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강연에서 한번 임신 중에 아이의 성별을 확인하고는 기쁜 마음도 잠시 '내가 이 아이의 성향도 모르는데 왜 딸이라고 좋아하지?' 라는 의문이 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이야기가 저와 엄마 사이를 한번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지요. 엄마와 딸 사이는 사실 좀 복잡한 관계라는 생각이 들어요. 아무래도 딸이기에 바라는 엄마의 기대치가 은연중에 있는 듯합니다.

저도 지금은 외동아들을 키우고는 있기에 둘째가 생긴다면 반드시 딸이었으면 좋겠다가 지금은 그런 생각이 많이 작아졌는데요, 이유는 엄마와 저의 사이에는 풀리지 않는 숙제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에요.

책을 읽어나가면서 확실히 전문상담가에게 상담을 받는 기분이 많이 들었어요. 저자가 만난 다양한 모녀관계의 어려움을 겪는 사례들이 공감도 되고, 저와는 다른 이야기였지만 치유되는 과정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고이더라고요.

엄마와의 관계에서 발생한 상처는 쉽게 치유되기 어렵지만 내가 살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단계입니다. 저자는 부모를 미워해도 괜찮다고 말합니다. 나의 상처를 마주하는 것부터가 용서하는 단계의 시작이라고요. 그 과정에서 마음껏 슬퍼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용서래요.

저는 어려서부터 부모님을 원망하는 마음이 컸습니다. 소심했던 저는 고민을 나눌 상대가 늘 부족했고, 엄마로부터 그 역할을 기대할 수 없어 우울감이 상당했습니다. 친구를 통해 하나님의 존재를 믿고 나서는 이 마음을 다 쏟아낼 수 있었고, 그러고 나서야 내가 기대하는 엄마가 아닌 엄마 개인의 모습을 마주할 수가 있었습니다. 요즘은 엄마를 생각하면 측은한 마음이 먼저 듭니다.

꿈이 없던 제게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는 꿈도 생겼습니다. 10년 넘게 간직한 이 꿈은 막상 아이를 만나니 생각만큼 쉽지 않더라고요. 아이에게 유년 시절 상처받은 저를 문득문득 드러낼 때마다 참 난감했었는데요,

<엄마라는 상처>를 통해 엄마와의 심리상태를 다시금 점검하고, 구석구석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는 없는지 찾아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잔잔하게 모녀관계의 치유법을 소개하는 <엄마라는 상처> 적극 추천합니다!


[이 책은 컬쳐블룸에서 제품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