신"의 발생도 중요하지만 이것이 후대까지 남는 문화적 자산이 되는 데에는 그 전달의 충실도가 더욱 중요하다. 우리 인간은 충실한 전달을 위해 "가르침"이라는 행위를 발전시켰고, 이러한 가르침이라는 행위를 더욱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 각종 기호부터 "언어"라는 수단까지 발전시켰다. 실제로 특정 그룹에게 같은 도구를 만드는 실험을 할 때 1) 완성품 샘플만 보였을 경우, 2) 아무 말 없이 시범만 보였을 경우, 3) 몸짓만으로 가르쳤을 경우 4) 언어를 통해 가르칠 경우 중 언어를 사용할 경우의 충실도 (정확한 재현)이 압도적으로 높았다는 사례가 있었다.


이렇게 각종 혁신과 높은 충실도를 통해 우리 인간은 여타 동물종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문화를 계속 축적하여 왔고 이렇게 축적된 문화적 자산은 우리의 삶의 터전을 바꿔놓았으며, 이렇게 바뀐 터전에 적응한 우리들은 다시금 새로운 혁신과 진화를 하게 되며 이러한 우리 인간의 진화는 다시 사회 문화의 진화로 이어지는 유전자-문화의 공진화가 이뤄지고 지속적 상호 피드백을 통해 이러한 과정이 여타 동물에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 우리 인간만의 문화를 기반으로 한 사회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이러한 문화의 정점에는 우리의 예술 활동이 있음을 언급하며 무용의 예시를 든다. 무용이란 행위는 본질적으로 타인의 안무를 "모방" 하고 따라 해야 하며 모든 안무가들이 일치된 안무를 적정한 동선으로 진행하기 위해 마음 이론, 조망 수용을 바탕으로 한 "동조화" 및 "협력"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그 사회에 적합한 미적 감각이나 메시지를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한편 이러한 무용을 위해 발달된 안무복이나 토슈즈, 극장과 같은 도구나 인프라들은 다시금 당대의 패션으로 재해석 되어 그 도시의 사람들 모습과 풍경에 영향을 준다. 이와 같은 예술의 발달은 다시 문화의 발달로 이어지고 이전까지는 문화에 의한 진화가 되었다면 이후로는 문화를 "위한" 발달까지 이뤄지는 좀 더 고차원적인 영역으로 진입하게 된다고 말한다.


우리의 문화의 기원과 영향을 진화론적의 관점에서 바라보았던 다소 어렵기도 했지만 참으로 흥미로웠던 책이었다. 이 지구상에 사는 모든 동물은 다들 저마다의 사회성과 창의성을 갖고 있다는 걸 여러 사례를 통해 확인해 보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인간만이 지금과 같은 독보적인 지위에 오를 수 있었던 데에는 커다란 뇌에서 오는 수많은 혁신과 이를 후대까지 전달할 수 있게 만들어준 높은 충실도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누적된 집단지성과 문화유산"이 있었다. 또한 인간은 이러한 문화와 유전자 공진화 과정을 통해 단순히 문화를 통해 진화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문화를 위해 진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며 "예술"이라는 고차원적인 활동을 영위하는 존재가 되고 또 끊임없이 발전 중이다. 결국 문화의 힘이란 지금의 우리를 만든 원동력이자, 앞으로의 우리를 더 발전시켜 나갈 매개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문화는 과연 우리를 어느 위치까지 보낼 수 있을지 앞으로 우리 인류의 문화발전이 어떻게 진화되어 나갈지 보는 것도 앞으로의 삶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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