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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2
글쓴이
베르나르 베르베르 저
열린책들
평균
별점9.5 (66)
오후기록

1권에 이어 2권에서도 멸망한 인류 문명 대신 새로운 문명을 세우려는 고양이의 모험이 이어진다.



3의 눈 이식 수술이 무사히 끝나고 바스테트는 컴퓨터에 접속해 집사 나탈리와 대화를 나누고 인간의 지식을 학습한다.



한편 쥐들의 공격을 막아온 오르세 대학도 더 이상 평화롭지 않다. 과학과 지식을 독점하려는 광신주의자들이 바이어스를 퍼뜨려 인터넷을 단절하고 인간의 지식이 모두 담긴 USRAE를 훔쳐 달아난 것이다. 과학자 로망과 바스테트가 USRAE가 담긴 USB를 되찾으려 광신주의자들이 모여 있는 세제 공장을 찾아 잠입한다. 간신히 USB를 찾아 나탈리의 도움으로 탈출하지만 이번엔 앵무새와 돼지들이 함정을 파고 기다리고 있다.



그들을 따라 식품 산업 복합 단지에 도착한 바스테트 일행은 제3의 눈을 가진 돼지 아르튀르를 만난다. 돼지 왕 아르튀르는 돼지, , 거위 등 여러 동물이 보는 가운데 인간 대표로 로망과 나탈리를 법정에 세워 동물학대를 일삼는 인간을 심판한다. 검사 생쥐스트가 동물들의 본성을 고려하지 않고 오직 이기심과 자본의 논리로만 행해진 동물학대를 언급하며 논고를 이어가고, 변호인 측 돼지 바댕테르가 로망과 나탈리가 채식주의자임을 밝히며 그들이 동물학대와 직접 관련이 없다고 변론한다. 결과는 유죄 확정, 사형선고가 내려진다. 이 때 피타고라스가 피고인이 시련에서 살아남으면 무죄를 인정한다.’는 신명 재판을 제안하고 아르튀르 왕과 소의 동의로 사형 대신 투우 경기가 열린다. 결투의 승자는 당연히 소. 바스테트는 포기하지 않고 인간 지식의 보고 USRAE를 찾아 전달하겠다고 왕을 회유하여 로망을 구해낸다.



우여곡절 끝에 오르세 대학으로 복귀하지만 대학은 이미 광신주의자들의 공격으로 폐허가 되었다. 고양이 일행은 슬픔을 추스르며 시테섬의 동료들을 구출할 물건을 챙겨 트럭에 싣고 나오다가 스핑크스 무리를 만나 고양이 아지트 급수탑마저 쥐들에게 넘어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마침내 시테섬에 도착하지만 더 이상 파라다이스 공동체는 없었다. 수많은 고양이와 인간이 학살당한 현장에서 바스테트는 아들 안젤로를 비롯한 몇몇 고양이와 인간이 지하철로 도망쳤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들은 생존자들의 흔적을 찾아 루브르 박물관으로 가고 바스테트는 이집트의 바스테트 여신상을 보고 스탕달 증후군 상태에서 미래에 자신이 고양이 세계를 지배할 것이라는 계시를 받는다. 인간과 고양이 생존자들을 구해 유람선을 타고 도망치는 일행. 세상은 이미 쥐들에게 점령된 상태다.



물러설 곳이 없는 바스테트는 우두머리 쥐 티무르를 만나 교섭을 시도한다. 3의 눈을 통해 USB케이블을 연결한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협상. 말이 필요 없는 이심전심 그 자체지만 상대가 적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협상결렬.



간신히 살아서 귀환한 바스테트는 샴페인에 취해 바스테트 여신의 신탁을 받는다. 여신이 명령하는 고양이의 임무는 종이책 쓰기. 세상 모든 문명의 중심에 책이 있고, 고양이 또한 문명을 세우고 싶다면 책을 써야한다는 것이다.



한편 그들이 대피해 있는 라크루아섬을 쥐들과 광신주의자들이 공격해오고 인간과 고양이들은 돼지, , , 독수리 등 다른 동물들과 함께 바다로 향한다. 크고 작은 모험을 겪으며 도착한 뉴욕, 그러나 그들 앞에는 또 다른 시련이 기다리고 있다.



 



인간 재판



 



인간들은 이 세상에 반드시 있어야 하는 존재가 아니오. 세상은 그들 이전에도 존재했고 그들 이후에도 여전히 존재할 것이니까.



(p.98)



돼지 왕 아르튀르의 경고가 모순에 빠진 인간중심주의를 돌아보게 한다. 인간이 세상의 주인이라는 오만한 생각은 동물을 위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의 생존조차 위태롭게 하고 있다. 환경오염과 지구온난화, 그로인한 전염병의 창궐. 지구가 인간만의 것이 아니라는 당연한 사실을 우리는 너무 자주 잊고 지낸다.



 



문명의 중심에는 책이 있다



 



글을 쓴다는 건 세상 어떤 것보다도 큰 권력이란다. 그 어떤 강렬한 쾌감도 승리의 환호도 글쓰기에 비견할 바가 못 돼. 글로 흔적을 남긴다는 건 자기 생각이 경계를 뛰어넘어 불멸성을 획득하게 만든다는 의미니까.



(p.236)



너를, 그리고 나를 불멸의 존재로 만들 작품을 쓰기 시작하거라. 그래야 고양이 문명이 존재할 수 있어. 모름지기 세상 모든 문명의 중심에는 책이 하나씩 있지.



(p.238)



고양이 문명을 세우고 싶어 하는 바스테트가 여신에게 받은 계시는 글쓰기다. 글쓰기를 강조하는 여신 앞에서는 쥐들의 공격으로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조차 어떤 시대에나,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시시한 사건일 뿐이다. 일상의 그 무엇보다 글쓰기가 중요하다는 바스테트 여신의 신탁은 글을 쓰고 싶어 하면서도 여유가 없어서, 바빠서, 라고 자꾸 핑계를 만드는 내게 꼭 필요한 조언이다.



 



같이 삽시다!



 



 엄마가 그리는 이상적인 미래는 어떤 거예요?



다음 세대들이 평화로운 세계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모든 종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결과로 생겨날 미래란다.



인간들과 고양이들 말이죠?



아니, 개들, 돼지와 소들, 양들, 늑대들, 그리고 하늘에 있는 새들, 물에 사는 물고기들, 땅에 사는 곤충들까지, 모든 동물을 포함해서 말하는 거야.



...



나중에는 이 범위를 식물로까지 확대하는 상상도 해본단다.



(p.259)



바스테트가 꿈꾸는 미래는 고양이가 권력을 잡고 다른 동물을 지배하는 폭력적인 세상이 아니다. 식물까지 아우르는, 생명계가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처럼 공존하는 곳. 경쟁과 증오와 적대감이 아닌 종과의 소통과 조화가 이루어지는 세상. 바스테트는 주적 쥐마저도 소통의 대상이라 말하며 시간이 걸려도 그들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물론 쉽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훌륭한 말을 하는 기특한 고양이지만 그녀의 내면에는 지금도 생태계 전체를 위한 담대한 포부와 함께 속 좁은 소유욕과 독점욕, 우두머리 쥐 티무르를 죽이고 싶은 마음까지도 공존하고 있으니까.



 



시뉴섬, 시테섬, 라크루아섬, 그리고 뉴욕까지. 안전한 곳을 찾아 도망치지만 바스테트 일행을 기다리는 건 또 다른 위험이었다. 지구 어느 곳도 안전지대를 허용하지 않는 코로나 팬데믹처럼 말이다. 그들은, 그리고 우리는 언제쯤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 수 있을까? 희망을 찾을 수 없어 울지 못해 웃는 바스테트와 인간들에게 저자의 통찰이 담긴 위로와 격려를 전하며 리뷰를 마친다.



 



삶은 골칫거리들이 줄줄이 엮인 시간의 흐름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불행은 강장제 같아서, 존재에 활력을 불어넣고 우리를 진화하게 만든다. 고통은 감각을 벼리고 감춰져 있던 우리의 능력을 드러내 준다.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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