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가 일본인이라서 처음에는 일본식 주택에만 적용되는 인테리어 책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있었으나, 몇 페이지 만에 그러한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테리어의 핵심은 배치, 수납, 장식으로 크게 3단계로 나누어지는데, 각 단계별로 꼭 필요한 내용을 일러스트와 함께 포인트를 짚어주고 있다. 그대로 따라하면 제법 괜찮은 아니 모범답안같이 나만의 공간을 예쁘게 보다 효율적으로 꾸밀 수 있다.

인테리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앞서 말한 배치, 수납, 장식의 3가지 요소가 필수 적인데, 그 순서와 쓰임새가 정석이라고 할 만큼 중요성을 가진다. 쉽게 말해 배치가 잘못되었다면 아무리 수납과 장식을 잘해도 제대로 된 인테리어라고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즉 우선순위 또한 배치, 수납, 장식 순이다. 주택을 포함한 부동산의 최우선 가치가 입지라고 말하는데, 인테리어 또한 배치(실내입지)가 제일 중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아파트 같은 동일한 크기와 구조에서도 어느 집에 가면 참 인테리어가 조화롭다고 느껴지지만, 어느 집에 가면 뭔가 좀 조화가 안 맞는 것 같이 느껴지는데, 이는 대부분 자신의 생활 방식, 주 생활장소, 동선 등을 고려하지 않고, 잡지에서, 인터넷에서 본 예쁜 집을 단순히 따라해서 야기되는 문제가 대부분이다.

집은 사람이 사는 곳이며, 그 집에 사는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생활하는 가에 따라서 공간의 배치가 달라져야 한다. 심지어 구조까지 달라지면 제일 좋겠으나, 현실적으로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집을 건축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는 극복하기 어려운 부분이기에 집에 사는 구성원 모두의 의견을 참고하여, 생활 방식을 충분히 고려하여 배치에 들어가야 한다. 이른바 1) 주방 중심 스타일 2) 식탁 중심 스타일 3) 소파 중심 스타일 4) 거실 중심 스타일 이 그것인데, 주로 어디서 생활하고 머무르는 시간이 많은지 파악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서 책을 보거나 휴대폰, TV를 보는 걸 좋아하는 사람에게 주방/식탁 중심의 인테리어는 어울리지 않으며, 나중에 인테리어를 다시 해야 하는 일 발생하거나, 가족 구성원 간에 함께 머무는 화목한 시간이 발생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따라서 구성원 모두가 자기가 원하는 바를 이야기하고, 생각을 모으고, 현실적인 집을 구조를 고려하여 상의하고 결론을 내려야 한다.

상대적으로 수납은 쉬운 편인데, 배치에 맞는 가구와 그에 맞는 수납 도구에 투자를 해야 한다. 수납을 잘하는 것은 물건을 꽉꽉 채우는 게 아니라, 사용빈도, 유사성을 고려하여 함께 보관해야 한다. 누구나 예측할 수 있을 만한 곳에 수납을 해야 하고, 위치를 바꿀 때는 구성원 모두에게 알려 혼선이 없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어머니 혼자 수납 위치를 바꾼다든지 하면, 나머지 가족들은 혼란스러울 수 있다. 반드시 계획성 있게 유사성을 고려하여 수납하고, 알려야 한다.

장식은 미적인 부분이 고려되어야 한다. 실용적인 부분보다는 아름다움, 분위기 등 감성적인 부분이다. 이는 개인적인 취향, 감각이 매우 많이 작용되는데, 이런 부분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과감하게 다른 잘 된 작품들을 따라 하는 것도 좋다고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다. 자존심의 문제가 아니라 미적 감각이라는 것이 갑자기 생겨날 수가 있는 게 아닌바, 여러 매체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발견하면 그것을 따라 해 보면서 감각을 기르는 것이 보편적일 수 있다. 어느 날 갑자기 멋진 분위기를 연출하는 건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된다.

책의 후반부에는 이러한 인테리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주택 자체를 잘 고르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른바 임장의 기술부터 나온다. 좋은 집을 구하는 방법과 체크 리스트 조건에 맞는 집을 찾는 요령, 집을 볼 때 주의해야 할 점 등 좋은 집 구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배치, 수납, 장식의 3가지 단계를 따라서 공간을 꾸미지만, 해당 공간 자체의 구조나 입지를 바꿀 수는 없다. 따라서 생활방식에 가장 어울리는 주거 공간(집)을 구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며, 일단 계약된 집의 구조를 바꾸는 것은 대수선, 인테리어 공사를 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기에 가장 먼저 고려되어야 할 대상이다.

아무리 인테리어를 잘해도, 직장과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잠자는 시간뿐이라면 노력을 들인 인테리어를 활용할 기회 자체가 줄어드는 것이니까. 흔히 가격도 좋고, 입지도 좋고, 공간도 넓은 그런 매물은 없겠지만, 우선순위를 정하고, 예산을 고려하여 현실과 타협해서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집을 구했다면 책의 전반부에 나온 3원칙을 고려하여 가구를 고르고 수납을 하고 장식을 하면 된다. 책에는 현실적인 조언이 일러스트와 함께 잘 나와 있다. 필요성과 공간의 크기, 높이 등을 고려하여 가구를 고르고 수납을 하고 장식을 하면 된다.

다른 건물과 다르게 집에 대한 최고의 인테리어는 나와 가족이 살기 편한 것이 제일 중요하다. 투자적인 관점의 건물은 보편적인 가치와 남들도 좋아할 만한 외관과 내부 구조를 가져야 하며, 수익성을 고려하여 인테리어를 해야 한다. 그러나 내가 사는 집은 생활의 편리가 가증 우선되어야 한다. 요즘의 트렌드를 따라 하고 비싼 가구를 사서 넣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도 내가 생활하기에 불편하다면 의미가 없다고 본다. 가족 구성원과 충분히 소통하고, 최대한의 만족을 이끌어 내는 인테리어가 최고로 잘 된 인테리어다. 집은 아닌 나와 가족이 사는 곳이며 보여주기 위한 공간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