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1.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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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살롱 드 경성
글쓴이
김인혜 저
해냄
평균
별점8.7 (99)
march

 



  호퍼, 자코메티, 피카소등 유명화가들이나  파리 오르세전, 영국 내셔널 갤러리전등 유명 미술관들의 전시회 소식이 자주 들려온다. 미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최근에는 물론이고 그 전부터 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전시를 보러간다. 나도 그 중 한명이다. 책에서만 보던 작품들을 내 눈으로 실제로 볼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매력적인 일인지. 설레는 맘으로 전시회에 가고 그 감동은 오롯이 추억으로 저장되고 삶의 활력소가 된다. 하지만, 우리 미술에 대한 관심은 그만큼 높지는 않았다. 얼마 전, 이중섭의 편지화를 읽으면서도 생각한거지만 근대미술이라고 하면 왠지 피하고 싶은 맘이 은연중에 있었다. 어쩌면 그 보다 너무 무지했던 것이 더 크지 않았나싶은 맘이 들었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이런 예술가가 있었다고? 이런 작품들이 있었어? 라는 생각을 여러 번 했으니까. 모르니까 궁금하지 않았고, 궁금하지 않으니 찾지 않았던 거였다. 



 



<살롱 드 경성>은 '경성'이라는 단어에서 느낄 수 있듯 우리 근대예술가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있었다. 미술사가이며 전 국립현대미술관 근대미술팀장을 맡고있었던 저자는 2021년에 1930~40년대 경성을 무대로 펼쳐진 미술과 문학의 상호관계를 보여주는 자료 기반의 전시인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때>를 기획했다. 이를 계기로 조선일보에 <김인혜의 살롱 드 경성>을 연재하기 시작했고, 이 책으로 출간되었다.



 



1장에서는 화가와 시인의 우정을, 2장에서는 남편을 열렬히 지지했던 아내와 화가를, 3장에서는 가혹한 세상에 맞서 자신의 예술혼을 불태웠던 화가를, 4장에서는 고통과 방황속에서 예술을 만남으로써 구원을 받았던 화가들의 이야기를, 총 4개의 주제를 다루고 있었다. 듣지도 보지도 못하는 청각장애를 극복하고 화가로 성공한 김기창과 아내 박래현의 이야기는 감동적이었다. 김기창의 아내로서만이 아니라 한국화의 현대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박래현의 작품도 만날 수 있었는데, 함께 그렸다는 <봄, C> 에 자꾸 눈이 갔다. 이중섭과 이남덕, 김환기와 김향안의 스토리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1978년 출간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표지 그림을 그렸다는 화가 백영수를 만났다. 시인 천상병은 그의 그림을 보고 "세상에 잠시 나온 아이가 죄 없이 끄적여놓은 감상문"이라고 했단다. 많은 그림을 만날 수는 없었지만 그의 그림에서는 따뜻함이 느껴졌다. 해방과 전쟁기 한국 예술가의 생활을 담담하게 기록한 회고록 <성냥갑 속의 메시지>라는 책을 썼다고 했다. 이 책에서 만난 이들을 만날 수 있을듯해 읽어보고 싶은데 절판이었다. 도서관에도 없고.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읽어보고싶다. 



 





 



 1910~20년대에 태어나 일제강점기를 지나 6.25전쟁 시절을 관통하며 살아내어야 했던 예술가들. 중고등학교 시절 교과서에 실린 작품들로 이름을 알고 있는 문학가들, 민족의 얼을 담고 있다는 작품들로 만났던 미술가들, 교과서를 벗어나서는 그다지 만날 일이 없던 우리 예술가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여러가지 맘들이 오갔다. 생존만 하기에도 힘이 들지 않았을까싶은데, 그런 시대에도 글로써. 그림으로써 스스로를 표현하고, 타인들에게 살아갈 힘을 주는 작품들을 남긴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에 새삼 놀라웠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상대적으로 공부할 여건이라든지 분명 유리한 입장에 있는 사람도 있었지만, 시대가 시대인만큼 예술에 대한 강한 의지가 없었다면 이뤄낼 수 없는 성취였다. 그리고, 왕성하게 활동을 하다가 사상적인 이유로든, 생존의 이유로든 북으로 간 예술가들이 많았는데, 그런 예술가들의 이후 작품에 대해서 알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게도 다가왔다. 



 



40명 이상의 예술가를 언급하고 있었지만 이름 정도 알고 있는 사람까지 포함해도 반이 되지 않았다.  당연히 그들의 삶에 대해서도, 작품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다. 아름다운 그림, 생각하게 하는 그림을 만났고, 당차게 살아나왔던 그들의 삶에 감동을 받기도 했다. 새로운 세상을 만난듯한 느낌이라고 하면 너무 과장한걸까? 이제부터는 우리 화가들의 그림에 눈을 돌리는 시간이 많아질 것같다. 전시회 소식에도 귀를 기울이고, 우리 그림 만날 기회를 많이 만들어봐야지. 궁금한 것이 많아져서 바빠질 것같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런 말을 했다. 



지금도 한국인 대부분이 이름을 알고 있는 근대미술가는 기껏해야 이중섭, 박수근 정도에 머물러 있지 않나. 외국 작가라면 훨씬 더 많은 이름을 나열할 수 있는 사람들도 한국 작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현실이 아타까울 따름이다. 이는 어찌 보면 나 자신을 포함한 전문가 집단의 직무 유기가 아니었을지.-p 5~6



이런 생각을 하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욕심을 내본다. '살롱 드 경성'이 아니었으면 들어도 보지 못했을, 세상에 존재하는 것조차 알지 못했을 우리의 근대 예술가들을 자주 만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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