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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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바이마르 문화
글쓴이
피터 게이 저
교유서가
평균
별점10 (7)
후아유



 







 



 



<바이마르 문화>는 양차 세계 대전 사이의 독일의 바이마르공화국의 창의적이고 도발적인 문화적 예술적 업적의 특징을 분석한 책이다. 이 책을 계기로 바이마르공화국의 예술적 성과가 갖는 정치적 사회적 맥락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고 바로 이 점이 역사서로서 이 책이 가지는 가장 큰 중요성이라고 평가받는다.



바이마르공화국은 1918년 11월 9일 사회주의자 필리프 샤이데만에 의해 선포되었고 1933년 1월 30일 당시의 대통령 파울 폰 힌덴부르크가 아돌프 히틀러를 독일 수상으로 임명함으로써 사멸되었다. 저자 피터 게이는 서문에서 다음과 같은 매혹적인 문체로 이 역사적 사실을 서술한다.



 



피터 게이가 이 책을 집필하기 전 바이마르 문화를 언급하는 역사 저작은 보통 황금의 20년대에 대한 이야기만 많았다고 한다. 위에 언급한 어마어마하게 눈부신 망령자들은 바이마르 문화를 이상화하려는 유혹을 늘 받았다. 그러나 피터 게이는 방대한 1차 사료와 2차 사료를 토대로 과장이나 냉소주의를 넘어서 바이마르 문화를 포괄적으로 연구하여 역사서를 저술하고자 했고 그 시도는 성공했다고 평가받는다. 바이마르공화국에서 외부자들은 민주주의자, 유대인, 전위예술가와 같은 사람들이었는데 이들은 바이마르공화국 안에서는 내부자가 되어 박물관, 오케스트라, 극장, 학문의 중심지에서 의사결정자가 되었다. 이러한 외부자들은 이미 제국 말기에 활동하고 있었던 사람들이다. 바이마르 문화는 단지 패배한 전쟁의 산물로 요약될 수 없으며 또한 느닷없는 재능과 열정의 출현으로 만들어진 것도 아니다. 바이마르공화국 내부자들은 언제나 독일제국에 충실했던 보수주의자들이었지만 문화를 주도했던 사람들은 이들 외부자들이었다. 독일 문화에서 주요한 역할을 맡았던 유대인들은 완전히 동화된 유대인들이었다. 그들 스스로는 독일인이라고 생각했다. 책에서 바이마르 문화가 꽃피울 수 있었던 주요한 원인으로 유대인과 비유대인의 편안한 협력을 들고 있다. 한편 역사적 정황에 의해 내부로 들어와 눈부신 바이마르 문화를 일구어 냈지만 결코 이들은 내부자가 될 수는 없었다는 것이 이 책의 주제라고도 말할 수 있다.



<바이마르 문화>를 읽기 위해서는 모더니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바이마르공화국은 모더니즘의 산실로써 지적, 문화적, 피터 게이는 모더니즘의 특징을 "관습적인 감수성에 저항하려는 충동"과 "철저한 자기 탐구"에서 비롯된 개성의 표현이라고 설명한다. 물론 이것이 모더니즘에 대한 결정적인 정의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바이마르 양식의 직접적인 계보는 세기 전환기와 18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독일제국은 새로운 모더니즘 운동을 의도적으로 적대시했다. 그러나 당시 독일은 속물적이고 억압적이긴 했으나 완전한 독재는 아니어서 모더니즘 운동은 성장할 수 있었다. 바이마르 문화의 형성기를 지배하게 될 표현주의는 이러한 제국 속에서 완전히 성숙했다는 것이 피터 게이의 해석이다. 책에서 바이마르 양식은 바이마르공화국 이전에 태어났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한다. 바이마르공화국이 창조해낸 것은 거의 없었고 단지 공화국은 이미 존재하던 것을 풀어놓았을 뿐이라는 것이 피터 게이의 설명이다.



 



조한욱 교수는 옮긴이 서문에서 피터 게이의 예리한 감수성과 문체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피터 게이는 역사가들이 사용하는 문체를 분석했는데 그의 저서 <역사 속의 문체>에서 역사가들이 사용하는 문체는 형식과 그들의 서술대상, 즉 내용과 연결시킨다고 말한다. 문체는 켄타우로스(반인반마의 괴물)로 자연 속에서 결합될 수 없는 인간과 말이 사람들의 상상력에 의해 한 몸으로 연결되듯, 문체는 책의 내용과 형식을 엮어준다는 것이다. 옮긴이 조한욱 교수는 2015년 한겨레 신문에 연재했던 사설 [조한욱의 서양 사람]에서 '마음의 은사'라는 글에서 <바이마르 문화>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그의 번득이는 문체를 시늉이라도 내고자 하는 무의식적 욕구가 체화되었다고 썼다. 한글로 글을 쓰면서 "지금 이 글은 피터 게이 스타일이야"라고 되뇌었던 일이 부지기수였다고 말한다. 조한욱 교수의 노력 덕분에 <바이마르 문화>의 번역본을 읽는 나와 같은 독자도 피터 게이의 우아한 문체를 상상하며 이 책을 읽었다.





 



당시 바이마르공화국의 정치적 현실은 혼란 그 자체였다. 혁명, 내란, 외국의 점령, 정치적 살인, 경악스러운 물가 폭등 등. 인간의 문화는 고통 속에서 번창하는 것일까? 한 세기도 채 살지 못하고 짧은 생을 마감하는 한계 가득한 인간이라는 존재는 삶을 통시적으로 바라볼 수 없다. 나 역시 짧고 좁고 빈약한 경험을 겨우겨우 쌓으며 하루를 근근이 살아간다. 그럴 때 나는 역사서를 들춘다. 이 혼란 가득했던 바이마르공화국에서 살았던 당시 사람들의 삶은 어떠했을까? 히틀러에 의해 살해당한 이 공화국의 삶은 그래서 더욱 강렬하게 와닿는다. 내가 살고 있는 세계가 절멸할 수 있다는 것. 위태하다는 것. 바로 이 사실을 역사서 속에서 찾는다. 



 



 



 



 



이 책은 출판사 서포터즈로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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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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