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철학자의 책 중 가장 인상적으로 읽었던 책이 장자였다. 너무 이상적이지 않고 실제 생활에서 적용할 만한 공감 가는 가르침이 담겨있어 어렵지 않게 읽었었다. 철학자 강신주의 강의도 즐겨듣는데 마침 EBS에서 방영 중인 장자 강의를 시청하던 중, 장자 수업을 담은 책을 만났다.

장자 하면 무의 자연, 나비의 꿈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철학자 『강신주의 장자 수업』은 『장자』에 담긴 이야기들 중 48편의 가장 '장자적인' 것들만 엄선하여 고전의 문장 속에 담긴 숨은 의미를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서 설명해 준다.

책의 구성은 『장자』의 원문 해석과 저자가 해석한 내용을 담아낸다. 장자의 원문 해석만으로도 재미있지만 평소에도 직설적인 화법으로 정곡을 찌르는 저자의 해설이 더해지니 장자의 말이 더 명확하게 다가온다. 시대에 따라 달라진 장자의 이념을 만나볼 수 있고 이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의미가 유효한지. 고전의 가치도 함께 접할 수 있다.

장자 사상의 핵심은 '자유'다.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는 온전한 나로 사는 것. 그리고 나의 생각도 나만의 생각일 뿐이니 타자의 생각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거기에는 나를 타자의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가르침도 포함되어 있다.

물론 모든 가르침대로 살 수는 없다. 무의 자연을 꿈꿔도 나를 구속하지 않는 곳으로 모두가 떠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러나 중요한 건 내가 어디에 있느냐보다 내가 어떻게 바라보고 나답게 살기 위해 노력하느냐다.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으로까지 매 순간 연결되어 있는 현대사회에서는 내가 원하는 삶보다 타인이 원하는 삶을 살고, 타인에게 어떻게 비추냐에 더 관심을 둔다. 그러나 장자는 말한다. 타인이 원하는 삶은 결코 내가 원하는 삶이 될 수 없다고!

군중 속의 고독이라는 말처럼 함께 있어도 외롭고, 내게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살아가는 건 아닐까. 어떤 행동을 할 때 남들이 어떻게 볼까...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면 일독을 권한다. 냉철하지만 내가 나로서 사는 삶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