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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ualty
- 작성일
- 2023.12.4
바가바드기타
- 글쓴이
- 임근동 편역
사문난적
실망이 나를 직시하고 외로이 한 줄기 희망의 빛도 보이지 않을 때, 나는 『바가바드기타』로 되돌아간다. 나는 『바가바드기타』의 이 구절 저 구절을 찾아보며 나를 짓누르는 비극 속에서도 얼른 미소짓는다.
- 마하트마 간디
간디와 관련된 책을 읽다가 『바가바드기타』가 간디의 철학과 사상에 일정 부분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을 알고 언젠가는 읽어보고 싶었는데 이제야 기회가 닿았다. 참고로 이 책은 임근동 한국외국어대학교 인도학과 교수가 원전을 토대로 번역한 것 중 『바가바드기타』의 정수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편역하여 한 권으로 엮어낸 책이다. '원전 완역을 쉽게 읽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셈인데. 인도철학의 정수인 『바가바드기타』를 원전 완역으로 접할 수 있기는 하지만, 의도와 달리 쉽지는 않다. 번역의 문제라기보다는 인도 철학에 대해 기본적으로 문외하기 때문인 듯하다.
그런 독자들을 감안한 탓인지, 이 책의 경우 260쪽 분량 중 약 1/4에 해당하는 62쪽이 해제이다. 미리 웜업하는 기분으로 읽고 본문을 읽는 것도 방법이겠고, 아니면 반대로 경전을 먼저 읽고 해제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읽어도 괜찮을 것 같다. 나는 후자의 방법을 택했는데, 일독을 한 후의 기본적인 인상은 불교와 통하는 부분도 꽤나 있다는 것이다. 어느 부분에서는 힌두교와 불교가 상당 부분 일치한다고 느꼈는데, 실제로 불교가 힌두교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윤회나 지옥같은 개념들은 불교를 통해서 익히 알고 있던 것들이라 익숙하다.
이 책은 인도 역사상 산스크리트 최고의 학자로 추앙받던 샹까라의 주석서와 라마누자의 주석서룰 토대로 하는데( 『바가바드기타』의 직접적인 저자이자 작품이 생겨난 배경을 만들어낸 등장인물은 브야싸인데, 이와 관련된 이야기는 너무나 길고 복잡하므로 생략한다), 본래 『마하바라타』의 일부분이었던 열여덟 장의 『바가바드기타』에 제목을 붙이고 각 장의 내용을 설명하였다. 여섯 장씩 나누어 처음부터 각가 초편, 중편, 종편을 이루는데, 초편은 우리가 얻어야 할 지고의 존재인 지고의 브라흐만이며 와아쑤데바 세존인 끄리스나를 얻는 방편인 '신애의 형태'인 '세존에 대한 숭배'의 부분이 되는 '개별적인 아'의 실상에 대한 관조와, 이 관조가 지혜의 요가와 행위의 요가라는 두 개의 성취를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표명한다. 중편에서는 울가 얻어야 할 지고의 존재인 세존의 본실의 실상과 그 실상의 대위력에 대한 인식을 전제로 하는 절대적이고 지극한 신애의 요가의 성취, 그리고 지극한 자재력을 바라는 자들과 오로지 '아(我)'만을 바라는 자들 모두에게 있어서 신애의 요가는 그 모든 것을 이루게 하는 방편이 된다는 사실을 표명한다. 마지막으로 종편에서는 자연과 인아, 자연과 인아의 접촉의 형태인 '현상계의 출현', 자재자의 실상,행위와 지혜와 신애의 본모습, 행위와 지혜와 신애를 얻는 형태들이 표명되고 있다(이렇게 요약, 정리는 되지만 이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이라면 읽으면서도 이게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 문장들을 다 이해하려면 각 개념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는데, 그를 위해서는 경전을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별히 좌절할 필요는 없는 게, 인도 역사상 산스크리트 최고의 학자로 추앙받던 샹까라는 『바가바드기타』에 대한 자신의 주석에서 "『바가바드기타』이 가르침은 모든 베다에 담긴 의미의 정수가 모인 것으로 그 의미를 이해하기 무척 어렵"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산스크리트 학문에 있어서도 가장 어렵고 난해한 것이니 한 번 읽고 이해하기 어렵다고 낙망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다만 기존에 국내에서 가장 많이 읽히고 있는 『바가바드기타』는 함석헌 선생이 작업한 것이라고 하는데, 그 책의 경우는 성서 및 코란, 중국 고전들과 통하는 부분들을 인용, 보충하였다고 하니, 이 책을 병행한다면 어떤 부분에서는 이해를 도울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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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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