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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i68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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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파견자들
글쓴이
김초엽 저
퍼블리온
평균
별점8.8 (389)
sari6884

파견자들, 저자 김초엽, 퍼블리온, 2023



 



이 소설은 지하 도시에서 살아가는 태린이라는 소녀를 주인공으로 한다. 태린은 지상을 탐사하는 파견자가 되고 싶어하며, 스승인 이제프의 가르침을 받는다. 파견자 최종 시험을 앞둔 어느 날, 태린은 자신의 머릿속에서 이상한 목소리를 듣게 되고, 그것이 자신과 관련된 비밀을 숨기고 있는 것임을 알게 된다. 태린은 목소리의 주인과 만나기 위해 지상으로 파견되지만, 그곳에서 예상치 못한 위험과 진실에 직면하게 된다. 소설은 인간의 존재와 정체성에 대한 깊은 고민을 담고 있으며, 균류의 세계를 화려하고도 기괴하게 묘사하고 있다.



 



 



책 속으로



 



# ... 우리 발현자야. 치료를 받는 줄 알고 속아서 끌려온 사람들도 있고, 잡혀 오면 죽을 걸 알면서도 도망치지 못한 사람들도 있어. 모두가 다가오는 죽음을 기다렸다. 발현자들끼리도 처음에는 소통할 방법이 있다는 것을 몰랐다. 그들은 절망한 채. 자해하고 또 서로 뒤엉켜 싸우다 죽어갔다. 범람체는 그들의 감각 방식을 바꾸었지만 누구도 새롭게 감각하는 법을 아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자신이 감각을 잃었다고 생각했다. 연구원들은 그들을 가둔 채 가혹한 실험을 하고 학대했다. 그들의 감각은 와해되어고 몸과 몸 바깥, 현실과 환각을 구분할 수 없게 되었다. 새로운 발현자들이 왔고, 오래 된 이들은 죽었다. 또 새로운 이들이 왔다....



죽음이 반복되었다. 침묵이 반복되었다.



...지상 어딘가에 범람체와 함께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고 했다. 그들은 지상에서도 죽지 않는다고. 썩어가는 것들을 먹을 수 있으며, 그들 자체가 부패하는 것들의 일부라고. 그들 각각은 지상에서 독립적 의식을 가진 개체로 그러나 때로는 전체의 일부로 살아간다고 말했다. 자아라는 개념은 시간이 지나며 흐릿해지지만,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고 약간은 남아 있다고 했다. 하루는 개체의 몸속에서 또 하루는 연결망 속에서 눈을 뜬다고...그것은 이전의 삶과는 다른지만, 여전히 삶이라는 이야기였다.



...여전히 자신이 변이되었음을 받아드리지 못한 이들도 있었다. 그들은 벼겡 머리를 찧고모든 음식과 물을 거부하며 죽어갔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발현자들은 받아들였다. 그것은 선택이 아니라 인정의 문제였다. 변이는 죽임이 아니라는 것, 그들은 망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단지 다른 형태의 삶으로 진입했다는 것. 그들은 이전의 것을 차차 내려놓고 낯선 방식을 다시 배워나갔다. 새로운 방식의 대화는 충돌하는 의견들을 이을 뿐만 아니라 통합했다. 전체가 있었고 부분이 있었다. 부분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었지만 동시에 전체로 연결되어 있었다.



 



 



# 범람체의 연결망에 전이자들이 유입되면서, 이들은 행성 전체를 아주 느리지만 연결된 형태로 감각할 수 있게 되었다. 범람체는 이 행성 전체에 퍼져 있었다. 인간이 개체 중심적인 존재이기만 했을 때, 그들은 개인 혹은 작은 집단만을 생각했을 뿐, 행성 전체를 고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범람체와 결합된 인간은 연결망 속에서 사고하고, 그렇기에 자신이 행성 전체의 일부라는 점을 직관적으로 받아들였다. 지상의 일부를 인간의 터전으로 삼더라도, 지금 늪과 연결된 이들에게 무작정 뻗어나가고 싶은 욕망이 없었다. 연결망을 통해 생각한다는 것은, 의식 하지 않더라도 전체로 이어진 생각 체계에 끊임없이 영향을 받고 스스로의 생각을 재검토하는 일이었다. 부분적인 충돌이 있었고 그 부분 전체에 영햐을 미쳤지만, 전체와 무관하게 존재하는 부분은 없었다. 범람체와 결합된 인간이 된다는 건 그런 의미였다.



 



 



이 부분은 책의 주제인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잘 나타내고 있다. 인간이 개체 중심적인 존재였을 때는 자연을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도구로만 여겼다. 하지만 범람체와 결합된 인간은 자연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자연과의 공존을 받아들이게 된다.



인간은 자연과 공존하기 위해서 먼저 자연과 연결되어 있다는 걸 깨달아야한다. 자연은 단순히 인간을 둘러싼 환경이 아니라, 인간의 삶과 밀접하게 연관된 존재들이다. 인간은 자연과 함께 살아가며 자연의 일부로서 존재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이러한 사유를 통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좋았던 점은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과 섬세한 서사력이 들 수 있다. 작가는 균류로 변한 지구를 다채롭고도 생생하게 묘사하며, 독자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감동을 선사한다. 또한 인간과 아포(인간에에 광증을 퍼뜨림)의 관계를 통해 인간의 존재와 정체성에 대한 깊은 고민을 제시하며,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삶과 세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소설의 좀 아쉬웠던 점으로는 일부 인물들의 심리와 행동이 설득력이 부족하거나 일관성이 없다는 점이 들 수 있다. 소설의 결말이 너무 급진적이고 비현실적이라는 비판도 있을 수 있다. 작가의 의도는 이해할 수 있지만, 소설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맞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상의 세계의 인물들이지만 우리가 현실에서 겪고 있는 인간 본연의 모습들을 잘 투영하여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세계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아주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다. 그 전에 읽었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수 없다면이 재미있어 이 번 장편 소설을 선택하게 되었는데 후회 없는 선택이었고, 즐거운 독서였다. 여러분들도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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